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율 영정도난 후 고증 거쳐
새로 제작 1년 6개월만 봉안
제430주년 행주대첩제가 14일 오전 10시 안동권씨 대종회, 권율부대 60사단, 고양시 유림, 각계 인사, 일반시민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행주산성 내 충장사에서 봉행됐다. 이번 행주대첩제는 새로 제작한 권율 도원수의 표준영정을 충장사에 모시는 봉안고유를 먼저 실시하고 대첩제를 봉행했다.
김영식 고양시의회 의장이 초헌관, 김용규 고양문화원장이 아헌관, 이충구 충장사제전위원회 고문이 종헌관을 맡았다. 제례는 충장사 제전위원회(위원장 김광주)의 집전에 따라 전향례와 초헌례, 아헌례, 종헌례, 음복례, 망료례 순으로 진행됐다.
행주대첩제는 1593년 2월, 행주산성에서 3만여 명의 왜군을 무찔러 한양을 탈환할 수 있도록 임진왜란의 형세를 바꾼 행주대첩을 이끈 충장공 권율 도원수와 애국선열들의 고귀한 넋을 추모하는 제례의식이다.
김광주 신임 충장사 제전위원장은 “임진왜란 3대첩의 하나인 행주대첩을 기념하는 이 행사를 담당하게 돼 어깨가 무겁다”며 “나라를 지키신 선조를 기리는 이 행사에 많은 시민이 참여하고 행주얼을 알고 애국의 마음을 깊이 느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식 시의회 의장은 “도난당했던 권율 장군의 영정을 고증을 통해 새로 봉안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고양군 시절에 매우 크고 의미 있는 대단한 행사로 치러졌던 행주대첩제가 앞으로 국가적인 재원의 뒷받침을 받아 더욱 규모있게 치러져야 할 것이고, 더 나아가 젊은 세대의 역사관을 기를 수 있는 의미있는 공간 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율 국가표준영정봉안 고유
행주대첩제 앞서 권율 장군 국가표준영정봉안 고유가 실시됐다. 충장사에 보관 중이던 권율 장군의 영정이 1998년 2월 도난당한 후 안동권씨 문중에서 지속적으로 영정 복원을 촉구해왔다가 이번에 새로 제작해 봉안하게 된 것이다.
정동일 고양시 문화재전문위원은 “도난당한 후 영인본을 제작해 충장사에 모셔왔는데 그동안 지속적으로, 권율 장군이 문과 급제한 문신이라는 점과 선무 1등 공신이 되시고 영의정으로 추증되신 점, 영정의 갑옷과 투구, 검 등이 고증되지 않았다는 주장, 그리고 친일반민족 행위 진상규명위원회에서 친일을 한 것으로 분류된 장우성 화백의 작품이라는 점 등의 문제제기가 있어 권율 장군의 영정을 새로 제작해 봉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표준영정은 위인과 우국선열의 영정이 난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정한 영정을 말한다. 고양시는 2021년부터 표준영정 제작을 추진해 2022년 12월 문화체육관광부의 심의를 최종 통과하고 현재 정부표준영정 지정을 앞두고 있다.
표준영정을 제작한 권오창 화백은 “역사학자, 미술 사학자, 복식 사학자와 고양시 관계자, 안동권씨 대종회 여러분의 사전 제작 방향에 대한 자문회의를 가졌다. 안동권씨 종손과 종친 여러분의 용모 특징 골상의 형태를 추정했고 권율 도원수가 지니고 있는 성격과 행적에서 결기찬 호국정신을 보여주는 상으로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 완성된 영정은 5회에 걸친 표준영정심의 절차를 거쳐 1년 6개월 만에 오늘 봉안식을 갖게 됐다”며 “권율 도원수의 새로운 영정을 통해 그 분의 호국정신이 후손과 후학들에게 전해지고, 선양사업과 추모사업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교훈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권정택 전 행주서원장은 “후손으로서 영정봉안을 더욱 규모있는 큰 행사로 치르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해 아쉬움이 남지만 25년이 지난 지금 철저한 고증을 통해 이렇게 권율 장군의 영정을 새로 모시게 되어 후손으로서 매우 감격스럽다”며 “앞으로 행주산성을 찾는 이들이 행주대첩의 의의와 행주얼을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 : 한진수 기자 mygoyang@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