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춘길 청솔농원 대표
[고양신문] 성춘길(71세) 청솔농원 대표는 “늘 푸르름을 자랑하는 소나무와 다양한 꽃들이 피고 지는 1만5000여 평의 ‘가족행복정원’을 46년간 가꾸고 있다”며 “치유의 숲으로 공개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일산동구 성석동 상감천 마을 인근의 야산 자락에는 성 대표와 아내(양미애)가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정성과 열정으로 가꾼 정원이 자리 잡고 있다.
성 대표는 군입대 전 한국과 서독이 합작해 만든 목장인 안성 ‘한독 낙농시범목장(현재 안성 팜랜드)’에서 2년간 실습하며 축산 기술을 터득했고, 제대 후 목장을 설립하기 위해 성석동 고봉산 끝자락 현재의 장소로 오게 됐다.
젖소를 처음에는 방목하면서 키웠는데, 어느덧 배설물 거름으로 기름진 땅을 만들었고 천연 잔디가 돋아났다. 초록빛 양탄자가 넓게 만들어졌고, 주변에는 이름 모를 야생화들도 피어났다. 이후 소들은 운동장처럼 넓은 놀이터를 갖춘 우사에서 키우게 됐다고 한다.
그리고 집 주변과 산자락 아래 정원을 만들기 시작했다. 집 바로 뒤 아이들 어릴 적 놀이터에서 듬직한 친구가 되었던, 그리 예쁘지 않던 소나무를 매년 정성스런 손길로 전정을 해 나갔다.
성 대표는 “40여 년이 지난 못난 소나무는 좋은 기운과 멋진 자태를 뽐내는 ‘누운 소나무’로 자라났고, 지금은 의자까지 두어서 사진 명소로 자리 잡았다”며 자랑했다.
이밖에도 자생하던 나무들을 그대로 두고 전정하고, 잡초를 손으로 뽑거나 예초기를 사용해서 친환경으로 가꾸어갔다. 바윗돌도 그대로 두었는데, 어느 바윗돌에는 철쭉과 소나무 씨앗이 단단한 바위에서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려서 생명의 강인함을 나타내기도 한다.
40여 년 전 100원 하던 묘목들을 밭에서 튼실하게 키워 작대가 크게 되면 풀과 이길 수 있어서 정원 조성 중이던 곳으로 옮겨 심었다. 이렇게 키운 묘목들이 지금은 아름드리나무들로 자라났다. 친환경으로 관리가 되어 온갖 새들이 날아와 벌레들을 잡아먹고, 배설물에 있던 씨앗 때문인지 심지 않은 나무까지 싹을 틔우고 있다.
잘 가꾸어진 수목원 느낌이 나는 이곳은 봄부터 목련, 개나리, 진달래, 벚나무, 철쭉, 참취, 붓꽃, 벌개미취, 구절초를 비롯한 야생화들이 피어나고, 전나무, 소나무, 구상나무, 주목나무, 단풍나무,메타세콰이어 등 100여 종류의 꽃과 나무가 자라고 있다. 어른 키보다 더 큰 주목나무 주변에는 귀여운 토끼 부부와 양떼 가족들 조형물도 자리 잡고 있어서 정겨움에 웃음을 쏟아내게 한다.
용천수가 솟아나는 논이 있던 곳에 연못과 실개천을 만들어 두었는데, 오리가 날아와서 살고 있다. 정원 가꾸며 나온 돌은 돌탑으로 군데군데 만들어 두었고, 바윗돌 주변엔 천연이끼가 자라 초록빛 옷을 입고 있다.
성 대표는 “마음껏 뛰어노는 손자들의 재잘거리는 웃음소리에 가꾸면서 고단했던 마음들을 잊게 된다”고 했다.
배수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장마 때는 문제없지만, 이번 겨울처럼 눈이 많이 왔을 때는 나뭇가지가 부러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털어주곤 한다. 작업할 때 경운기가 정원 꼭대기까지 잘 올라가도록 1차선 넓이의 산길도 섬세하게 잘 만들어두었고, 고사하거나 부러진 나뭇가지는 땔감으로 활용하고 있다.
고양시 축협과산림조합원으로 활동하는 성춘길 대표는 “주변 산들과 잘 어울리는 정원을 만들어 놓고 보니 뿌듯하고 바라보기만 해도 흐뭇하다”라며 “앞으로도 잘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