인터뷰 김호영 솔나미디어 대표 - 웹소설·웹툰 등 웹콘텐츠 전문 제작사

고교생 때부터 웹소설 출간해온 작가
상상의 나래 펴며 글 쓰는 즐거움 누려
작가에게 좋은 환경 제공 위해 회사설립 
회사 상장하고 문화예술 분야 기여 목표 

웹소설과 웹툰 등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전자책 전문 출판사 솔나미디어를 운영 중인 김호영 대표는 "직접 발로 뛰면서 경쟁력 있는 신인 작가를 영입했고, 기존 작가 중에 잠재력은 풍부한데 제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 분들을 모셔와 능력을 펼칠 기회를 드렸더니 설립 2년 만에 올해 처음 억대 매출을 기록을 눈 앞에 두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빠르면 5년 늦어도 10년 안에 코스닥에 상장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웹소설과 웹툰 등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전자책 전문 출판사 솔나미디어를 운영 중인 김호영 대표는 "직접 발로 뛰면서 경쟁력 있는 신인 작가를 영입했고, 기존 작가 중에 잠재력은 풍부한데 제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 분들을 모셔와 능력을 펼칠 기회를 드렸더니 설립 2년 만에 올해 처음 억대 매출을 기록을 눈 앞에 두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빠르면 5년 늦어도 10년 안에 코스닥에 상장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신문] “가끔 오해를 받는 일이 있어요. 나이는 젊고, 회사 규모는 작지 않고, 작가 출신이고 하다 보니 ‘바지사장 아니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어요. 솔나미디어는 제가 제 돈 끌어모아서 운영하고 있고요. 지금도 제가 열심히 밤낮없이 지내면서 운영하고 있어요. 이에 못지않게 들어오는 질문이 하나 더 있는데, ‘여기 스튜디오인가요’라는 질문도 있네요. 웹툰 스튜디오 같은 그런 곳을 생각하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아무래도 제가 작가 출신이어서 그런가 봐요. 그래서 다시 이야기하지만, 저희는 스튜디오 아닙니다. 저희 매니지먼트사고요, 출판사입니다.” 

김호영 솔나미디어 대표를 만나고 나서야 지난달 답답한 마음에 그가 페이스북에 하소연하듯 올린 글이 무슨 의미인지, 그리고 왜 솔나미디어를 웹소설과 웹툰 등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전자책 전문 출판사(CP: Contents Provider, 콘텐츠 프로바이더)라고 강조하는지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기자에게는 생소한 분야였던 웹소설과 웹툰이 왜 K-콘텐츠의 원자재가 돼 영화와 드라마 같은 또 다른 문화 콘텐츠로 변주되고 있는지에 대해 김 대표에게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인터뷰는 다음 일정을 미루면서까지 장장 3시간 넘게 이어졌다. 

웹콘텐츠 관련 회사를 설립한 계기는.
사실 고등학교 때인 2008년부터 지금까지도 웹소설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임진록 대륙의 별』, 『그라운드의 황제』, 『미래 구원자』, 『재벌집 막내 구단주』 등의 작품을 발표했는데, 한참 작가로 활동하면서 외부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업계의 관행을 보며 느끼는 답답함이 컸다. 열심히 글을 쓰는 동료 작가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싶었고, 웹소설을 웹툰이나 드라마, 영화 등으로 다양하게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2020년 6월에 회사를 만들게 됐다.

고양시에 회사를 설립한 이유와 솔나미디어라는 회사명을 선택한 이유는.
어릴 때 고양시로 이사와 초중고를 여기서 졸업해 고양이 고향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고양에 회사를 낸 더 큰 이유는 JHS BOOKS, 라온이앤엠, 어울림출판사 등 같은 업계의 회사들이 많이 있고, 작가들도 많이 살고 있어서 대화와 소통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국내에 1인 출판사를 포함해 700여 개의 웹콘텐츠 제작 업체가 있는데 고양시와 부천시 그리고 구로디지털단지, 가산디지털단지 인근에 관련 회사가 많이 집중돼 있다.

회사명 솔나(率那)는 크게 거느린다는 뜻이다. 웹소설 시장에 존재하는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상생하며 끊임없는 발전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는 리더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지었다. 또 언제나 한결같이 자리를 지키는 소나무와 같은 존재가 돼 우리와 인연을 맺은 사람이라면 누구든 편하게 머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담았다.

10월 6일 RIDI에서 출간한 기린초 작가의 『쏘니도로 해적단』은 실시간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10월 6일 RIDI에서 출간한 기린초 작가의 『쏘니도로 해적단』은 실시간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 왕성하게 작품을 발표하고 있는데, 그 비결은 무엇인지 그리고 독자들에게 호평받는 주요 작품을 소개해달라.
회사설립 후 1년 동안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해 6월부터 작품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내가 직접 발로 뛰면서 경쟁력 있는 신인 작가를 영입했고, 기존 작가 중에 잠재력은 풍부한데 제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 분들을 모셔와 능력을 펼칠 기회를 드렸던 것이 비결 아닌 비결 아닐까 생각한다. 카카오 페이지에 연재하고 있는 스톨리치 작가의 『사신과 계약한 레전드』, 청학윤 작가의 『회장님의 핵몽둥이』, 리디(RIDI)에서 실시간 랭킹 1위를 차지한 기린초 작가의 『쏘니도로 해적단』 등이 독자들로부터 호평받고 있다. 이들을 포함해 15명의 솔나의 작가가 네이버시리즈, 교보문고 톡소다, 미스터블루, 조아라 등의 플랫폼에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등 K-웹툰이 넷플릭스에서 드라마화되면서 글로벌 팬덤을 낳았다. 이러한 현상의 근본적 힘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가장 큰 힘은 우리나라가 말 그대로 IT 강국이었다는 점이다. 2000년대 후반 대여점이 몰락하고 스마트폰이 전면 보급되면서 웹툰과 웹소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남의 눈치 볼 필요 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판타지, 로맨스, 무협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2012년경부터 시작된 유료서비스가 순조롭게 정착한 것도 업계가 성장할 수 있는 비결이었다. 

두 번째로는 한국식 스토리가 가진 재미와 다이내믹성을 들 수 있다. 일본의 잔잔한 망가와 북미 헐리우드식 히어로물에는 더 이상 공감할 수 없거나 지겨워지는 시점에 등장한 한국식 스토리의 힘이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 현실을 반영한 사실적 스토리에 더해 그 현실의 답답함을 해소해주는 환타지적 요소까지 결합돼 있는 데다가 한 회 속에 기승전결이 다 포함된 다이내믹성까지 결부돼 있다 보니 모두가 열광하게 됐다고 생각한다. 일단 한번 보기 시작하면 끝까지 다 볼 수밖에 없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세 번째는 한국적 정서가 가진 힘이다. ‘오징어 게임’에서 보면 고령의 노인은 일반적으로 보면 진작에 죽어야 하지만, 주인공이 끝까지 도우면서 같이 가려고 하지 않나. 가족이나 관계를 중시하는 한국의 정서와 문화가 신기하기도 하면서 내면에 감춰진 본능을 자극했기에 전 세계인들이 공감하게 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들 수 있는 것은 우리나라 특유의 ‘빨리빨리’ 특성을 반영한 속도다. 전업 작가들은 한 달에 최소 한 권에서 많게는 세 권까지 써낼 정도로 말도 안 되는 속도로 작품을 생산해 낸다. 그 속도가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가들을 혹사하는 부작용으로도 작동한다. 하루 평균 10시간씩 책상에 앉아 일하며 영혼까지 뽑아내는 수준이라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 주관으로 지난해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1 넥스트콘텐츠페어'에 참여한 솔나미디어 부스 모습. 이 행사에는 고양시에서 솔나미디어 외에도 고양산업진흥원과 나루코, 엔터즈컴퍼니, 제이티펀모션캠퍼스가 참가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 주관으로 지난해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1 넥스트콘텐츠페어'에 참여한 솔나미디어 부스 모습. 이 행사에는 고양시에서 솔나미디어 외에도 고양산업진흥원과 나루코, 엔터즈컴퍼니, 제이티펀모션캠퍼스가 참가했다.

콘텐츠 생산은 고도의 정신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인데, 어떻게 어린 나이부터 창작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건지.
중학교 때 친구가 권해준 판타지 소설 『드래곤 라자』가 내 인생을 바꾼 셈이다. 그 이후 엄청난 양의 소설을 봤고, 보다 보니 나만의 이야기를 직접 쓰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고1 때 『임진록 대륙의 별』을 썼다. 전직 기자였던 아버지와 역사연구자인 어머니에게서 듣고 본 이야기들이 내 몸에 배어 있었던 것 같고, 어릴 때부터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쓰는 훈련을 하며 내 주장을 펴는 교육을 받았던 것도 큰 힘이 된 듯하다. 처음엔 힘들었지만, 나만의 관점에 근거해 이야기의 연결고리를 잇고 상상의 나래를 펴며 상상력을 키울 수 있어 어느 순간부터인가는 마치 밥 먹고 숨 쉬는 것처럼 자유롭게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AI 시대를 맞아 우리의 교육도 이제는 국·영·수 문제를 잘 푸는 학생이 아니라 상상력을 통해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오징어 게임처럼 창의적 상상력으로 펼쳐낸 콘텐츠 하나가 100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시대가 되고 있지 않나. 주입식 교육을 받아온 우리가 이 정도인데, 창의적 교육을 받은 다음 세대가 펼쳐갈 미래는 생각하기만 해도 너무나 가슴이 뛴다. 이제 모방이 아니라 창조에 나서고 그것을 전 세계의 표준으로 만들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5월 합류한 신형준 팀장(사진 오른쪽)은 김호영 대표의 든든한 사업 파트너로서, 수학 전공자답게 빠짐없이 철저하게 솔나미디어의 업무를 기획하고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5월 합류한 신형준 팀장(사진 오른쪽)은 김호영 대표의 든든한 사업 파트너로서, 수학 전공자답게 빠짐없이 철저하게 솔나미디어의 업무를 기획하고 관리하고 있다.  

회사설립 초기인데, 애초 목표는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고 보고, 중장기적인 업무 목표는 무엇인가.
설립 2년 만에 올해 처음 억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좋은 작가와 함께 열심히 머리를 맞대고 협의해 작품을 만들어 낸 결과라고 본다. 당분간 숨은 작가를 발굴해 작품을 의뢰하고 출판하는 디렉터 역할에 충실해야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빠르면 5년 늦어도 10년 안에 코스닥에 상장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웹소설을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가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40대 이후에는 고양시를 진정한 문화예술의 도시로 만들 수 있는 부분에서 일정 정도 역할을 하고 싶다는 욕심도 있다. 만일 내가 고양시장이 되면 그 초석만큼은 튼튼히 다지는 것이 가능하지 않겠나(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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