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사과나무의료재단 이사장 - ‘건강백세를 향한 5개 키워드’ 강의

과잉 의료와·약물화 경계해야
약은 급할 때만 최소로 복용
건강은 긍정적 마인드가 중요
공부 통해 현실 속 이상 구현

2022고양시민대학 2기 프로그램 중 하나로 진행된 ‘건강백세를 향한 5개 키워드’의 마지막 강의를 마치고 김혜성 이사장(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고양시민대학 2기 프로그램 중 하나로 진행된 ‘건강백세를 향한 5개 키워드’의 마지막 강의를 마치고 김혜성 이사장(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양신문] “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오래 남을까 / 한여름 소나기 쏟아져도 굳세게 버틴 꽃들과 / 지난겨울 눈보라에도 우뚝 서 있는 나무들같이 / 하늘 아래 모든 것이 저 홀로 설 수 있을까” - 윤도현 1집 ‘가을 우체국 앞에서’ 中 - 

‘건강백세를 향한 5개 키워드’ 마지막 강의가 끝나고 이어진 뒤풀이 자리. 임영근 건강넷 회장의 선창으로 모두 함께 부른 가수 윤도현의 ‘가을 우체국 앞에서’의 노랫말이 이번 강좌의 성격을 살며시 드러내고 있는 듯했다.

‘시민이 제안하고, 강의하고, 함께 배우는 시민강좌’를 표방하며 2022고양시민대학 2기 프로그램 중 하나로 진행된 <건강백세를 향한 5개 키워드> 마지막 5회차 강의가 19일 일산서구 주엽동에 있는 의료법인 사과나무의료재단 사과나무치과병원에서 펼쳐졌다.

과잉 의료화로 늘어난 질병 종류
강사로 나선 김혜성 의료법인 사과나무의료재단 이사장은 ‘위생, 음식, 약, 놀이, 공부’라는 5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최신 연구 논문과 과학적 데이터를 보여주며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이어왔고, 이날 마지막 강의에서는 “약이 아니라 음식과 운동 그리고 생활습관 변화만으로도 누구에게나 백두산(백 살까지 두 발로 산에)을 향한 길은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김혜성 이사장이 ‘건강백세를 향한 5개 키워드’의 종강 수업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사용이 가장 급증하고 있는 항고지혈증 약에는 스타틴이라는 성분이 포함돼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스타틴 복용자를 2년 6개월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미 복용자보다 당뇨병에 걸리는 사람이 두 배 정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다 보니 의사들이 항고지혈증 약을 처방하면서 당뇨약도 함께 처방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 

김 이사장은 “이렇게 어떤 한 약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환자에게 또 다른 약을 권하는 것이 과연 괜찮을지 의문”이라며 “최근 좋은 약이 많이 개발됐음에도 불구하고 질병의 종류나 숫자 역시 증가하는 것은 일종의 과잉 의료화나 약물화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환자들에게 시행하는 검사 중 목에서 머리로 올라가는 경동맥의 두께를 초음파로 확인하는 검사가 있다. 두께가 1mm 이상이면 심혈관질환 위험을 경고하며 리피토 같은 고지혈증약이나 아스피린 같은 항혈전제를 처방하는 근거로도 쓰인다. 

하지만 2020년 6월에 대한의사협회의 학술잡지에 발표된 ‘경동맥질환에서 초음파의 활용 및 치료’를 제목으로 한 논문을 보면, ‘다만, 뇌졸중 환자들을 제외한 일반인구집단에서는 내중막 두께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 향후 발생하는 심뇌혈관질환을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불확실한 상태이다. 이미 알려진 죽상경화성혈관질환(동맥경화증)이 있거나, 검사결과가 치료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때는 임상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으며, 주기적인 추적관찰검사는 추천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나온다. 

“경동맥에서 내중막이 두꺼워지는 속도는 1년에 평균 0.0147mm, 최대 0.0178mm 정도이고, 이처럼 아무리 정확한 계측도구를 사용하더라도 이렇게 작은 변화를 측정하는데 오차가 있을 수밖에 없기에 경동맥이 막힐 수 있다는 경고 수치로 쓰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것을 이미 의사들 스스로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부분 역시 약을 권하는 약물화의 한 단면 아닌가 싶다”라고 김 이사장은 진단했다.

이외에도 김 이사장은 효능에 비해 부작용이 더 큰 골다공증약, 평생 복용을 권하는 고혈압약, 건강염려증이나 과잉행동증후군과 같은 현상을 정신과 질병으로 분류해 약을 처방하는 현대 의학의 과잉 의료화·약물화의 문제점을 짚어내며 강의 내내 약은 급할때만 최소로 복용하고 생활습관 교정으로 다스려야 함을 강조했다.

음식·운동·생활습관이 건강에 중요
김혜성 이사장이 건강백세를 위한 마지막 키워드로 강조한 것은 ‘공부(工夫)’였다. 신영복 선생은 ‘공부란 하늘과 땅을 잇는 것이 인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고, 공부는 함께 하는 것’이라고 권한다. 여러 사람이 함께 어떤 주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면 내가 보지 못했던 다른 측면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비루한 일상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에, 함께 공부하고 나누며 오늘을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 이상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김 이사장은 “제가 공부하고 연구하고 익혔던 것을 이렇게 여러분과 함께 나누는 것도 ‘건강을 지키는 가까운 이웃’이 되고 싶다는 제 이상을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한 노력 중 하나”라면서 “건강하세요?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통해 그 사람의 건강 예측도를 측정할 수 있다고 하니, 늘 자신 있게 ‘예, 건강합니다’라고 답하고 생각하면서 약은 최소로 줄이고 음식과 운동, 그리고 좋은 생활습관을 몸에 배게 한다면 ‘백두산’을 향한 건강한 삶을 이어갈 수 있다고 믿는다”는 말로 강의를 마무리했다.

수업 후 펼쳐진 뒤풀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강의를 들으며 느꼈던 변화와 생활의 변화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수업 후 펼쳐진 뒤풀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강의를 들으며 느꼈던 변화와 생활의 변화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식사일지 쓰며 생활 되돌아봐
이날 종강 뒤 이어진 뒤풀이에는 참여자 모두가 자리를 함께하며 5주간 이어진 강의 내용에 대해 서로 이야기 나누며 생활 속 실천 사례를 공유하는 시간도 가졌다. 

5주 내내 빠짐없이 강의를 경청했다는 양임자씨는 “강의 듣는 내내 식사일지를 쓰다 보니 내가 무엇을 먹으며 어떻게 생활하는지 돌아볼 수 있었고, 그동안 다니던 병원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건강을 유지할 힘을 키울 수 있어 감사했다”며 직접 담은 선물로 준비해온 매실청과 마늘장아찌를 김 이사장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정발산동에 사는 임향란씨는 “이해하기 쉽게 지식과 정보를 전해준 김혜성 이사장께 감사하다”며 “주변 사람들에게도 제가 듣고 배운 내용을 잘 전달해서 ‘저 홀로’가 아니라 모두 함께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공부(工夫)’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022고양시민대학 2기 프로그램은 중부대, 항공대 등에서 진행된 ‘5060 신중년대학’, 향동고, 백석초, 한수초 등의 체육관에서 진행된 ‘시민생활 체육교실’, 중남미문화원, 최소리아트홀, 사과나무치과병원 등에서 진행된 ‘시민대학 시민강좌’로 구성된 고양시 평생학습프로그램으로, 고양시 평생학습포털을 통해 수강신청을 받아 대부분 무료로 진행됐다. 

2022고양시민대학 2기 우리동네 캠퍼스 프로그램
2022고양시민대학 2기 우리동네 캠퍼스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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