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의회 파행 논란, 시장 비서실장 무슨 말 했길래?
지난달 초 문제발언 놓고
시장과 민주당, 대립각 형국
권한 남용 바로잡기 위해
의회 본회의장에서 사과요구
[고양신문] 민주당 의원 등원 거부로 인한 고양시의회 파행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상동 고양시 비서실장의 발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이태원 참사’ 국가애도기간 마지막 날인 지난달 4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이동환 고양시장이 해외출장길에 오르는 것을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들이 성명서를 낭독하는 자리에서였다. 이날 민주당 의원 17명은 현수막을 펼치고 피켓을 든 채 성명서를 낭독하려고 하는데 비서실장이 나타났다.
김해련 민주당 의원은 “비서실장이 팔짱을 낀 채 의원들을 향해 ‘추운데 여기서 뭐하세요? 들어가세요’라고 말하길래 ‘추우면 비서실장님이나 들어가셔라. 우리는 성명서를 발표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랬더니 비서실장이 ‘기사 못 보셨냐. 언론 기사 다 나갔는데’라고 말하자 모멸감을 느낀 의원들로부터 고성이 터져 나왔다”고 말했다.
이상동 비서실장은 해당발언 의도에 대해 묻자 “친화감의 표시였고 선의에서 드린 말씀이었다. 그리고 당일 (민주당 의원들에게) 사과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해련 의원은 “성명서를 발표하는 공적인 자리라면 비서실장은 성명서 의견을 듣고 시장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본인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상황이었다. 어이가 없었고, 모멸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비서실장과 한바탕 소란 이후 민주당 의원들은 성명서를 전달하기 위해 곧바로 시장실로 갔고 약 45분 정도 기다린 후에 이동환 시장을 만나 성명서 내용을 전달했다. 김 의원은 당시 상황을 “45분 정도 기다리자 시장이 문밖으로 나타나서 ‘업무보고 있는 데 의원들이 이렇게 쳐들어오면 어떻게 하냐’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 시장은 이날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참석하기 위해 해외출장을 강행했다. 인천공항까지 나와 반대를 외치는 민주당 의원들을 뒤로 하고 떠난 해외출장이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겨우 비서실장 사과문제 때문에 의회를 파행으로 몰고 가는 것은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미수 민주당 대표는 “의회 파행이 이 정도로 길어지면 시장이 비서실장에게 주의를 주든지 민주당 대표를 만나서 본회의장 사과는 과하니 사과장소로 다른 데를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내든지 시장이 사태 봉합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련 의원은 “비서실장과 집행부가 시장의 의중을 살펴, 시민들의 의사표현을 저해하는 행동을 빈번하게 해왔다. 이 때문에 이번 기회에 그러한 권한 남용을 바로잡기 위해 본회의장에서 사과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동 비서실장은 2007년 원희룡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해 정치평론가로 활동하며 TV에 얼굴을 알렸다. 2016년 총선에서는 일산서구에서 새누리당 후보 공천에 도전하기도 했다. 동국대 법과대 겸임교수를 역임했고 올해 7월에는 고양시장 비서실장(지방별정직 5급 상당)에 임명됐다. 특히 ‘윤석열사단’으로 분류되며 올해 6월 서울고검장 감찰부장에서 대전지검장으로 승진한 이진동 검사의 친형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