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현 고양시화훼연합회장

권기현 고양시화훼연합회장.
권기현 고양시화훼연합회장.

코로나 종식 후 비전 제시
생산 아닌 유통허브 키워야
신품종 개발도 무시못해


[고양신문] “고양시가 화훼산업의 메카라고는 하지만 도시가 발달하면서 농사지을 땅은 좁아지고 농가 수도 줄어들고 있어요. 더 이상 생산단지로서의 명맥을 이어가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화훼 명품도시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선 기존 방식이 아닌 혁신이 필요해요. 고양시화훼연합회가 이러한 혁신의 중심축이 되어 고양 화훼산업을 일으킬 수 있길 희망합니다.”

고양시 300여 농가가 연대해 고양시화훼연합회가 발족한 지 3년이 지났다. 코로나로 인해 올해 2월에 들어서야 창립총회를 열어 분화, 절화, 선인장, 난, 초화, 분재 총 6개 분야 화훼인의 목소리를 어렵사리 모은 만큼 고양시화훼연합회의 비전은 원대하고, 또 간절하다. 그간 연합회 차원의 적극적인 활동이 없었다며 진한 아쉬움을 비친 권기현 화훼연합회장은 ‘혁신’과 ‘소통’을 강조했다. 기존에 고양시가 집중해 온 생산만 챙기는 것이 아닌 유통구조, 신품종 개발 등에서 변화를 이뤄내고, 이 모든 과정은 화훼인들의 하나된 ‘소통’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
 
'생산' 아닌 '유통'으로 변혁 이뤄야
현재까지도 고양시 화훼산업의 주력 분야는 ‘유통’보다는 ‘생산’이다. 대표적으로 원당동, 주교동에 있는 고양 화훼단지 대부분이 그린벨트로 지정되어 있어 농산물 거래에 제한이 많다. 그런 까닭에 화훼인들은 유통보다는 생산에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 그러나 신도시 개발로 고양시가 도시화되며 농지 축소, 농가 수 감소 등 꽃 농사가 불리해진 현재 상황에서 생산에만 몰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 권 회장의 의견이다.

권회장은 “앞으로 고양시가 화훼도시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생산에서 유통 중심으로의 빠른 전환이 필요하다”라며 “양주, 광명, 과천 등 경기북부의 대형 유통 시설이 없어지는 추세인데 이를 기회 삼아 고양시에 유통허브를 마련해 경기북부 화훼거래의 중심지로 거듭나는 것이 유일한 살길”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그는 지역 화훼농가 생산물 유통 효과를 높이기 위한 ‘로컬 꽃 매장’ 신설 등 지역특화적 유통방식 또한 강조했다.

현재 고양시에는 수도권화훼종합유통센터가 들어서 있지만, 경매·도매 위주의 부분적 운영으로 중소화훼인들 주도의 소매 거래는 어려운 실정이다. 권 회장은 “도매를 통한 대량 거래도 중요하지만, 소규모 화훼인들이 주도하는 소매 거래도 무시할 수 없다. 대형 거래센터에서만 유통이 이뤄지는 것이 아닌 각각의 소규모 거래가 이뤄져 그물망처럼 촘촘한 유통 벨트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소매를 통한 튼튼한 지역 화훼유통이 선행된다면 자연스레 농가들이 발전할 것이고, 그린벨트 등 현실적인 문제들은 연합회와 지자체 간 소통을 통해 해결 해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내년 고양시가 화훼산업 진흥지역으로 선정된다면 △생산지와 유통판매시설과의 연계 △부족시설 추가설치를 통한 복합산업단지화 등의 해당 사업 목표와 맞물려 보다 공격적인 유통 인프라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온실 시설·ICT 장비 지원 사업 인센티브 등 여러 혜택까지 더해진다면 농가 집적화까지 유도할 수 있어 자연스레 생산과 유통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된다. 이때, 이름뿐인 진흥지역이 아닌 실질적인 혜택을 담을 진흥지역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고양시화훼연합회의 역할이다.
 
신품종 개발, 로열티 모델 구축해야

2023년 고양국제꽃박람회장에서 공개한 신품종을 소개 중인 권기현 회장.
2023년 고양국제꽃박람회장에서 공개한 신품종을 소개 중인 권기현 회장.

고양시화훼연합회가 유통과 더불어 관심을 두는 두 번째 혁신은 ‘신품종 개발’이다. 고양시만의 독자적인 품종 개발을 통해 ‘화훼도시로서의 이미지’와 ‘로열티 수익구조’ 강화를 이뤄내겠다는 것. 권 회장은 “고양시의 경우 재배 기술은 몇십 년간 노하우가 많이 축적됐지만, 신품종 개발은 타 국가의 화훼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라며 “원천기술인 신품종 개발을 개인 육종가들이 이뤄내 부가가치를 높이고 다른 나라로 수출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권 회장이 이상적으로 꼽는 비즈니스 모델은 바로 네덜란드 화훼산업이다. 네덜란드 정부는 작물품종개량, 종자 기술 연구, 화훼서비스를 연구하는 기업 연합체인 ‘시드밸리’를 통해 신품종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곳에서 개발된 신품종을 생산비용이 저렴한 나라에서 재배해 막대한 유전자 로열티를 챙긴 것이 현재의 네덜란드도 위상을 만들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권 회장을 중심으로 고양시화훼연합회는 고양시 실정에 맞는 이른바 ‘로열티 모델’을 테스트 중이다.
 
연합회가 소통의 중심 되길
고양시 화훼농가를 대표하는 고양시화훼연합회는 혁신도 중요하나, 그 이전에 화훼인들의 목소리를 모으는 소통의 장 역할에 집중할 계획이다. 화훼산업 소통의 중심축으로서 화훼 관련 각종 심의, 평가, 자문 위원회 등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며 코로나 종식에 따라 자체 세미나, 회의 등을 통해 회원 농가 간 네트워크를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