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스포츠를 이끄는 사람들
김기동 고양시육상연맹 회장

20년간 학교 육상팀 지도
고양에 유능한 선수 많아
인재육성 이어질 고교팀 필요
동호회 화합의 장 마련할 것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동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동호인들이 연맹에 소속감과 책임을 갖고 연맹을 함께 이끌어가자고 말하고 싶어요. 연맹과 동호회가 협업하고 함께 이끌어 가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합니다.”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동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동호인들이 연맹에 소속감과 책임을 갖고 연맹을 함께 이끌어가자고 말하고 싶어요. 연맹과 동호회가 협업하고 함께 이끌어 가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합니다.”

[고양신문] “이번에 고양시청 백승호 선수가 항저우아시안게임 육상 국가대표로 선발됐어요. 고양시에 유능한 선수들이 참 많죠.”

초등학생 때 육상을 시작한 김기동 고양시육상연맹 회장은 벽제중학교 전신인 지선중학교를 졸업한 고양 토박이다. 중학교에서 육상 선수로 우수한 성적을 거둬 의정부시 경민고등학교에 스카우트돼 3년 장학생으로 졸업했다. 대학교 2학년 때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나간 그는 군대에 가면서 선수 생활을 그만뒀다. 

1996년부터는 백신중에서 4년 정도 육상 지도자로 일했다. 이후 능곡중으로 옮겨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오래 육상 선수를 꿈꾸는 학생들과 함께했다. 화정고 육상팀 창단을 이끌어 화정고에서 지도자로 일하기도 했다. 잠시 육상을 떠났던 그는 2020년부터 고양시육상연맹 회장을 맡고 있다. 오랜 선수 생활과 고양시육상연맹에서 전무이사로 일했던 경험이 긍정적인 요인이 돼 회장으로 추천됐다. 

항저우아시안게임 육상 국가대표로 선발된 백승호 선수.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아시안게임 육상 국가대표로 선발된 백승호 선수

고교 육상팀 없어 인재유출
현재 고양시에서는 원당초, 소만초, 무원초, 현산초, 장촌초, 강선초, 능곡중, 저동중이 육상팀을 운영 중이다. 초등학교에는 한 학교마다 15~20명, 중학교는 한 학교마다 7~8명 정도의 선수들이 뛰고 있다. 실업팀에는 마라톤 선수 5명, 트랙 선수 6명이 소속돼있다. 김 회장은 고양시 내 고등학교 육상팀 부재가 고양시 인재 유출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화정고에 육상팀이 있었지만 지도자가 이적하면서 새로운 지도자가 오기도 전에 해체 수순을 밟았다.

“고양시 초등학교와 중학교 육상팀이 있지만 고등학교 육상팀은 없는 상태예요. 그렇다 보니 잘 키운 인재를 다른 곳에 보내는 상황이죠. 고등학교 육상팀 창단으로 연계해 선수들을 육성하는 게 절실합니다.”

김 회장이 능곡중에서 지도자로 일할 당시 학생들은 고양시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어했다. 하지만 육상팀이 있는 고등학교가 없어 다른 지역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당시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을 내세워 화정고에 육상팀을 창단했다.
“화정고에 창단하고 처음 출전한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땄죠. 그 학생이 잘하고, 잘할 거란 걸 알고 있어서 창단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었어요.” 

관내 19개 초등학교에서 240명이 참가한 2022고양육상드림페스티벌
관내 19개 초등학교에서 240명이 참가한 2022고양육상드림페스티벌

연맹과 동호인 협업 꿈꿔
고양시 육상 동호인은 1500~2000명 정도다. 고양시 공무원들이 모이는 마라톤 클럽도 있고, 동호인 500명 정도의 호수마라톤클럽도 있다. 꽤 많은 동호인이 육상을 중심으로 모였지만, 대부분 직장인이기 때문에 크루별로 훈련을 한다. 
김 회장이 고등학교 육상팀 창단 다음으로 꼽은 숙원 사업은 육상 동호인과의 화합이다. 그가 말하는 고양시 육상 동호인들을 위한 가장 대표적인 행사는 ‘호수공원 마라톤대회’와 ‘평화통일 마라톤대회’이다. 전국규모로 열리는 이 대회는 코로나로 인해 개최하지 못해 과도기 상태에 있다. 올해부터 다시 시작되는 ‘호수공원 마라톤대회’는 오는 11월 중 열릴 예정이다. 이 외에도 제34회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 교육장·회장기배 육상대회가 9월 중 개최되고, 동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러닝 교실’도 10월 열릴 예정이다. 

엘리트 선수들을 위한 무대뿐 아니라 동호인들이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만들고 싶어 발 빠르게 움직인 김 회장은 전무이사를 맡았던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한다. 

“실무를 맡았던 당시 클럽 회장님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을 때 동호인들이 모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그래서 ‘호수공원 마라톤대회’를 만들게 됐죠. 고양시에 예산을 신청하고 농협, 원마운트 등 후원을 요청해 경품도 마련했어요.”

고양시 육상 동호인들이 참여한 2022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
고양시 육상 동호인들이 참여한 2022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

김 회장이 가장 기억에 남는 동호인들의 모습도 ‘평화통일 마라톤대회’에서다. 이름은 마라톤대회라고 붙였지만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부스를 설치해 축제처럼 즐길거리를 마련했다. 때문에 가족 단위로 참가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3대가 참여해 82세 할아버지와 3세 어린이가 손을 잡고 함께 걷는 게 진풍경이었죠. 특히 대여섯 살쯤 돼 보이는 아이들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결승선에서 숨을 고르는 걸 보면 기특한 마음과 함께 뿌듯하기도 했어요.” 

동호인들과 소통하기 위해 고양시육상연맹 사무국장은 메신저 단체방을 만들었다. 행사를 공지하거나 참가자들의 사진을 찍어 공유하고, SNS 계정에도 게재해 동호인들과의 소통에 힘쓰고 있다. 김 회장은 동호인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북돋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동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동호인들이 연맹에 소속감과 책임을 갖고 연맹을 함께 이끌어가자고 말하고 싶어요. 연맹과 동호회가 협업하고 함께 이끌어 가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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