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훈 ‘다해’ 대표 - 시의원에서 청소전문업체 대표와 플랜테리어 디자이너로 새 삶
아들 제안으로 청소업 창업
쉼 없는 연구와 장비 투자
품질 좋은 서비스로 입소문
플랜테리어 접목할 꿈 꿔
[고양신문] “청소란 정리 정돈하면서 깨끗하고 쾌적하게 위생적 환경을 만드는 작업을 말한다. 내가 닦는 이 유리창은 그동안 수많은 기쁜 사연, 가슴 아픈 사연, 지워버리고 싶은 사연들을 주인과 함께 마주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유리창의 묵은 때를 깨끗하게 벗겨내고 투명하게 만들어 유리창 주인의 마음을 위로하고 응원하고픈 마음으로 청소한다. 단순히 청소만 하는 아저씨가 아니라 청소를 통해서 고객의 건강한 마음과 정신, 긍정적 에너지를 충전해 드리는 청소하는 아티스트가 되고자 오늘도 난 열심히 뛴다.” - 양훈 다해 대표의 페이스북 글 중에서 -
자신과 약속대로 시의원 불출마
지난해까지 시의원으로서 누구보다 활발하게 의정활동을 펼쳤던 양훈 전 고양시의원이 청소전문업체를 창업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건 5월 초였다. 양훈 전 의원이 아름다운가게 마두점을 찾아 직접 청소 봉사를 했는데, 고양신문에 뉴스로 다뤄줄 수 있겠냐며 동료였던 시의원이 보도자료와 사진을 보내온 것.
2019년 연말 ‘고양시 가구산업 보호·육성 촉구 결의안’을 대표 발의하고 재석 의원 33인 중 32인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킬 당시 만났던 젠틀하고 에너지 넘치던 모습이 불현듯 떠올랐다. ‘시의원 하던 사람이 청소를? 양 의원이 기사화하는 걸 좋아할까요?’라는 물음에 그 동료의원은 ‘기사화해준다고 하니 오히려 고맙다는데요’라는 답을 보내왔다. 그럼 내친김에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자고 연락을 취하고 덕이동에 있는 사무실을 찾았다. 중년의 나이에도 절대 지치지 않을 것 같은 그의 체력과 정신력의 원천은 특유의 긍정 에너지로부터 비롯되고 있음이 틀림없어 보였다.
청소업에서 찾은 새로운 비전
“아들의 제안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지난해 말 군대 제대를 앞둔 아들이 전역하면 학교로 복학하지 않고 청소업을 해보겠다고 하는 거예요. 여러 가지 자료를 찾아보고 조사를 해보니 청소업이 유망사업이라고 하면서 말이죠. 그런데 정말 살펴봤더니 청소업이 비전 있는 사업이더군요. 그래서 바로 11월부터 서울 동대문에 있는 학원에 다니면서 청소와 에어컨 수리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고, 자격증이 없는 분야는 해당 분야의 대가라 불리는 사람들을 찾아가 하루에 100만 원씩 수업료를 내고 직접 배웠어요. 11월부터 3개월간 학원비와 수업료로 지출한 금액만 해도 1000만 원이 넘습니다. 그리고 올해 2월 사무실을 내고 개업해서 사업을 이어오고 있죠. 지난 4월 군대에서 제대한 아들도 마침내 합류해 함께 열심히 현장을 누비고 있습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기호 ‘나’ 번을 받고도 당당하게 당선의 영광을 안으며 활발히 의정활동을 펼쳤는데 왜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재선에 도전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양 대표는 “사실 시의원도 제가 원해서가 아니라 주위 분들이 하도 권유를 해서 딱 4년만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하게 된 것”이라며 “시의원 하면서 가져다주던 생활비가 전 직장 다닐 때보다 절반 이하로 줄어들고, 또 마음 편히 가족 여행도 한번 가보지 못해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컸다”고 말했다. 애초 약속대로 딱 4년 시의원으로서 충분히 봉사했으니 이제는 자신이 하고픈 일을 하며 제2의 삶을 준비하겠다는 생각에 내린 결정이란 설명이다.
고객 아닌 자신이 만족할 때까지
다해는 종합청소전문업체다. 유리창 청소, 간판 청소, 시트지 제거, 에어컨 청소, 상가나 건물 가정집 청소 등 청소가 필요한 어느 곳이든 달려가 기존 업체와는 차원이 다른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부분 업체가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인해 저렴한 인건비와 재료를 사용하기 마련인데, 양 대표는 아들과 함께 쉬지 않고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장비와 청소 용액 등 재료에 대한 투자에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미 장비 구매 등에 4000만 원 이상을 투자했다. 누구보다도 질 좋은 청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가격으로 흥정하는 고객이 있다면 다른 싼 곳을 찾으라며 주저하지 않고 뒤돌아선다고.
“저희는 청소할 때 고객이 아니라 저희 자신이 만족할 때까지 최선을 다합니다. 이 정도면 됐다고 해도 제 생각엔 아직 충분치 않다고 조금 더 해야겠다고 오히려 고객을 설득하기 일쑤죠. 그러다 보니 개업한 지 얼마 안 돼 아직 다해에서 청소 서비스를 아직 한 번도 안 받아 본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받아본 사람도 없을 겁니다. 그만큼 고객들이 저희 서비스에 만족하고 계속해서 연락을 주고 소개도 많이 해주고 계시다 보니 하루하루 지날수록 일이 점점 더 늘고 있습니다.”
양 대표는 순 수익금의 10%를 기아대책 단체에 기부하고, 매월 한 번씩은 봉사단체를 찾아 청소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다해가 소외된 아동과 이웃, 그리고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되면 좋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플랜테리어 디자이너 꿈꿔
사실 양 대표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은 플랜테리어 디자이너로서의 일이다. 고교 시절 미술학도를 꿈꾸며 미대 진학을 원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군에 입대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25년 전 홀로 창안했지만, 그동안 가슴 한구석에만 간직하고 있던 플랜테리어는 지금 다해의 청소사업과도 충분히 연계할 수 있다고 그는 생각한다.
플랜테리어(plant 식물 + interior 인테리어의 합성어)는 실내 공간에 식물이나 화분 꽃 등으로 포인트를 주는 인테리어로, 살아있는 식물이나 조화 등을 사용하거나 그 둘을 적절히 배합해서 인테리어를 할 수도 있다. 양 대표는 실제 자신의 사무실 일부를 플랜테리어로 꾸며 놓기도 했다.
“지금은 주로 관공서나 병원 등 대형 공간에서만 플랜테리어가 시행되고 있는데, 생활 수준이 높아질수록 가정이나 일반 사무실로도 확산할 거에요.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가구를 많이 바꿨다고 하잖아요. 또 도시의 삶은 약간 삭막한 느낌이 있다 보니, 오랜 시간을 머무는 실내 공간은 조금 더 감성적이고 자연 친화적 분위기로 만들고 싶은 욕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자연스레 플랜테리어에 대한 수요가 늘 것이고 플랜테리어와 다해의 청소 서비스를 접목한다면 새로운 사업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종합청소전문업체 다해
주소 : 고양시 일산서구 장자길118번길 26
전화 : 010-5321-8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