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림 원당농협 조합장
농기계임대·농작업대행 확대. 지역 출신 임원, 사무소 담당
직원 이해도 높여 사업활성화, 원당농협의 경쟁력 강화할 것
“1971년 원당농협 조합원에 가입한 아버지는 1987년에 생을 마감하실 때까지 농업인으로 늘 원당농협과 함께 하셨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항상 지켜봤어요. 가족과 농업에 진심이셨던 존경스런 아버지였습니다.” 이창림 원당농협 17대 조합장은 농협과의 인연을 이렇게 소개했다. 그는 1997년 원당농협 조합원에 가입해 오랜 시간 농협과 발자취를 같이 해왔다. 조합원 가입 26년 만에 조합장의 자리에 앉게 된 그는 원당농협의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원당농협의 수장이 되기까지는 평탄치만은 않은 삶을 살았지만 부끄러움은 없었다. 원당농협만의 색깔을 찾기 위해 임직원들과 소통하며 밑그림에 붓을 대기 시작한 그는 겸손한 억양과 미소로 현실적 과제와 비전을 이야기했다. 60여 년 인생에서 원당농협 대의원과 이사, 감사를 역임하며 체득한 농협 변화의 필요성과 경쟁력, 공정경영을 찬찬히 들어봤다.
조합원 가입 26년, 조합장 되다
차분한 말투에 선한 눈빛이 인상적인 이창림 조합장. 두 번의 도전 끝에 53.8%의 지지를 얻어 55년 역사의 원당농협 17대 조합장으로 취임했다. 1960년 고양군 원당면 원흥리에서 4남매 중 셋째이자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흥도초등학교와 고양중학교, 고양종합고등학교를 졸업한 고양인이다. 그때 시절이 그랬듯 학창 시절엔 부모님의 농사를 도왔다. 군 제대 후 잠시 서울로 직장을 다니며 농사를 도왔던 그에게 1987년은 혹독했다. 가정의 기둥이자 존경했던 아버지가 타계해 큰 슬픔을 맞았다. 슬픔도 잠시, 어머니와 가사를 책임져야 했다. 가정을 꾸려야 안정화될 수 있다는 생각에 91년 결혼해 삼송리에 신혼집을 차렸다. 홀로 계신 어머니를 위해 원흥리에도 자주 오가야 했다.
화훼로 농업 경쟁력 배워
어느 날 그는 홀로 국화를 키우며 수익을 내는 어머니를 보고 화훼에 경쟁력이 있다는 작은 자신감이 문득 생겼다. 직장인보다 수입이 괜찮다고 생각해 아내와 본가로 들어가기로 마음먹고 30대 중반 국화재배로 전업했다. 1998년 정부 보조와 융자로 1200평에 하우스시설을 투자해 직업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화훼에 집중하며 농업인으로의 큰 꿈을 꾸었다. 국화를 심었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생각만큼 돈벌이가 되지 않았고, 빚이 더 늘어났다. 그렇다고 꿈을 잃지는 않았다. 열심히 화훼를 공부하고 국화에 투자하며 버티고 버텼다.
결국 투자 4년 만인 2002년 한일 월드컵의 해에 수출의 길이 열리고, 국내 소비자 늘어나면서 지난 시간을 보상이라도 하듯 경제적인 안정감을 찾아갔다.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 그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경험이고 학습이었다. 원흥국화작목반장과 한국후계농업경영인 원당지구회장·고양시연합회 감사와 회장의 중책을 맡으며, 그 과정에 농업·농촌의 어려움이나 문제점에 대해 깊은 관심이 생겼다. 좀 더 전문적인 식견을 넓히기 위해 농협대학교 최고경영자 화훼과정과 협동조합 경영과를 졸업하고 농산업 경영대학원 과정도 수료하면서 새로운 배움을 습득해 현장에 적용했다. 이때의 배움은 이웃과 조합원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커지게 했고, 조합장에 도전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했다.
조합원·직원 위한 효율적 운영
풍부한 농업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 조합원들이 마음 편하게 농산물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영농지도 외 유통, 판로개척 등 경제사업 전반을 책임지려고 한다. 현재 시행 중인 농기계임대업과 농작업 대행사업은 지속해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농번기에 되풀이되는 농기계 수리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 인력을 투입하고 있으며, 농기계 현장 출장 수리도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또한, 영농철에 경제사업소 운영시간을 연장하거나 휴일 근무를 시행해 농작업의 편리를 도모하고 여러 채널을 통해 정보를 취합해 조합과 농민에게 가장 효율적인 운영 방법을 적용할 생각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농업·농촌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할 겁니다. 농업인에게는 노력한 만큼 소득을 보장하고, 조합에는 상승곡선의 발전을 구축하기 위함입니다. 농업에 새로운 시스템을 적용해 기술농업에 주력하고, 디지털 농업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려 합니다. 그것을 통해 부가가치가 높아지면 젊은 인력이 유입되고, 농가소득은 자연히 증진된다고 봅니다”라며 미래농업인 육성과 스마트팜 산업에 정부의 지원을 적극 활용해 변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호금융 3조원의 목표 가져
신용사업에도 원당농협만의 금융경쟁력을 키우려 한다. 초기 단계이지만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임직원 교육으로 금융전문가를 육성하고 신용사업부에 차별화된 VIP고객 전담팀을 운영해, 고객이 필요한 곳에 가장 빨리 달려가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 그는 상호금융 3조원의 농협을 꿈꾸며, 안전하고 내실 있는 농협, 지속가능한 수익을 창출하는 농협을 구상하고 있다. 원당농협 55년의 역사 속, 그 과정과 발전을 바탕으로 조합원, 직원들과 화합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원당농협을 차분히 만들어 가려 한다. 직원들에게 다양한 고충과 아이디어도 직접 들어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개개인의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계획이라는 이창림 조합장.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각 지점 간담회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원당농협의 현재 상황을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고요. 비록 첫술에 배부르지는 않지만, 두 번째 방문에서는 더 다양한 이야기와 혁신의 힌트가 있을 것이라 봅니다”라며 격의 없는 대화로 편안한 조합장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모두의 관심은 농협의 미래
그는 임원과 직원 상호의 소통을 위해 각 사무소에 지역 출신 임원을 담당으로 지정했다. 사무소 임원 담당제로 해당 사무소와 직원의 이해도를 높여 사업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임직원 간의 유대관계 형성에도 긍정의 작용이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조합장이 되면 원당농협의 발전을 위해 사심 없이 일하겠다고 다짐한 만큼, 조합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에서 진심으로 최선을 다할 겁니다. 조합원과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 실행으로 대변하고 계획과 다짐을 서두르지 않고 꼼꼼하게 완성하겠습니다. 지난 8년 동안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었는데 현실에 안주하고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해 아쉬운 것들도 있습니다. 창조적 혁신, 늘 귀를 열고 수용할 자세가 되어 있으니 다양한 조언과 의견, 언제든 부탁드립니다”라며 원당농협의 미래는 모두의 관심과 참여에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