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공감] 구산동 ‘다인이네 딸기체험농장’
고양시 곳곳에 자리한 실내 딸기체험농장
잘 익은 딸기 직접 수확해 바로 먹는 재미
아이들 손잡고 나들이… 몸도 기분도 ‘가뿐’
[고양신문] 길고 긴 겨울이 막바지다. 맹추위는 한풀 꺾였다지만 불청객 미세먼지가 이어지니 아이들을 동반한 나들이라면 선뜻 야외로 나서기가 주저된다. 연인들도 겨우내 반복된 카페데이트만으로는 이제 심심하다. 이럴 때 따듯한 실내에서 새콤달콤한 딸기향을 맡으며 다가올 봄기운을 미리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하우스 들어서며 시작된 훈훈한 봄소풍
아직은 바람이 차가운 주말, 일산서구 구산동에 자리한 ‘다인이네 딸기체험농장’을 찾아 나섰다. 두 겹의 딸기농장 하우스 문이 열리자 향긋한 딸기 향과 훈훈한 온기의 봄이 느껴졌다. 두꺼운 잠바를 훌훌 벗고 넓은 딸기 하우스에 들어오니 다른 세상에 온 것 같다.
본격적으로 딸기를 따기 전, 농장 사장님으로부터 간단한 설명을 듣는다.
“딸기는 과육이 연약하므로 줄기를 잡고 꼭지 부분을 따는 방법으로 수확해야 합니다. 그리고 만져본 딸기는 꼭 따야 합니다. 한번 손이 닿은 과육 부분은 상처가 생겨 쉽게 물러지고 곰팡이가 생길 위험이 있거든요.”
맛있는 딸기를 고르려면 초록색 꼭지 부분이 왕관 모양처럼 뒤집어 있어야 당도가 높고 맛있다. 늘 마트에서 진열된 딸기만 보다가 요리조리 잘 익은 딸기를 찾아 직접 따보니 엄마도 아이들도 신이 난다.
수확한 딸기는 무게를 재고 계산한 후 하우스 한쪽의 개수대에서 씻어서 바로 먹을 수 있다. 채반과 그릇, 플라스틱 칼 등이 제공되어 편하다. 아이들은 자기가 딴 딸기를 정성을 다해서 씻고 입안 가득 먹었다. 일을 하고 먹는 참이 꿀맛이듯, 스스로 수확도 하고 씻고 손질해서 먹어본 딸기가 유난히 맛있게 느껴진다.
농장 사장님이 딸기에 대한 몇 가지 팁을 들려준다.
“딸기는 30초 이상 물에 담가 두면 비타민C가 물에 녹고 쉽게 무르기 때문에 흐르는 물에 가볍게 씻어내는 게 좋습니다. 또 꼭지가 붙어있는 상태로 씻어야 비타민C가 물에 손실되지 않구요. 딸기는 씻어서 보관하면 더 쉽게 상하므로 냉장 상태로 보관하여 먹기 직전 씻는 것이 좋습니다.”
인조잔디와 장난감 갖춘 아이들 쉼터
고양시에서 잎채소류 농사를 오래 해오신 농장 사장님은 비수기인 겨울 동안 같이 키울 작물로 딸기를 선택했다. 딸기 농사를 시작한 지는 올해 2년여가 되었다.
“딸기는 여러해살이풀이지만 좋은 과육을 얻기 위해 6월경 마지막 수확을 마치고 기존의 딸기 모종은 폐기합니다. 새 딸기 모종은 8월부터 겨울을 위해 다시 기르기 시작하구요.”
딸기농장에는 야외 테이블이 많이 준비되어 있어 딸기 체험 후 따듯한 실내에서 싱싱한 상태로 시식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딸기 체험은 10시부터 16시 반까지 예약제로 운영된다. 다인이네 딸기농장은 주차장부터 편의를 위해 눈, 비, 가림막과 야자수 매트가 꼼꼼히 깔려있다. 딸기농장의 쉼터에는 초록 인조 잔디와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이 가득하다. 미끄럼틀부터 점핑 매트까지 아이들이 추운 겨울 실내에서 놀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딸기농장에서는 체험비는 따로 받지 않고 1kg 상자의 딸기를 계산하면 된다.
딸기 가격은 시세에 따라 그날 그날 달라진다. 기자가 찾은 2월 1일 기준으로 설향 딸기 1kg이 2만5000원, 금실 딸기 1kg은 3만원이다. 다인이네 딸기농장의 상품은 고양시 로컬푸드직매장에서도 맛볼 수 있다.
세계적으로 인기 높은 우리나라 딸기
잠시 딸기에 대해 궁금한 점들을 공부해보자. 보기도 예쁘고 맛도 좋은 딸는 18세기 초 유럽에서 관상용으로 재배되기 시작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기른 딸기는 유럽 왕실과 귀족들에게 사랑받았고, 이후 오랜 기간 동안 많은 품종 개량을 통해 지금의 새콤달콤하고 향긋한 딸기로 다시 태어났다. 우리나라에는 일본을 통해서 재배되기 시작했는데 한해 60억원 가량의 딸기 모종 사용료를 지불할 정도로 귀한 과일이었다.
2005년 한국에서 개량한 설향 딸기가 나오면서 비로소 우리나라 품종이 전국적으로 재배되기 시작했다. 이후 세계적으로 우수한 품종으로 인정받아 일본에 역수출 되는 등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우리나라 딸기는 설향, 매향, 금실, 죽향, 대왕 딸기라 불리는 킹스베리, 아리향, 등등 다양한 품종과 맛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딸기에는 비타민C가 레몬보다 2배, 사과보다 10배의 함유량을 가지고 있어서 면역력을 강화해 준다. 비타민C는 피로물질인 젖산 분비를 억제하는 효능이 있어 피로 해소에도 효과적이다. 추운 겨울 맛있고 싱싱한 딸기를
아파트 단지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드넓은 농경지가 펼쳐진 고양시에는 곳곳에 저마다의 개성을 자랑하는 딸기체험농장이 자리하고 있다. 때문에 딸기체험농장을 한군데씩 찾아다니며 서로 다른 맛과 향을 비교해서 먹어보는 마니아들도 생겼다. 마음은 이미 훈풍이 가득하지만 문밖에는 찬바람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계절, 맛과 재미가 가득한 따듯한 딸기체험농장에서 다가올 봄을 미리 마중해보는 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