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신문] 얼마전 주식시장에서 하한가(-30%) 종목이 무더기로 나온 SG증권발 주가조작 사태가 뉴스에 크게 보도되었습니다. 피해자가 1000명이 넘고 특히 연예인 임창정씨도 연루되었다는 소식에 사회적으로 파장이 컸습니다. 주가조작과 관련된 종목으로 알려진 8개 종목은 4일간 하한가가 이어지며 시가총액 8조2000억원이 증발하였습니다. 스타벅스(코리아) 연매출이 2조6000억원 정도인데, 3배가 넘는 엄청난 금액이 투자자의 계좌에서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임창정씨의 경우 30억원을 지인에게 맡겨 투자했는데 한때 투자규모가 80억원대까지 불어났다가 현재 빚만 60억원 남았다고 합니다. 30억원 재산이 60억원 빚만 남았다면 손실이 90억원이라는 얘긴데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요?
통상적인 주식투자는 투자자가 계좌에 입금한 현금 범위 내에서 주식에 투자(매수)를 하기 때문에 주가가 아무리 폭락하더라도 빚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극단적으로 기업이 망하거나 주식이 상장폐지가 되어도 내가 투자한 돈만 없어지는 겁니다. 하지만 이번 건은 CFD(Contracts for Difference) 계좌를 통해 이루어진 거래로 보유 현금의 2.5배까지 주문이 가능한 파생상품거래였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잠깐 CFD 거래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CFD란 일반적인 주식 거래와 유사한 방식으로 거래되지만,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는 않고 매수한 가격과 매도한 가격의 차액만을 정산하는 시스템입니다. 예를 들면 A가 삼성전자 주식 1주를 10만원에 사서 11만원에 팔면 1만원의 이익이 남고 증권거래소에는 A의 거래로 기록됩니다. 반면 CFD를 통해 동일한 거래를 한다면 A는 삼성전자 주식 1주를 사는데 10만원이 아닌 증거금(40%)* 4만원만 중개하는 증권사에 내면 삼성전자 주식 1주를 산 효과를 가질 수 있습니다. 증거금이 40%라는 의미는 원가격의 40%만 내면 주식을 살 수 있다는 의미로, 보유 현금의 2.5배까지 투자가 가능하게 됩니다. 주식거래는 중개한 증권사가 한 것으로 표기되고 투자자는 투자차익만 가져가는 간접거래라고 보시면 됩니다. 만약 투자자가 100만원의 현금이 있다고 가정하면 일반 주식계좌에서는 삼성전자 주식 10주를 살 수 있는 반면 CFD를 이용하면 25주를 산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럼 CFD는 좋은 점만 있는 건가요? 그럴리가요.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는 거죠. 증권사가 자기에게 이득이 없는 상품을 판매할 리가 있나요. 증권사는 주식투자에 따른 손익은 아무 상관없이 투자자에게 신용을 빌려준 대가로 수수료를 받습니다. 쉽게 생각하면 투자자가 투자규모를 늘릴 수 있도록 돈을 빌려준 거랑 같습니다. 투자자는 가진 투자금에 비해 훨씬 큰 규모의 투자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투자 실패 시에는 손실규모가 엄청나게 확대될 수 있습니다. 위의 예처럼 100만원으로 현재 주가 10만원짜리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하는 경우 투자손익을 한번 비교해 보겠습니다.
2021년 10월 이전에는 보유 현금의 10배까지 주문이 가능했다고 하니 정말 위험한 투자방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정말 도박판이 따로 없다는 느낌이네요. 그럼 이런 거래는 누가 하는 걸까요? 대박을 노리는 분별없는 투자자일까요?
주식 격언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친구가 부자가 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큼 사람들의 판단력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일은 없다.” 사람들이 어느 곳에 몰리면 처음에는 경계를 하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 욕심의 발길이 그곳으로 향하게 됩니다. 이번 사건 피해자를 보면 병원 관계자, IT회사 직원, 청소용역직원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누구나 이런 광기의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전설의 핵주먹 타이슨이 이런 명언을 남겼습니다. “누구나 그럴듯한 계획을 갖고 있다. 쳐맞기 전까지는”. 주식시장은 타이슨보다 강하면 강했지 약하지 않습니다. 이런 고위험상품 투자의 링에 오를 때에는 링 위에 타이슨이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고 결정을 하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