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수의 교통안전 칼럼
[고양신문] 요즘 도로에는 신호등, 방향 표시 그리고 바닥에 써 놓은 노면 표시 등 각종 교통 정보가 많다. 그런데 최근에 운전 중 복잡하고 어려운 교차로나 고속도로 출구 부분에서 분홍색과 녹색 차량 주행 유도선을 자주 만나게 된다.
일반 도로 위의 백색 차선과 달리 운전자의 시선을 강탈하는 분홍색과 녹색 선은 운전자들에게 출구 및 차선 변경에 대해 도움을 주려는 것이다. 이 차량 주행 유도선의 정확한 명칭은 ‘노면 색깔 유도선’이다. 노면 색깔 유도선을 따라가다 보면 자기가 원하는 목적지로 갈 수 있어서 편리한 부분이 많다. 그런데 이 유도선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대부분 사람은 잘 모를 것이다.
먼저 ‘노면 색깔 유도선’이란 교차로, 나들목, 분기점 등에서 차로의 명확한 안내와 운전자의 시선을 유도하기 위해 노면에 설치하는 유도선을 말한다. 그리고 도로교통법에 규정된 노면 색깔 유도선 표시는 분홍색, 연한 녹색 또는 녹색이다.
그렇다면 파란색 차선은 무엇일까. 파란색 차선은 노면 색깔 유도선이 아니라 ‘전용차로 표시 및 노면전차 전용로 표시’다. 고속도로 입구에 파란색으로 하이패스라고 표시한 것은 하이패스 전용차로 표시고, 일반 도로에 파란색 차선이 있으면 버스전용차로 표시다.
노면 색깔 유도선은 누가 만들었을까. 노면 색깔 유도선은 2011년경 한국도로공사 직원의 제안과 노력으로 시범 적용됐다. 이후 2017년 12월 표준안이 만들어졌으며, 2021년 4월 17일부터는 정식으로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도로 노면 표시에 편입돼 법적 근거를 갖췄다.
노면 색깔 유도선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중앙선에서 먼 쪽(우측차로)의 경우 분홍색을 사용하고, 중앙선에서 가까운 쪽(좌측차로)은 연한 녹색을 사용하되 시인성이 나쁠 경우 녹색을 사용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다만, 입체교차로나 교차로에서 한 경로로만 빠져나가는 길을 안내하는 경우에는 분홍색 색상만 사용한다.
그러면 어디에 노면 색깔 유도선을 설치할까. 입체교차로에서 진출로가 2개 방향으로 분리되는 구간, 평면교차로에서는 직진차로가 2개 차로 이상이면서 경로가 좌측 또는 우측으로 굽어진 구간 등 차량 진입이 빈번하게 이루어지면서 차량의 이동량이 겹치는 장소다.
왜 노면 색깔 유도선을 사용하게 되었을까. 차량 주행 유도선에 기존과 다른 색깔 선을 사용한 이유는 일반 도로와 비교해서 나들목과 교차로 부근 교통사고 발생률이 높았고, 운전자들의 시선을 더 명확하게 사로잡을 수 있도록 눈에 잘 보이는 색깔선, 도로 색과 명도 차이가 큰 컬러선을 선택해 사용하게 된 것이다.
2018년 서울시는 ‘주행유도선’이 그려진 교차로의 전·후 교통안전을 비교한 결과 발표에서 지난 2016년 3곳 시범 설치 이후 교차로 내부 차로 변경 건수가 21%, 사고위험도가 14% 감소했다고 밝혔다.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도로에 표시되는 교통 정보도 더욱 다양화되는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도로가 너무 화려하게 바뀌어 집중이 안 된다고도 하지만 분명한 건 교통사고 감소를 위해 쓰인다는 점이다. 물론 노면 색깔 유도선이 잘못 칠해진 곳이나 너무 많은 곳에 칠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것은 차차 개선해 나가면 될 일이다. 무엇보다 도로를 주행하는 사람들이 분홍색, 녹색 노면 색깔 유도선의 의미를 이해한다면 안전 운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광수 일산서부경찰서 교통관리계 경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