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의회 환경경제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저는 지난주 고양시 주최로 열린 ‘창릉천 통합하천사업 심포지엄’에 토론 패널로 참여했습니다. 그날 제가 발표했던 주요 내용을 시민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토론문 작성 과정에서 한동욱 PGA생태연구소장님과 박평수 고양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님께서 소중한 의견을 보태주셨습니다. 두 분께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저는 사업을 평가할 때, 사업의 근거를 가장 먼저 찾아보곤 합니다. 창릉천 통합하천 사업의 근거는 하천법입니다. 이 하천법이 올해 1월 3일 개정되었습니다. 새롭게 개정된 ‘제1조 목적’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제1조(목적) 이 법은 하천사용의 이익을 증진하고 수생태환경을 고려하여 하천을 자연친화적으로 정비ㆍ보전하며 기후변화 등으로 인한 수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하천의 지정ㆍ관리ㆍ사용 및 보전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하천을 적정하게 관리하고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기존의 목적에서 개정된 부분은 ‘수생태환경을 고려하여’ ‘기후변화 등으로 인한’입니다.

이어지는 ‘제2조 하천공사’에 대한 정의에서도 하천공사를 ‘자연성을 보전, 회복하기 위하여 하는 공사’라고 개정하였습니다. 그러므로 하천법에 근거해 진행하는 창릉천 통합하천사업은 수생태환경을 고려하고 자연성을 보전, 회복하기 위한 공사여야 합니다. 

환경부는 올바른 하천복원을 지원하려는 목적으로 2011년 <생태하천 복원 기술지침서>를 제시했습니다. 이 기술지침서에 따르면 이수와 치수 위주의 사업으로부터 하천의 생태환경적 가치와 기능을 중시하는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생태적 복원을 통하여 하천의 자연적 구조와 기능을 되살리는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지침서에는 하천복원의 기본단위를 ‘하천생태계’로 정의합니다. 왜냐하면 하천생태계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유수생태계로 물과 수변에서 생물간, 무생물간, 생물과 무생물간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하천복원의 본질은 생태계로서 하천이 지닌 자연적이고 역동적인 성질을 회복하는 것으로 수변역과 상류와 유역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천정비 및 복원 환경의 패러다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아쉽게도 창릉천 통합하천사업의 목표에는 ‘생태적 연속성’, 또는 ‘연결성 회복’이 담겨 있지 않습니다. 생태적 연결성 회복을 뒷전으로 미룬 채 이수와 치수, 친수공간조성사업 중심으로 하천정비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하천생태계를 파괴하는 과거로 복귀하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창릉천 통합하천 사업의 밑그림을 그릴 때, 수질개선과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 기능의 복원 범주 내에서 하천의 생태적 건강성 회복을 최우선 목표로 사업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자문위원단 명단을 보면 생태분야 전문가가 한 명도 없습니다. 창릉천이 건강한 생태축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생태적 관점에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생태분야 전문가를 추가로 위촉할 것을 촉구합니다.

또한, 창릉천 통합하천사업은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국민정책디자인과 리빙랩처럼 수요자이자 이해당사자인 주민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고, 의견을 수렴하여 사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이는 창릉천 통합하천 사업이 종료된 이후에도 하천의 유지·관리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덕양산 행주산성에서 바라본 창릉천과 북한산.
덕양산 행주산성에서 바라본 창릉천과 북한산.

창릉천 통합하천사업을 소개하는 문구는 ‘역사, 자연, 문화, 휴식이 어우러진 명품 하천으로 재탄생’입니다. 창릉천이 명품하천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생태적 건강성 회복을 전제로 한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사업이 진행되어야 합니다. 

창릉천은 계절의 변화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공간이자 사람과 동물 등 다양한 생물들이 어우러지는 공간입니다. 이 공간이 지금보다 더 다양한 생물 생태계가 거닐 수 있는 곳으로 거듭나는 기회이자, 고양시의 또 다른 랜드마크로 변모할 수 있는 기회로 통합하천사업이 추진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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