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수의 교통안전 칼럼
[고양신문] 봄이 되면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것 중 하나가 춘곤증이다. 춘곤증은 겨울 동안 활동을 줄였던 인체 장기 조직들이 봄을 맞아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일시적으로 생기는 일종의 피로로, 감각이 둔해지고 눈꺼풀이 서서히 감기면서 자연스럽게 졸음이 밀려오는 증세다.
특히, 전날 충분한 수면이나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장거리 운전을 하는 경우엔 따뜻한 햇볕과 점심 후에 졸음이 몰려온다. 그런데 졸음운전은 순식간에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도로교통공단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봄철(3~5월)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총 1833건이 발생해 47명이 사망하고 3423명이 다쳤다. 하루 평균 발생한 졸음운전 교통사고 건수는 약 7건이었다. 교통사고 피해의 심각성을 나타내는 치사율을 보면 졸음 운전사고는 2.6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 1.4명 대비 약 86%나 높았다.
봄철 졸음 운전사고는 운전자 나이에 따라 발생 시간에 차이를 보였다. 50대 이상의 운전자는 오후 시간인 14~18시(28.8%)에, 30~40대는 야간인 22~02시(28.1%), 20대 이하는 새벽 4~8시(28.1%)에 각각 사고가 집중됐다.
운전자들이 장시간 쉬지 못하고 피로가 쌓인 상태에서 운전하게 되면 나뿐만 아니라 타인의 생명까지도 위협하는 졸음운전을 할 수 있다. 운전자들은 졸음이 오면 자연스러운 생리적 현상으로 알고 안전을 등한시한 채 ‘이 정도 졸음쯤이야, 바쁘니까 한 번에 가야지’라며 운전하곤 한다. 그런데 이는 상대방까지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굉장히 위험한 행위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교통사고는 과속 또는 음주 운전으로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졸음운전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교통사고의 원인 중 하나다.
그럼 나 자신과 상대방의 안전을 위해 졸음운전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졸음운전의 주범은 이산화탄소임을 꼭 인식하자. 밀폐된 공간에서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결국 졸음을 유발한다. 따라서 창문을 열어 차 내부를 환기할 필요가 있다.
둘째, 장시간 운전을 하거나 특별하게 밖에서 외부 오염물질 유입 가능성이 작을 때는 자동차의 내기 순환 모드를 꺼두어야 한다. 내기 순환 상태로 고정한 채 운행하면 이 또한 밀폐된 상태로 주행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어 결국 이산화탄소 농도는 높아지기 때문이다.
셋째, 졸리면 휴게소나 졸음 쉼터를 이용하자. 운전 중 졸음이 밀려오면 반드시 휴게소나 졸음 쉼터에 정차해 스트레칭이나 수면으로 휴식을 취해야 한다. 2시간 이상 주행하면 약 20분 정도의 휴식 시간을 갖고 운전하면 몸에 피로가 쌓이지 않고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다.
졸음운전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차량을 멈추고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 인간의 가장 큰 욕구는 수면욕이라고 하지 않는가. 잠을 이길 수 있는 장사는 없다. 순간의 졸음운전은 나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졸릴 때는 운전대를 잡지 말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안전 운전하길 바란다.
이광수 일산서부경찰서 교통관리계 경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