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고양중 출신 권윤우 군 미국 워싱턴대 등 6개 대학 합격
무작정 떠난 유학 문화적 차이 경험
동아리 활동·우수한 성적으로 극복
태양광 자동차 동아리 최고의 경험
“한국 공학 발전·세계화 기여하고파”
[고양신문]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고양중학교를 졸업한 권윤우 군이 미국 워싱턴대학교 등 6개 대학에 합격했다. 권윤우 군은 고양중학교를 졸업한 후 2019년 미국 오리건주에 있는 트리니티 루터런 하이스쿨로 진학했다. 윤우 군은 고등학교에서 매 학기 우수한 성적을 받으며 학업을 이어갔고, 12학년인 올해 기계공학을 전공으로 선택 대학에 지원해 워싱턴대, 버지니아공대, 미네소타주립대, 일리노이공대, 오리건공대, 애리조나공대 등 6개 대학으로부터 최종 합격통지서를 받은 것. 지난달 말 고등학교 졸업식을 마친 권 군을 온라인화상으로 인터뷰했다.
“다른 나라 문화와 교육을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무작정 유학을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미국에 와보니 언어도 다르고 문화적 차이도 엄청났어요. 그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말하기와 토론 참여를 요구하는 사회활동이나 동아리에 가입했죠. 평소 축구를 좋아해서 축구팀은 물론 해본 적도 없는 크로스컨트리나 골프팀에도 가입하고 엔지니어링 동아리인 태양광 자동차 동아리에서도 활동했습니다.”
태양광 자동차 동아리서 공학도 꿈 키워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해 내연 자동차의 사용은 줄고 전기차의 사용이 늘어나는 것이 세계적 추세다. 특히 태양광을 이용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의 태양광 자동차는 배터리 효율성에 있어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고등학생들이 직접 차를 만드는 과정을 경험하는 경우는 흔하지는 않은 일. 윤우 군이 가입한 Oregon Solar Car Team(태양광 자동차 동아리)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모든 것을 설계하고 직접 태양광 자동차를 제작해 매년 텍사스에서 열리는 태양광 자동차 대회에도 참가했다.
태양광 자동차를 직접 만드는 활동은 실제 공학기술을 경험하는 것이기 때문에 향후 활용 가능성이 가장 좋은 과학활동이다. 특히 최근 전기 배터리와 태양광 에너지를 차에 이용한다는 것은 자동차 산업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지금은 전기차가 가장 대중적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하는 기술은 기후위기를 극복하려는 인류에게 꼭 필요한 기술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태양광이라는 신재생 에너지는 아직은 많은 자동차에 사용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태양광 자동차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미래에 천연자원의 절약과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을 위해서는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한 자동차가 더욱 늘어가리라 생각했고, 자연스레 대학 전공도 관련 분야의 학문을 선택하게 됐다는 것이 권 군의 이야기다.
“솔라 카 팀은 제가 선택한 전공인 기계공학과와 직접 연결돼 있습니다. 자동차를 만드는 기술은 기계공학의 전문분야입니다. 차를 설계하는 과정부터 3D 캐드, 전기회로 등이 모두 기계공학의 일부죠. 태양광 자동차 동아리 활동은 실제 기계공학과를 전공하고 학문적 지식을 얻기 전 실제 공학기술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최고의 활동이었어요. 엔지니어가 꿈인 저에게는 이러한 과학활동이 최고의 경험일 수밖에 없었죠. 기본 공학기술뿐 아니라, 태양광 에너지 기술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 자동차 기술의 발전에도 역할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Solar Car Challenge에서 3위 차지
윤우 군이 참여한 동아리의 총 팀원 수는 10명이었다. 동아리 활동시간은 대략 주 6시간, 윤우 군은 거의 빠짐없이 3년 동안 헌신적으로 활동에 참여했다. 동아리에서 윤우 군이 맡은 역할은 3D 캐드. 솔리드웍스 프로그램을 다룰 줄 아는 윤우 군은 태양광 자동차의 차체와 샤시 등 모든 부분을 솔리드웍스를 통해 디자인했다. 차의 특정 요소를 만들기 위해 솔리드웍스로 미리 설계하는 역할도 했다. 또한, 동아리 활동에 필요한 후원을 받기 위해 Composite Approach라는 미국 회사를 상대로 자동차의 설계에 대해서 직접 발표에 나서기도 했다.
윤우 군의 동아리는 완성한 태양광 자동차를 가지고 지난해 7월 텍사스 모터 스피드 웨이에서 열린 ‘Solar Car Challenge’ 대회에 참가했다. 심사를 통과한 후 Advanced Division에 배정돼 약 20개의 다른 태양광 자동차와 3일에 걸친 레이스를 펼친 끝에 윤우 군의 동아리 차량 Alpha Centauri는 327바퀴, 총 500마일(800km)을 완주해 3위를 차지했는데, 대회에 참가한 모든 팀을 통틀어 최고속력을 기록하면서 대회 관계자들에게 놀라움을 안기기도 했다고. 윤우 군은 “여러 해에 걸쳐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저를 비롯한 우리 팀원들은 공학기술에 관한 지식과 소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윤우 군은 물 흘림을 방지하는 자이로스코프 컵 홀더를 제작해 지난해 지역 과학 엑스포 Science Fair에 참가해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2위를 차지하며 오리건주립대로부터 2000달러의 장학금을 확보했고, 여러 가지 재질로 보온병 제작(2020년)과 코로나19 예방 스포츠 마스크 제작(2021년)으로 Science Fair 재료과학 분야에서 2년 연속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7월 솔라카 레이스 참가 후 버지니아공대 진학
권윤우 군은 합격통지서를 받은 여러 대학 중에서 최종 진학할 대학으로 버지니아공대를 선택했고, 올해 9월 대학 캠퍼스를 누빌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그에 앞서 7월에는 미국 남부 텍사스에서 출발해 최종 목적지인 서부 캘리포니아까지 10여 일간 진행되는 솔라카 레이스 대회에 참가해 고교생활의 피날레를 장식할 예정이다.
“안타깝게도, 작년 여름 레이스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고속도로에서 추돌사고를 당해 우리 태양광 자동차를 싣고 있던 트레일러는 물론 태양광 자동차의 차체, 태양광 모듈과 배터리가 크게 파손됐어요. 절망스러운 상황이었지만 우리 팀은 모든 수리 과정을 마치고 올해 대회 참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윤우 군의 솔라 카 팀은 탄소섬유 재료를 이용해 새로운 차체를 만들었고, 태양광 전지를 지원받아 새로운 태양광 모듈을 제작하고, 차 배터리의 데이터를 컴퓨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텔레메트리 시스템을 개발했다.
Oregon Solar Car Team은 7월 레이스에 참가하기 위해 펀드 레이징을 진행하고 있다. 총 2만 5000달러를 모금할 예정인데, 후원에 참여한 기업에는 태양광 자동차 Alpha Centauri의 트레일러에 로고를 붙이고 스폰서 패키지를 주는 등 다양한 보상을 제공한다. 후원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Oregon Solar Car Team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고, 스폰서 카테고리 내의 ‘DONATE NOW’ 버튼을 누르면 직접 후원에도 참여할 수 있다고. 윤우 군이 대학에서 학업을 이어간 후 사회에 나와서 하고 싶은 일과 궁극적인 목표는 과연 무엇일까.
“미술을 전공한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리거나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고, 로봇 상자 등을 통해 알게 모르게 공학에 흥미를 갖게 됐던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에서는 태양광 자동차 동아리에서 과학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을 이어가면서 비판적 사고력도 기를 수 있었죠. 대학에 진학하면 기계공학을 전공해 더 수준 높은 교육을 받으며 다양한 엔지니어들과 일하면서 협력하려고 합니다. 미국에서의 공부와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한 사고방식을 접목해 인류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고 사회를 개선하는 훌륭한 공학자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대한민국의 공학기술을 더욱 발전시키고 세계화하는 데에 작은 역할을 하고 싶다는 제 꿈과 목표가 현실이 될 날도 분명히 오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