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관리계획 변경 재검토
요구하는 기자회견 가져
사업자, 실시계획인가 신청
인가 나면 증설 탄력 받아
골프장 대책위, 투쟁력 결집
[고양신문] 9년 6개월에 걸친 기나긴 싸움, 3년 6개월 이어졌던 텐트 농성, 15일 이상의 단식. 골프장 증설을 막고 산황산을 지키기 위한 사람들의 이러했던 투쟁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산황산골프장증설백지화 범시민대책위(이하 범대위)와 탄소중립을 원하는 고양시민들이 1일 이동환 시장에게 ‘산황산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을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고양시청에서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고양시민들뿐만 아니라 한국작가회의와 경기작가회의 등 타지의 문인들까지 가세한 점이 눈에 띄었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은 골프장 증설에 대한 환경부의 조건부 동의가 완료되는 7월 2일을 한 달 앞두고 열렸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만약 7월 2일 이전에 골프장 사업자가 실시계획인가를 고양시로부터 얻어낸다면 골프장 증설은 팔부 능선을 넘게 된다. 반대로 실시계획인가 없이 7월 2일이 지나게 되면 사업자는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따라서 기자회견이 열린 이후 한 달은 산황산골프장증설 문제의 분수령이 되는 시간이다.
이날은 기자회견문 낭독 이전에 참석자들의 자유발언 시간을 먼저 가졌다. 가장 먼저 자유발언을 한 고양평화청년회의 김재환 대표는 “이동환 고양시장은 전임시장이었던 이재준 시장의 흔적을 지워내고 있다. 그렇지만 유독 산황동의 골프장 증설 문제에 있어서는 이동환 시장이 전임시장과 똑같은 행보를 걷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만약에 이동환 시장이 산황산을 지키고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당연히 도시관리계획을 재심의하고 직권 취소를 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자유발언을 이어간 고양YWCA 이경애 사무총장은 우선 무릎을 꿇은 채 “산황산에 살고 있는 나무와 그 안에 살고 있는 수많은 생명들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동환 시장은 산황산 골프장 설립을 직권 취소하기를 이곳에 모인 모든 시민들과 함께 요구한다. 이 외침을 간과하지 말고 반드시 직권 취소하기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발언한 윤판중 풍동 중앙하이츠빌 입주자 대표는 “오늘 제가 기자회견 단상에 오른 것은 산황산 골프장에서 자정이 넘도록 조명 공해로부터 잠을 잘 수 없는 그 고통을 고양 시민과 언론에 알리려고 하기 때문”이라며 “산황산 전체가 골프장으로 증설되면 풍동 중앙하이츠빌 아파트와 그 주위 아파트는 조명 공예로부터 심각한 피해가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이다. 만약 이러한 시민의 피해를 무시하고 골프장 사업자이 편의만 봐주는 경우 고양시장이나 공무원들은 시민들의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작가회의 박관서 사무총장은 “경기도에 있는 시인, 작가들은 물론 전국에 있는 시인, 작가들이 고양시 산황산 골프장 저지 투쟁에 지금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 “오는 17일 전국에 있는 시인, 작가들이 고양에 모여서 산황산 문제에 대한 경종을 울릴 수 있도록 하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작가회의 홍일선 회장은 “저 산황산이 인간의 탐욕을 위해서 포크레인으로 파헤쳐진다면 오랜 세월이 걸려도 회복이 안 된다”면서 이동환 시장에게 직권 취소의 결단을 내려주기를 원했다.
일산은혜교회 이광하 목사는 “고양시민들이 그냥 뜨내기처럼 왔다가 잘 먹고 잘살 생각만 하고 떠나가는 ‘업자’들의 도시가 아니라 여기서도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 해줬으면 좋겠다”면서 “이동환 고양시장도 숲을 지키고 가꿔서 우리자녀들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마음을 쓰는 선한 정치인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 자유발언을 한 김경희 전 도의원은 “3월에 실시계획인가가 신청이 됐다. 만약 이동환 시장이 인가 사인을 해버리면 지난 9년 6개월 동안 생명을 지키고자 했던 활동들이 그냥 과거로 묻히게 된다”면서 “앞으로 한 달 간 고양환경운동연합을 중심으로 1인 시위라든가 집회라든가 많은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그 계획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공감해 주셔야 산황산 골프장 증설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자유발언 이후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동환 시장에게 ‘산황산 도시관리계획을 재검토할 것, 골프장 취소하면 구상권 배상한다는 전임 시장들의 혹세무민을 벗어날 것, 환경피해 골프장 중설 취소할 능력이 없다면 시장직을 사임할 것’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 이후 7월 2일까지 릴레이 1인 시위를 매일 시청 앞에서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첫날인 2일에는 박관서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 고양환경운동연합 최은영 운영국장 등이 1인 시위에 참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