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 직원 12명, 기자회견 열고 사무국장 규탄 및 징계 촉구
[고양신문] 고양시체육회가 최근 사무국장의 직장 내 괴롭힘과 부당노동행위 문제 등으로 직원들이 집단 반발에 나서면서 큰 파문이 일고 있다.
11일 고양시체육회 직원 12명은 호소문을 통해 “사무국장과 모 팀장이 권위와 권력을 가지고 직원들에게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며 체육회 내부를 파탄시키고 있다”며 “올바른 판단을 통해 가해자들의 엄중한 처벌을 요청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직원들은 앞서 지난달 말에도 노조 명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거론한 바 있다.
본지에서 파악한 체육회 내부 진상조사 결과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사무국장 K씨의 직장 내 괴롭힘 사례는 직원들에 대한 폭언부터 과도한 의전강요, 불합리한 업무지시, 근거없는 휴가반려 등 다양했다. 익명을 원한 한 직원은 “취임 첫날(4월 3일)부터 사무국장이 매일 아침 9시에 직원들을 운동장에 불러 모아 트랙을 걷게하고 체조를 시키는 등 불합리한 지시를 강요했다”며 “비상행정체계라는 이유로 휴가나 조퇴도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했고 ‘개인사유’라고 써내면 구체적인 이유를 집요하게 캐묻거나 서면 제출을 요구하는 등 괴롭힘 수준이 심각했다”고 토로했다.
다른 한 직원 또한 “도민체전 기간 동안 뭐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직원들에게 폭언을 일삼았고 끝난 뒤에는 본인의 아침 식사를 챙기지 않았다는 점, 중간에 나가서 담배를 피웠다는 점, 타 시군 회장과 국장들에게 본인을 소개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질타를 하며 사무국장에 대한 의전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며 “평소에도 워낙 고압적인 태도로 부당한 지시를 강요하다 보니 대다수의 직원들이 너무 힘들어 하고 있으며 이 중 몇 명은 정신적 고통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심화되자 직원들은 관련절차에 따라 5월 말 안운섭 고양시체육회 회장에게 직접 신고했고 결국 6월 2일 안운섭 회장은 사무국장과 직원들에 대한 분리조치를 결정했다. 하지만 분리조치 이후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결국 6월 7일 전체 회의를 통해 사무국장에 대한 직무정지 결정이 내려졌다. 이후 노무사 등 외부인사로 구성된 진상조사위원회를 통해 조사가 진행됐으며 27일 최종결과보고서를 통해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됐다. 이 과정에서 피해직원들에 대한 면담 뿐만 아니라 당사자인 사무국장에 대한 소명절차도 함께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체육회 이사회 관계자는 “인사규정에 따라 구성된 고충처리심의위원회에서 보고서 내용을 검토한 뒤 해당 사안에 대해 직장 내 괴롭힘이 분명하다는 심의결과를 보고받았다”며 “되도록 내부적으로 해결하고 싶었지만 이미 피해직원이 14명에 달하고 이중 일부는 퇴사까지 하는 등 문제가 심각해진 상황이어서 외부에 알리게 됐다”고 전했다. 현재 사무국장은 직무정지 결정 이후에도 여전히 사무실에 출근을 하고 있어 직원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체육회 사무국장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사무국장 K씨는 “4월에 새로 취임한 뒤 조직혁신을 위해 몇가지 변화를 시도하긴 했지만 부당한 지시는 하지 않았다. 설사 문제가 있다고 해도 회장에 의한 업무지시가 전부이며 이번 사태는 저에 대한 일방적인 매도에 불과하다”고 항변했다. K사무국장은 "오히려 체육회 회장이 최근 이슈화 된 채용비리 문제를 덮으려고 보복성 인사 조치를 내린 것”이라며 “현재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직무정지에 대한 구제신청을 요청했으며 고양시 차원의 진상조사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안에 대해 한 노무법인 관계자는 “아침 조회시간에 구보를 시킨 행위나 휴가신청에 대해 별다른 이유 없이 간섭하는 행위 등은 모두 관련 법규와 고용노동부 지침에 위배되는 사안”이라며 “특히 사무국장이 직원들이 노동조합 활동을 위한 공가 신청을 낸 것에 대해 불허하고 탈퇴를 종용하는 발언까지 한 것은 명백한 노조탄압 행위로 법률위반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한편 체육회 이사회 측은 이번 진상조사 결과에 따라 조만간 인사위원회를 열고 징계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사회 관계자는 “진상조사 보고서와 고충상담위원회 등을 통해 중징계 의견이 나온 만큼 이를 바탕으로 인사 조치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