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경제포럼-최원철 한양대 겸임교수

랜드마크는 공간마케팅에 필수
미래는 로봇친화형 건물로 변모
CJ라이브시티, 킨텍스 활용해
고양시는 마이스관광산업 육성

[고양신문] 고양경제포럼(회장 이상헌)이 22일 소노캄 고양에서 11월 정기모임을 열었다. 고양신문이 주최한 이날 포럼에서 강연자로 초대된 이는 한양대와 연세대 겸임교수이자 고양시 도시계획위원인 최원철 박사였다. 

최 박사는 이날 4차 산업혁명이 도시에 미치는 영향을 말하면서 “고양시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첨단마이스산업을 육성해야하고, 이를 위해서는 랜드마크가 될 만한 건축구조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박사는 “고양시가 첨단 마이스산업을 유치하려면 메타버스, 드론, 5G, 인공지능 로봇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고양시의 경쟁력은 킨텍스로 대표되는 마이스산업단지로서의 가능성에다 K팝 전문공연장인 ‘CJ라이브시티 아레나’를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의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22일 열린 고양경제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는 최원철 박사.
22일 열린 고양경제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는 최원철 박사.

외국 관광객을 끌어 모으려면 랜드마크 건물이 있어야 한다.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가 관광객을 모으는 이유는 이 안에서 어떤 음악이 연주되는가와 아무런 상관없다. 단지 건물 바깥에서 사진을 사진 찍기 위해 그 많은 관광객이 오페라하우스를 찾는다.  

성공적 공간 마케팅은 하나의 건물이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느냐 여부에 달려있다. 대표적으로 성공한 공간마케팅의 사례로 스페인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을 들 수 있다. 빌바오는 스페인의 북부 소도시로서 쇠락을 거듭했지만 이곳에 구겐하임미술관을 설립하면서 1년에 500만명의 관광객을 끌어 모으며 호황을 이뤄냈다. 이 때문에 건물 하나가 도시경쟁력을 높이는 효과인 ‘빌바오 효과’라는 경제용어까지 등장했다. 롯본기힐스, 싱가폴의 마리나베이 샌즈호텔, 마카오의 베네치안 리조트 등도 성공한 공간마케팅 사례다. 

스페인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은 건물 하나가 도시경쟁력을 높이는 효과인 ‘빌바오 효과’라는 경제용어까지 낳았다.
스페인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은 건물 하나가 도시경쟁력을 높이는 효과인 ‘빌바오 효과’라는 경제용어까지 낳았다.
삼성물산 건설 부문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시공한 162층, 828m 규모의 세계 최고층 건물인 부르즈 할리파.
삼성물산 건설 부문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시공한 162층, 828m 규모의 세계 최고층 건물인 부르즈 할리파.
외국인들이 싱가폴을 찾는 이유가 이 호텔의 설립 전후로 크게 나뉠 정도로 싱가포르 관광산업에도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친 건물인 마리나베이 샌즈호텔
외국인들이 싱가폴을 찾는 이유가 이 호텔의 설립 전후로 크게 나뉠 정도로 싱가포르 관광산업에도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친 건물인 마리나베이 샌즈호텔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는 2017년 석유 중심의 사우디 경제를 대전환하기 위해 전격 발표된 초대형 신도시다. 네옴시티는 서울시의 약 44배에 달하는 크기며 발표 당시 총사업비 5000억달러(약 650조원)로 계획됐지만 이제 건설만 하더라도 1조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서울시는 코엑스~잠실종합운동장을 잇는 199만㎡에 달하는 지역을 ‘국제교류복합지구’로 지정하고, 서울의 미래 경쟁력을 담보하는 공간으로 육성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미래성장 산업으로, 경제적 파급효과와 일자리 창출효과가 뛰어난 마이스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미래의 랜드마크 건물은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사람이 하던 일을 점차 로봇이 하는 시대가 오기 때문에 건물도 로봇 친화형 건물로 변모해야 한다. 보스톤컨설팅 그룹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로봇에 의한 노동력 대체가 가장 심하게 이뤄지는 나라는 바로 한국으로 나타났다. 로봇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드론, 5G, 인공지능 등이 접목될 수 있는 건축물이  미래의 랜드마크 건물이 된다.

고양시도 외국인을 끌어모으는 랜드마크 건축물을 만들어야 한다. 다행히 고양시에는 ‘CJ라이브시티 아레나’가 조성 중에 있다. 고양시는 오피스텔 비율 등을 놓고 CJ라이브시티와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데, 오피스텔 비율을 높이는 것을 ‘특혜’라는 시각으로 보면 안 된다. CJ라이브시티아레나가 공사 중인 고양시로서는 지금이 최고의 기회다. 랜드마크를 짓는다면 발 벗고 지원해야 한다. 다른 도시는 모든 조건을 다 열어놓고 지역에 관심가지는 기업과 협력했을 것이다. 정상적 협력은 특혜가 아니다. 분양을 끝내고 다른 지역으로 가버리는 ‘먹튀’ 부동산기업이 아니라 지역에 오래 머물고 있는 기업에게는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고양시는 CJ라이브시티를 비롯해 일산테크노밸리, 방송영상밸리, 킨텍스까지 묶어서 도시 미래를 설계하되, 그 중심산업으로 마이스관광산업을 육성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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