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오늘도 그리러 갑니다』(오창환, 도트북)

<오마이뉴스> 연재, 독자들에게 큰 호응
장소·예술·사람 이야기 그림과 글로 담아
24~30일, 경의선 갤러리에서 전시 개최
“고양의 독자님들, 많이 찾아와 주세요”   

앤디 작가의 신간 『오늘도 그리러 갑니다』 [이미지제공=도트북]
앤디 작가의 신간 『오늘도 그리러 갑니다』 [이미지제공=도트북]

[고양신문] ‘어반스케쳐스 고양’을 이끌며 고양신문 독자들에게도 이따금씩 흥미로운 그림과 글로 소식을 전하고 있는 어반스케치 작가 앤디(본명 오창환)가 신간 『오늘도 그리러 갑니다』(도트북 刊)를 출간했다. 책에는 앤디 작가가 작년(2022년) 한 해 동안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인기리에 연재한 ‘서울을 그리는 어반스케쳐’ 기사를 바탕으로 내용을 다듬고 사진을 보탠 55편의 이야기가 실렸다.

작가가 오랫동안 고양에 거주해 온 이웃인 만큼 고양어울림누리 양 떼 조형물, 화전동 벽화마을 골목풍경, 항공대학교 교정에 전시된 비행기, 고양어린이박물관, 행주성당의 한옥 지붕 등 고양의 독자들에게 익숙한 장소도 등장한다.     

책에 실린, 고양어울림누리에서 '어반스케쳐스 고양' 모임을 가진 이야기. [이미지제공=도트북]
책에 실린, 고양어울림누리에서 '어반스케쳐스 고양' 모임을 가진 이야기. [이미지제공=도트북]

어반스케치라고 하면 근사한 풍경을 그리는 것만을 떠올리는 이가 많은데, 앤디 작가의 호기심은 단순히 장소에만 머물지 않는다. 감성을 두드리는 풍경 그림들은 물론이고 야외 조형물, 전시장의 풍경, 화가의 아틀리에, 어반스케치에 몰두하고 있는 동료 작가들, 작가 자신의 스케치 도구 등 작가의 호기심에 포착된 모든 대상들이 그림과 글의 소재가 된다. 

“어반스케치를 하러 현장에 나가 그림을 그리다 보면, 그 장소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어 글까지 쓰게 되었다”는 작가는 자신의 책을 ‘현장 인문학’이라고 말한다. 사진을 보며 그린 그림이 아닌, 실제 대상 앞에서 오랜 시간 엉덩이를 붙이고 그려낸 작품들이 현장성을 보증한다면, 흥미롭고 풍부한 정보들을 작가 특유의 관점 속에 녹여낸 글들이 인문학적 사유를 담당한다.  

앤디(오창환) 작가. [이미지제공=도트북]
앤디(오창환) 작가. [이미지제공=도트북]

어반스케치는 작가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장르인데, 앤디 작가의 그림은 자유로운 선과 경쾌한 색채감이 돋보인다. 감상자의 눈높이를 느긋하게 이완시켜주는 작가만의 개성은 그의 글에서도 고스란히 발휘된다. 덕분에 독자들은 편안한 카페나 술자리에서 입담 좋은 친구의 이야기를 듣듯 책장을 술술 넘기게 된다. 

어반스케쳐스 고양을 앞장서서 만들고, 활동적인 모임으로 정착시킨 장본인답게 앤디 작가는 어반스케치라는 멋진 장르를 다른 이들에게 알리려는 욕심도 남다르다. 책에서도 어반스케치란 무엇이며, 어반스케치가 가진 고유의 미학이 얼마나 매력적인가를 소개하는 일에 적지 않은 부분을 할애한다. 이를 위해 유명 예술가들의 생각을 인용하기도 하고, 본인 스스로의 견해를 드러내기도 한다. 예를 들면, 고양어린이박물관을 스케치와 함께 소개한 글에서 작가는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어반스케치의 기준을 “첫째, 디테일이 있는 정교한 그림일 것, 둘째, 스타일이 있을 것, 셋째, 스토리가 있으면 더 좋음”이라고 명쾌하게 정리한다.  

책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어반스케치, 나도 한번 도전해 봐?’하는 생각이 고이기 시작한다. 멋진 그림을 내 손으로 그린다는 점도 매력적이지만, 어반스케쳐들이 서로의 스타일을 존중하며 일상 속에서 그리기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런 독자들에게 앤디 작가는 “같이 그림을 그리고 싶거나 어반스케치에 대한 소개를 원하시는 분들은 인스타그램(@o_andy-art)에 메시지를 남겨주시면 잊지 않고 답을 드리겠다”는 친절한 인사를 잊지 않는다.  

앤디 작가는 “지난 5월 6일 화정중앙공원에서 어반스케쳐스고양 창립 1주년 기념 스케치를 했다. 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많은 분들이 모여 자축행사를 하면서 지난 1년간을 돌아봤다”면서  “마침 제가 쓴 책이 출간돼  기쁨이 두 배”라고 말했다. 이어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스케치를 했는데,  제가 사는 고양시에서도 재미있는 스토리를 많이 만났다. 앞으로도 이렇게 쭉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여행의 발견' 시리즈 첫번째 책인 장미적 작가의 『길 위에서 내일을 그리다』 [이미지제공=도트북]
'여행의 발견' 시리즈 첫번째 책인 장미적 작가의 『길 위에서 내일을 그리다』 [이미지제공=도트북]

책을 펴낸 도트북 출판사(대표 이은영)는 여행자가 머무는 일상의 시공간에서 새롭게 발견하고 얻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여행의 발견’ 시리즈를 펴내고 있다. 『오늘도 그리러 갑니다』는 장미정 작가가 유럽의 친환경 도시들을 여행한 흔적들을 엮은 드로잉 에세이 『길 위에서 내일을 그리다』와 송준호 작가의 산티아고 순례길 다큐멘터리 사진 에세이 『네 번째 순간, 스페인』에 이어 선보이는 ‘여행의 발견’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다. 

책 출간을 축하하는 전시도 열린다. 5월 24일부터 30일까지 서울 마포구 경의선 책거리에 자리한 ‘경의선 갤러리’(홍대입구역 7번 출구 인근)에서 열리는 <오늘도 그리러 갑니다> 전시를 찾아가면 책에 실린 앤디 작가의 원화들은 물론, 최근에 그린 그림과 도자조각, 목공예 작품까지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저녁 8시까지다. “많이 오셔서 그림도 보시고 연트럴파크(경의선 숲길의 별칭)의 젊음도 느껴보시라”며 전시 초청 인사를 전한 앤디 작가는 “그리고 아직 망설이시는 분들은 올해는 용기를 내서 어반스케쳐스 고양의 문을 두드려 보시기 바란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이미지제공=도트북]
[이미지제공=도트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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