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수의 교통안전 칼럼

[고양신문] 유난히 눈도 많이 오고, 어느 해보다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나뭇가지에 새싹 봉오리가 맺히는 봄이 오면서 도로에 이륜차들이 늘어나고 있다. 얇아진 옷만큼이나 몸과 마음으로 봄의 기운을 느끼고 싶은 라이더들은 이렇게 좋은 계절에 오토바이를 몰고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처럼 봄철 야외활동이 증가하면서 휴일에는 옆에서 듣기만 해도 심장이 터질 것 같은 바이크 엔진 소리와 함께 줄지어 운행하는 고급 이륜차뿐만 아니라 아파트 등 주택가에 굉음을 내며 경쟁이라도 하듯 이동하는 배달 이륜차, 개학을 맞아 급속히 사용자가 늘고 있는 개인형 이동장치(PM)까지 그야말로 봄은 이륜차의 춘추전국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로교통공단 발표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9~2021년) 이륜차 교통사고는 총 6만2754건이 발생해 1482명이 사망하고 8만479명이 다쳤다. 연도별로는 2019년에 사고 건수가 전년 대비 18.7% 증가하며 2만898건을 기록했으며 이후 매년 2만 건 이상의 사고가 났다. 

시간대별로는 저녁 식사와 야식 배달이 많은 16~22시에 사고의 43.5%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요일별로는 금요일(15.5%)과 토요일(15.3%)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나이별로 살펴보면 이륜차 사고에서 29세 이하 운전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39%로 가장 높았다. 한편 이륜차 교통사고로 인한 치사율은 65세 이상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노년층에서도 이륜차 이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륜차는 중앙선침범·신호위반·인도주행·보행자보호의무위반·안전모미착용 등 안전의식 결여로 인해 주로 교통사고가 발생하는데도, 이륜차 운전자들은 아직도 도로교통법을 준수하는 것이 어색한 모양이다. 이륜차는 자동차와 달리 사방이 개방된 상태로 달리기 때문에 정면으로 바람을 맞으며 속도감을 즐길 수 있지만, 변변한 안전장치가 없는 이륜차의 특성상 교통사고 발생 때에 탑승자는 치명적인 사고를 당할 수밖에 없다.

이륜차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이륜차의 안전모 착용을 생활화해야 한다. 자기 머리에 맞는 안전모를 구매해서 사용하고 깨지거나 파손이 생기면 즉시 교체해야 한다. 둘째, 인도나 횡단보도로 운행해서는 안 된다. 지름길로 가기 위해 인도나 횡단보도로 운행하다가는 보행자와의 충돌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셋째, 안전거리 유지 및 신호 준수, 교차로‧커브길 감속운행, 중앙선침범 및 난폭운전 금지 등 도로 교통법규를 준수해야 한다. 안타까운 이륜차 교통사고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내 생명을 스스로 지킨다는 마음으로 준법의식을 확립하고 각고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편리하고 간편하게 탈 수 있는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해 가는 이륜차의 운행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누군가에는 소중한 가장이거나 가족일 수 있는 이륜차 운전자들이 이륜차 운행 시 안전모를 착용하고 감속하며 정해진 차도를 주행하는 등 교통법규를 준수하면서 안전한 주행을 한다면 위험하지도 않고 바라보는 사람들이 얼굴 붉히는 일도 없을 것이다. 우리에게도 안전하고 성숙한 라이딩 문화가 사회 전반에 정착되는 날이 하루빨리 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광수 일산서부경찰서 교통관리계 경감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