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 외 담당공무원도 배제
10차례 TF회의에선 '백석동' 언급 없어  
”지역갈등 우려해 비공개 논의” 해명

[고양신문] “시 예산을 최소화하는 합리적 논의보다 지역적 갈등으로 부각될 수 있기 때문에 신청사 문제에 대해 시민들과 공개적 논의를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시청사의 백석동 이전 결정이 공론화 절차 없이 독단적으로 이뤄졌다는 비판에 대해 이정형 제2부시장이 9일 해명한 내용이다. 

지난 4일 이동환 고양시장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신청사 건립을 백지화하고 백석동 이전을 사전 논의 없이 발표하자 현장 주민들이 반발했다. 이를 이유로 충분한 질의응답 없이 기자회견이 마무리되자 9일 이정형 부시장이 나서 기자들의 추가적인 질문에 답변 하는 자리에서의 해명이었다.  


기자들, 백석동 이전 '절차적 문제' 거듭 질의 
누구와 논의했나? "제가 왜 답해야 하나" 

9일 기자들 질문의 태반은 시청사의 백석동 이전 결정 절차를 문제 삼는 것에 집중됐다. 시청사 백석동 이전이 주민동의는 물론 담당 부서도 모른 채 이 시장과 이 부시장 등 두 사람이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이에 대해 이 부시장은 “시 재정에 큰 부담이 없는 신청사 건립 방안을 찾기 위해 작년 11월 14일까지 TF회의를 10차례 가졌다. 그 결과 주교동 신청사 부지에 대한 복합개발, 단계적 축소 건립 등 몇 가지 대안이 도출됐다. 그런데 10월 말경 법원 판결로 시가 백석동 요진 업무빌딩을 기부채납 받을 수 있게 됨으로써 새로운 대안이 생겼다. 시장님이 결정할 수 있도록 TF회의 결과와 요진빌딩 법원 판결 결과를 모두 취합한 자료를 작년 11월 20일 전후에 시장님께 드렸다”고 말했다. 

이정형 고양시 제2부시장이 9일 신청사 건립 백지화와 백석동 요진업무빌딩으로의 청사 이전 결정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정형 고양시 제2부시장이 9일 신청사 건립 백지화와 백석동 요진업무빌딩으로의 청사 이전 결정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 부시장은 이날 신청사 10차례 TF회의에는 ‘시청사의 백석동 이전’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고, 마지막 회의일인 11월 14일 이후에도 신청사건립단 공무원들과 의견을 공유한 적이 없었음을 시인했다.

요진개발에게 백석동 업무빌딩을 고양시로 기부채납 하라는 법원 판결이 내리진 때는 작년 10월 20일이기 때문에, 최소한 작년 11월 14일 신청사 TF 최종회의 때는 백석동 이전 방안이 고려될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되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백석동 이전 결정은 담당 부서 공무원들이 배체된 채, 부시장이 시장에게 자료를 넘긴 11월 20일 이후 한 달 남짓 동안 시장 단독 혹은 시장과 부시장 두 사람에 의해 결정됐을 개연성이 높다.

시장에게 자료를 건넨 20일 이후 이동환 시장이 누구와 논의했는지를 기자가 질문했을 때 이정형 부시장은 “제가 왜 대답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날 기자들이 시청사의 백석동 이전 결정 절차가 투명하지 않았음을 거듭 문제 삼자 이 부시장은 “이 얘기를 자꾸 하시는데, 최대한 효율적이고 빠른 시일 안에 복잡한 청사문제를 해결하는 안으로 백석동 이전 방식을 결정했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 부시장은 또한 지금까지 신청사 건립에 들인 매몰비용에 대해서는 “큰돈을 들여 신청사를 건립하는 것보다 매몰비용이 발생하더라도 백석동 이전 방식이 훨씬 더 합리적이다. 주민분들이 백석동 이전 결정을 차츰 이해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총 107억원 규모의 신청사 건립 설계용역은 약 30% 진행됐다. 설계용역을 중단함으로써 고양시가 설계사무소에 지불해야할 비용이 얼마라고 지금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이 비용은 설계사무소와 협상에 따라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명령 기준에 따라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천억 필요한 '원당 재창조' 초대형 프로젝트 
이정형 부시장, 한달새 '나홀로' 기획 

아울러 지난 4일 발표된 시청사 이전에 따른 원당지역 활성화를 위한 ‘원당 재창조 프로젝트’가 이정형 부시장의 단독 기획에 의해 발표된 것으로 드러났다. 원당 재창조 프로젝트 내용과 조감도를 누가 작성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부시장은 “본인이 했다”라고 밝혔다. 

이 부시장은 “고양시에는 전국적으로 드물게 역세권 주위가 그린벨트로 묶여 있고 역세권을 제대로 활용한 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원당역 인근 성사혁신지구 역시 임대주택 중심에서 업무시설 중심의 역세권 개발을 위한 계획 변경이 추진 중에 있다. 역세권 모습을 갖출 수 있도록 혁신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제안하는 것이 원당 재창조 프로젝트다”고 말했다. 

이 부시장 단독 기획에 의해 발표한 원당 재창조 프로젝트는 현재 원당역세권에 조성중인 성사혁신신지구의 업무공간과 공영주차장 확대를 국토부에 건의하고 청년창업을 위한 벤처허브 ‘창조혁신캠퍼스’로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이정형 부시장 단독 기획에 의해 발표한 '원당 재창조 프로젝트' 구상도.
이정형 부시장 단독 기획에 의해 발표한 '원당 재창조 프로젝트' 구상도.

이에 대해 한 기자는 “지금까지 고양시청사의 백석동 이전과 원당 활성화 안은 공식적으로 문서화되지도 않았고 이를 뒷받침할 행정절차에서도 아무것도 이뤄진 것이 없다. 향후 행정절차가 상당히 까다롭다고 생각이 되는데 이에 대한 시의 분명한 답변이 없어 실망스럽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