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회서 여중부 종합우승
개성·자발 기반한 훈련철학 
오마중 출신, 세계권 출전도

김태오 코치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 개개인의 장점과 개성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하며 해맑은 미소를 보였다.
김태오 코치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 개개인의 장점과 개성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하며 해맑은 미소를 보였다.

[고양신문] 오마중학교 태권도부(코치 김태오)가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열린 ‘제45회 경기도태권도협회장기 태권도대회’에서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에서 오마중 태권도부는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여중부에서는 페더급 조은정, 라이트미들급 최정현, 라이트헤비급 한예원 학생이 1위를 한데 이어 플라이급 곽채린 학생이 3위에 올라 여중부 종합우승을 거머쥐었다. 남중부에서는 라이트미들급 김동엽 학생이 2위를 플라이급 김종운 학생이 3위를 기록하며 신흥 태권도 명문학교의 명성을 다시 한 번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5명 남짓한 태권도부가 지난 14년간 20명이 넘는 왁자지껄한 곳으로 발돋움하기까지, 그 대장정의 중심에는 늘 김태오 코치가 있었다. ‘높은 성취도’ 이전에 태권도를 통해 학생들을 바른 인성을 지닌 ‘좋은 사람’으로 가르치고 있다는 김 코치. 이번 대회에서 최우수지도자상을 받은 그에게서 이번 대회와 오마중 태권도부에 얽힌 소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제45회 경기도태권도협회장기 태권도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으로 수상한 학생들과 함께 우승기를 들고 있는 김태오 코치.
'제45회 경기도태권도협회장기 태권도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으로 수상한 학생들과 함께 우승기를 들고 있는 김태오 코치.

학생들과 만들어 간 ‘태권도부’
2010년 3월, 오마중학교에 첫 부임 온 김태오 코치를 맞이한 태권도부원은 단 7명이었다. 군 전역 후 부산에서 올라와 갓 코치가 된 그는 요령 따윈 없었고, ‘정도’를 묵묵히 걸어가기로 결심했다. 처음 시작한 것은 텅 빈 체육관을 부원들로 채우고, 이들과 유대감을 쌓는 것이었다. 그는 중·고등·대학교 엘리트 태권도선수와 해군 태권도부 선수로 활동한 경력을 활용해 학생들과 함께 몸을 부딪쳐 가며 성실히 방법과 추억, 경험 등을 축적했다. 관내 태권도장을 찾아다니며 재능이 넘치는 선수들을 모았고, 그의 진심이 전해진 덕인지 자발적으로 태권도부를 찾아오는 학생도 늘었다.

김 코치는 “당시 교감선생님, 감독선생님, 학부모님들의 도움으로 학생 선수들과 함께 혼연일체로 뭉치는 법을 조금씩 공부할 수 있었다”라며 “부원이 하나씩 모일수록 학교를 빛내겠다는 일념으로 최선을 다해서 발전시켜 온 것 같다”라며 잔잔한 미소를 보였다. 그렇게 아이들과 교감한 지 약 14년째, 오늘날 오마중의 훈련철학이 완성되었고, 최근 이를 바탕으로 경기도대회에서 빛을 보게 된 것이다.
 
강요 아닌 ‘자발’, 집단 아닌 ‘개성’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코치는, 선수를 다그쳐 극한으로 능력치를 끌어올린 후 경기가 끝나고 조용히 칭찬을 건네는 그런 이미지일 것이다. 하지만 김태오 코치가 아이들을 대하는 방식은 정반대다. 바로 선수의 자발성과 개성을 강조하며, 단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 대표적으로 많은 스트레스가 쌓이는 고난도 훈련 때, 압박이나 자극적 동기부여보다는 훈련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줄 수 있는 담백한 상담과 피드백을 통해 엘리트 체육 특유의 긴장감을 완화한다.

그는 “운동은 자기주도적으로 집중하고 훈련할 때가 가장 효과적이다”라며 “선수는 자신의 한계를 직접 뛰어넘어 어느 한 곳에 집중할 때 비로소 ‘성장’할 수 있고, 이를 위해선 학생 개개인의 부담감이 없어야 안전한·성숙한 발전을 이뤄낼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훈련과정에서 선수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 선수 개개인의 장점과 개성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즐거움 속 피어나는 멋진 성취
그는 “이번 대회에 대한 총평으로 중등부 15년 만에 종합우승이라는 타이틀을 재탈환만큼 오마중뿐 아니라 고양시의 경사”라고 말했다. 현재 고양시에는 초등학생 엘리트팀 선수들이 없다. 초등학교 엘리트팀 경험이 없는 것은 선수 개개인에게 있어서 자유로운 훈련과 개성을 지니게 되는 기회일 수도 있지만, 다른 선수와의 경쟁에서는 짧은 경력이라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김 코치는 “‘하면 된다’라는 자신감을 선수들에게 강조하며 지도한 결과 오마중학교 최초 제45회경기도태권도협회장기대회에서 여자중등부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루었다”라며 뿌듯함 가득 찬 표정을 보였다.

지난달 열린 '제45회 경기도태권도협회장기 태권도대회'에서 탁월한 성적을 낸 오마중 태권도 선수들과 함께 한 김태오 코치(맨 왼쪽).
지난달 열린 '제45회 경기도태권도협회장기 태권도대회'에서 탁월한 성적을 낸 오마중 태권도 선수들과 함께 한 김태오 코치(맨 왼쪽).

이번 대회뿐 아니라 그가 가르쳐 온 제자들은 고양시를 넘어 세계를 향해 뻗어나간다. 대표적인 제자가 올해 현충일에 오마중을 졸업한 김민채 선수이다. 김 선수는 아시아 청소년태권도 선수권대회 파견 국가대표에서 최종선발전 1위를 기록해 이번 레바논 세계선수권대회에 주니어 국가대표로 출전을 앞두고 있다. 김 코치의 말을 빌리자면, 중학교 때 무명이었던 김민채 선수는 이곳 오마중에서 착실히 쌓아온 기본기를 바탕으로 마침내 도복에 태극마크를 달아 후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인터뷰 중에도 학생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그에게선 혈기 가득한 어린 선수와 노련한 스승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그를 따르는 학생들의 얼굴에서도 체력적 고통이 비치긴 하지만, 웃음기가 떠나질 않는다. 학생, 코치 구분 없이 뒤섞여 훈련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영화 ‘코치 카터’의 한 대사가 떠오른다. “나는 선수를 코치하러 왔는데, 그대들은 학생이 되었다. 소년들을 가르치러 왔지만, 그대들은 어른이 되었다. 그에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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