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외부서 첫 대규모 집회. 어울림누리까지 2㎞ 행진도
[고양신문] 시청 백석 이전 결정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기존 신청사 부지인 원당을 넘어 덕양구 전역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
104주년 3.1절이었던 지난 1일 고양시청 원안(덕양)건립 추진위원회(구 원당 시청사 존치위)는 화정역 광장에서 대규모 궐기대회를 열었다. 지난 1월 4일 이동환 시장의 백석 이전 발표 이후 올해에만 벌써 5번째 집회다.
이날 궐기대회는 그동안 평일 시청 앞에서 진행됐던 지난 4차례의 집회와 달리 유동 인구가 많은 공휴일 화정역 광장에서 열려 관심도가 더욱 컸다. 참석자들은 주최측이 나눠준 시청사 덕양존치 문구가 적힌 주황색 풍선과 손피켓 등을 나눠 들며 백석 이전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광장을 가득 메운 이날 집회 참여자 수는 주최 측 추산 3500명, 경찰추산 1000여명으로 지난 4차 궐기대회보다 더 큰 규모였다.
기존 집회와 달리 주민들의 발언 시간이 마련된 것도 눈에 띄었다. 원당 상인연합회 대표로 마이크를 잡은 길호식 씨(한의원 원장)는 “느닷없는 시청사 백석 이전 발표로 인해 지자체 행정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상황”이라며 “지난 수년동안 지역사회 의견을 모으고 중앙정부의 협조를 받아 신청사 계획이 마무리 단계까지 왔는데 하루아침에 뒤집겠다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형 부시장이 대안으로 내건 ‘원당 재창조 프로젝트’에 대한 날선 비판도 이어졌다. 김 원장은 “발표된 계획에 따르면 우리 원당 상업지역을 다시 뉴타운 구역으로 묶겠다고 되어있는데 대체 누구 의견을 듣고 결정한 건지 모르겠다. 2015년 당시 주민들이 힘 모아 이곳(뉴타운)을 해제했고 지금도 뉴타운이라는 이름만 들으면 치가 떨리는 데 이걸 마치 우리들에게 좋은 일인 것처럼 포장하는 게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김훈래 전 삼송동 주민자치위원장 또한 “수년간 행정절차와 숙의를 거쳐 결정한 신청사 부지를 이렇게 일방적으로 바꾸게 되면 앞으로 어떤 중요한 의사 결정이 있을 때마다 지역별로 갈려서 큰 싸움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고양시 균형발전 차원에서 신청사는 원안대로 추진되는 게 마땅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지역 정치인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심상정 고양갑 국회의원(정의당)은 최근 이동환 시장의 연이은 해외 출장 일정을 겨냥해 “지금은 외국에 나가서 기업 유치를 떠들 때가 아니라 민생현안 해결과 시청사 문제 매듭을 위해 시민들을 만나야 할 때”라고 지적하며 “무엇보다 유권자로부터 선출된 공직자는 시민들의 물음에 답할 의무가 있는 만큼 이동환 시장은 제가 제안한 공개토론에 즉각 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명순 민주당 고양갑 지역위원장 또한 “고양시청이 떠나면 지역경제도 황폐화는 물론 예정된 고양시청역과 화수역, 식사동 트램까지 무산될지 모른다. 과거 선조들이 일제 폭압에 항거했던 것처럼 덕양주민들을 상대로 행정폭거를 벌이고 있는 이동환 시장에 함께 맞서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변재석 도의원과 임홍열 시의원 또한 차례로 마이크를 잡고 시청 이전 반대 목소리에 힘을 보탰으며 이재준 전 시장 또한 단상에 올라 기존 원당 신청사 계획의 경과보고와 이전 결정의 부당함을 함께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4차례 궐기대회에 함께했던 국민의힘 의원들의 경우 다음날 킨텍스에서 치러지는 자당 전당대회 준비로 인해 이날 참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추진위는 성명서를 통해 △백석동 업무빌딩 시청 이전은 인근 벨라시타 쇼핑몰을 운영중인 요진건설에게 천문학적 이득을 안겨 준다는 점 △기존 원당 시청 주변 지역경제가 피폐해 진다는 점 △현재 고양시가 진행중인 주민설명회는 지역갈등만 초래하는 위법행정이라는 점 △기존 신청사 건립사업절차를 뒤집을 수 있는 정당성이 없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백석이전이 백지화 될 때까지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에 의한 법적조치, 주민소환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집회를 마친 참석자들은 고양 어울림누리까지 약 2㎞거리를 행진하며 시청사 백석 이전 반대 및 원안 존치를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이흥재(신원당마을 거주)씨는 “시장이 주민들과 소통없이 일방적으로 시청 이전 발표한 것에 대해 화가 나서 나왔다. 이 동네에서 40년 넘게 살면서 한전도 이사가고 등기소도 이사갔는데 시청마저 빼앗기면 슬럼화가 심각해질 것”이라며 백석 이전 반대 입장을 밝혔으며 조상 대대로 원당에 살고 있다는 토박이 출신 이은우 씨 또한 “역사성과 균형발전 등 여러 가지 측면을 봤을 때 시청사는 백년대계를 내다보고 반드시 고양의 중심인 덕양구에 남아야 한다”고 의견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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