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고양시 누가 나서나 ②고양시 병·정 지역구
[고양신문] 고양병·정 선거구가 속한 일산지역은 전통적으로 수도권 서북부 지역의 ‘정치 1번지’로 손꼽힌다. 실제로 최근 선거 결과를 살펴보면 일산지역에서 승리한 정당이 곧 의회 다수의석을 차지했다. 거물급 정치인 또한 다수 탄생시켰는데 앞서 이곳 지역구에서 나란히 재선에 성공했던 김현미 전 국회의원과 유은혜 전 국회의원이 대표적이다. 두 의원은 모두 문재인 정부 기간 동안 각각 국토교통부 장관과 교육부 장관을 지내는 등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지난 12년간 민주당 강세가 이어져 온 일산지역이지만 최근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일산신도시 노후화 문제와 재건축 이슈 등이 맞물리면서 작년 대선과 지선, 두 차례 모두 국민의힘이 일산지역에서 큰 승리를 거뒀다. 내친 김에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에서도 고양병·정 의석만큼은 확실히 가져오겠다는 포석을 다지고 있다. 이에 맞서 민주당 현역의원들은 일찌감치 지역구 표밭 다지기에 들어가면서 재선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치열한 승부가 예상되는 고양병과 고양정 정당별 출마 예상 후보들을 다뤄본다.
[고양시병] 작년 대선·지선 민주당 ‘열세’ 내년 총선은?
지난 총선에서 유은혜 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총선 불출마로 비어있던 고양병에 전략공천을 받아 국회에 입성했던 홍정민(45세) 국회의원이 재선 도전에 나선다. 당시 문재인 정부의 높은 지지율 속에서 무난히 당선됐던 것과 달리 이번 총선은 험난한 길이 예고되는데, 특히 고양병은 작년 대선과 지선에서 고양시 4개 지역구 중 민주당이 가장 낮은 득표율을 거두는 등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이러한 위기 신호를 의식한 듯 홍정민 의원은 최근 지역 현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해가며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활동 중이며 최근 민주당 원내부대표를 맡았다.
당내 경쟁 주자들도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지역 정치인 중에서는 김경희(58세) 전 도의원과 최승원(48세) 전 도의원이 거론된다. 작년 지방선거에서 공천 탈락의 아픔을 겪었던 김경희 전 의원은 현재 민주당 중앙당 인권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고양환경운동연합 등 지역활동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고 김근태 전 의원의 비서와 유은혜 전 의원 비서를 지내고 현재 파주도시공사 사장을 맡고 있는 최승원 전 도의원 또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외부 인사로는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춘추관장을 지냈던 김재준(52세) 국회의장 언론비서관과 민주당 김태년 의원실 정진경(45세) 보좌관이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관심을 모았던 유은혜 전 장관의 출마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아 보인다. 유 전 장관은 최근 측근들과 지역주민들과의 만남을 통해 고양병 지역구보다는 서울 종로구 등 중량감 있는 험지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지낸 이기헌 법무법인 율플러스 고문(56세) 또한 최근 지역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며 출마를 준비중이다.
12년 만의 지역구 탈환을 목표로 하고 있는 국민의힘에서는 김종혁(61세) 당협위원장이 일찌감치 출사표를 내걸고 있다. 중앙일보 편집국장과 JTBC 대기자 등 언론인 출신인 김종혁 위원장은 2021년 최재형 전 감사원장 대선캠프 언론 총괄로 정치에 첫발을 디뎠으며 이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을 거쳐 현재 고양시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작년 지방선거에서 고양시장 후보에 도전했으나 당내 최종경선에서 이동환 당시 후보에게 아쉽게 패배했다. 당협을 맡은 뒤 조직세를 크게 확대하고 있는 김 위원장은 최근 식사동 인선이엔티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는 등 총선을 앞두고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인재(63세) 전 파주시장 또한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연세대 법대를 나온 행정고시 출신의 베테랑 공무원으로 경기도 문화관광국장과 일산구청장 등을 거쳤던 이인재 전 파주시장은 마찬가지로 작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시장 후보에 도전한 바 있다. 작년 말 국민의힘 고양병 당협위원장 자리를 놓고 김종혁 위원장과 경쟁을 벌였지만 아쉽게 탈락했다.
[고양시정] 4년 만의 ‘리턴매치’ 성사될까
고양시정은 지난 총선 이후 4년 만의 ‘리턴매치’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에서는 현역 이용우(59세) 국회의원이 재선 도전에 나선다.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출신으로 잘 알려진 이용우 의원은 4년 전 민주당 7호 영입 인재로 정치활동을 시작해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의 불출마로 공석이 된 고양시정에 전략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기업인 출신이자 경제전문가로서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초선 의원임에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현역의원에 도전하는 당내 후보로는 김영환(53세) 전 도의원, 신정현(41세) 전 도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고양시정 지역에서 오랜 정치활동을 해온 김영환 전 도의원은 작년 민주당 시장후보 경선 탈락 이후 일산서구 주엽동에 고양경제사회연구소를 개소해 활동하고 있다.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전국청년위원회 일자리위원장 등을 맡고 있는 신정현 전 도의원 또한 지역구를 고양시갑에서 고양시정으로 옮겨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MBN시사프로그램 등에서 정치패널로 활동 중이며 당내 주요 이슈에 대해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현아(54세) 고양시정 당협위원장이 4년 전 패배의 설욕전을 준비 중이다. 도시전문가로서 지난 20대 국회에서 비례의원을 지냈으며 1기 신도시 재건축 문제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오며 지역주민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44.87%의 득표율로 낙선한 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등을 맡았으며 최근 방송활동과 지역활동 등을 활발하게 펼치며 총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최근 지난 지방선거 공천 관련 ‘돈봉투 의혹’이 제기되면서 검찰수사와 국민의힘 당무조사가 실시되고 있는 만큼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변수가 생길 가능성도 남아있다.
지역정치인으로 꾸준히 활동해 온 길종성(62세) 영토지킴이 독도사랑회장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시의원을 두 차례 지낸 길종성 회장은 지난 총선 당시 예비후보로 출마했으며 작년 지방선거에서도 시장 예비후보로 나선 바 있다. 3기 신도시 철회 일산대책위원회 상임대표와 국민의힘 경기도당 부위원장단 고양시회장 등을 맡아왔으며 현재 국가미래전략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