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빛시론] 오건호 행신2동 주민자치위원,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

 

[고양신문] 올해 고양시 시민들은 신청사 논란으로 혼란스럽다. 이미 원당 신청사로 의회, 행정 절차가 완료되었음에도 갑자기 이동환 시장이 백석 빌딩 이전을 추진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서로 입장이 충돌할수록 해법은 객관적인 사실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를 야기한 이 시장이 주장하는 정보와 자료가 너무 편파적이다. 정작 시민들에게 알리고 본인이 유념해야 할 중요한 사실들은 말하지 않는다.

첫째, 이 시장은 신청사 입지를 정하는 기본 절차를 말하지도 준수하지도 않는다. 지방자치법에 따라, 시청 소재지는 조례로 정한다. 이 시장은 신청사 준비를 마치고 실제 이전 시기에 조례를 개정하겠다지만 이때 순조롭게 조례 개정을 완료하기 위해서 준비 단계부터 의회와 논의하는 건 상식이다. 2019년에 시와 의회가 신청사 입지선정위원회 조례를 제정하여 처음부터 협업하였던 이유다. 이 시장은 백석 이전 활동을 중지하고 의회에 ‘신청사 입지 재검토위원회 조례’안을 제출하여 동의를 받아야 한다.

둘째, 이 시장은 이미 절차를 거쳐 확정된 원당 신청사의 부적합성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는다. 애초 주교동 공영주차장에서 건립장소가 변경되었다고 비판하나 실제 신청사 설계를 위하여 입지 주소지를 중심으로 지구계를 설정하고 고양선 고양시청역과 그린벨트 해지 부지를 감안하여 장소를 확장한 것이다. 또한 아직까지 사유지를 매입하지 않았다고 하나 올해 신청사건립기금에서 토지보상비 200억원 지출을 이행하지 않는 건 정작 시장 본인이다. 원당 신청사는 2020년 입지가 확정되고 행정안전부의 타당성 승인, 경기도의 그린벨트 해제, 고양시 의회의 예산 심의 등 모든 절차를 거친 사안이다. 이를 되돌리려면 그에 상응하는 문제점을 제시해야 하건만 이 사장은 근거없이 기존 결정을 무시하고 있다.

현재 사업 절차가 중단된 원당 신청사의 조감도
현재 사업 절차가 중단된 원당 신청사의 조감도
이동환 시장이 시청 이전을 추진 중인 백석동 요진업무빌딩
이동환 시장이 시청 이전을 추진 중인 백석동 요진업무빌딩

 

셋째, 이 시장은 원당 신청사 건립의 효과를 말하지 않는다. 오로지 건립비용 2950억원 혹은 원자재가격 인상으로 4000억원까지 절감할 수 있다며 시민들의 귀를 솔깃하게 한다. 하지만 원당 신청사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3000억원이 넘고, 그린벨트 해제에 따른 효과도 약 3000억원으로 추정되며, 특히 백석 빌딩에 비해 10배나 넘는 부지가 조성할 시민 휴식, 문화 공간의 역할은 엄청나다. 고양시 균형발전까지 생각하면, 원당 신청사는 충분히 건립비를 투자할 만한 가치를 지닌 100만 시민의 둥지이다.

넷째, 이 시장은 백석 빌딩 이전에 소요되는 경제적 비용을 제대로 말하지 않는다. 이 빌딩은 고양시가 민간에게 인허가를 제공하여 얻은 경제적 자산이다. 애초 설계가액, 법원 판결금액, 신축가액 등을 종합하면, 백석 빌딩의 가격은 최소 2000억원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즉, 백석 이전은 2000억원이 넘는 시 자산을 사용하고, 추가 리모델링으로 약 500억원(고양시 제시 금액)까지 지출하는 일이다. 특히 리모델링은 상업용 사무실로 만들어진 멀쩡한 신축 빌딩을 관공서용으로 뜯어고치는 작업이라 기후위기 시대에 부끄러운 자원낭비다. 물론 신청사 건립으로 용도가 정해진 주교동 그린벨트 해지 부지가 사라지는 것도 큰 손실이다.

다섯째, 이 시장은 원당 신청사 건립을 위한 재정 가능성을 말하지 않는다. 이 시장은 고양시 재정자립도가 32.8%로 경기도 평균 61.6%의 절반에 불과하다고 설명하는데, 이는 재정자립도 계산 기준 차이(도는 순계, 시군은 총계)를 무시한 엉터리 비교다. 행정안전부 자료에 의하면, 경기도 31개 시군의 재정자립도 평균은 33.2%이고 전국 75개 시의 평균은 27.9%이다. 중앙정부가 세금 대부분을 거둬가는 세입구조에서 기초 지자체 재정은 중앙정부, 광역지자체의 교부금과 보조금을 합해서 운영되는 현실을 이해해야 한다. 이미 고양시는 신청사 건립을 위하여 2019년부터 매년 300억~500억원을 적립하여 올해 2200억원의 건립기금을 준비하며, 2023년 통합재정수지는 신청사 건립기금 400억원을 지출해도 순세계잉여금을 포함하면 820억원 흑자다.

더이상 신청사를 둘러싼 소모적 논란은 원치 않는다. 이 시장은 신청사 관련 ‘있는 그대로’를 제시하고 시민과 의회와 토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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