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온 가족 행복 프로젝트 : 알로록 달로록>

11명 작가가 보여주는 ‘나만의 색’ 이야기
관객참여로 완성되는 흥미로운 아이템 가득
전시 관람 후 작품 만들어보는 특별한 경험
9월 17일까지,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 

[고양신문] 장마가 길어져 우기의 계절이 온 것 같은 요즘 아이들과 어딜 갈까 고민이 된다. 마침 시원한 미술관에서 알록달록 색들이 가득한 작품들을 만지고 소리를 들어보며, 직접 작품 속에 참여해 작가가 되어보는 멋진 경험을 할 수 있는 전시가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 한달음에 달려갔다. 

여름방학을 맞이해 고양문화재단이 마련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전시회 <온 가족 행복 프로젝트 : 알로록 달로록> 전이 7일부터 9월 17일까지 고양시립 아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고양아람누리 에 자리하고 있는 아람미술관은 개관 이래 다양한 장르의 수준 높은 전시를 선보였으며, 올해 리모델링을 통해 교육실, 상설전시장, 아트 라운지, 아카이브실을 새롭게 단장했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행복한 동심 여행  

<알로록 달로록> 전시는 일상에서 접하는 ‘색’을 주제로 다양한 장르의 현대미술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이자, 고양시립 아람미술관이 어린이 특별 전시로서는 5년 만에 기획·제작해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은 어렵다’라고 생각하는 어린이들의 회색 생각을 알록달록 무지개색으로 가득 채워줄 참여형 작품들이 가득하다. 미술관에서는 작품을 보기만 해야지, 만지면 안 된다는 규칙이 있다. 오감으로 작품을 느끼는 아이들은 아무리 멋진 작품도 보기만 하는 건 금세 지루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 전시장 곳곳에는 아이들이 직접 작품에 그림을 채워 넣어 ‘색’을 완성해 가는 빈 캔버스와 색칠 도구들이 가득하다. 누구나 어릴 적에는 원색에 가까운 옷을 입다가 점점 무채색으로 변해간다. 때문에 어린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동심으로 돌아가 다양한 색을 접하고 나만의 색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즐길 수 있다.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는 코너.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는 코너.

관객들이 함께 채워나가는 미완의 캔버스

전시는 11팀의 작가가 참여해 각자의 관점에서 자신만의 색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했다. △‘꽃바람’으로 모네의 정원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는 아리송 △꿈속에서 본 도시의 이미지를 재해석한 정성진 △나무의 수령에 따른 색의 변화와 일상의 변화를 가구 오브제와 사운드 설치로 풀어낸 안민옥+김강산 △점토를 주소재로 살고자 하는 욕망이 담긴 ‘살아있는 덩어리’를 색으로 표현한 정지숙 작가의 코너를 만날 수 있다. 

또한 △자연의 숨을 파란색 바다의 형상으로 재현한 우정아 △버려진 것들에 색을 입혀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는 FORI △호수에 비친 자연의 색, 수색(水色)을 크레파스로 만든 정가윤 △‘Code Green’ 연작을 통해 초록빛으로 예술의 기능과 역할에 질문을 던진 이정윤 △색약을 가진 눈으로 바라본 사과의 모습을 다양한 색으로 표현해 색에 대한 의미를 다시 찾는 이민걸 △상상으로 작가의 세계를 알록달록 뾰쪽뾰쪽한 도시로 구축한 김은미가 참여했다. 

정가윤 작가의 물에 반사된 호수의 색.
정가윤 작가의 물에 반사된 호수의 색.

특히 고양시에 거주하는 발달장애인 예술가인 최명은 작가와 함께하여 더욱더 뜻깊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림을 그려온 최명은 작가는 3번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아이들의 시선으로 그리는 직감적이고 과감한 색을 선택해 일상의 행복이 담긴 그림을 선보이고 있다. 

일산의 대표 휴식 공간이자 자랑인 호수공원에는 계절마다 다양한 색들이 향연을 펼친다. 정가윤 작가는 회색빛 도시에 만든 인공호수인 일산호수에 반사된 물의 색을 찾아내 크레파스를 제작했다. 관람객들은 자신만의 호수의 색을 골라 미완성 된 캔버스를 채워가는 작가가 되어본다. 작가의 캔버스에 참여한 관람객들의 그림들은 탄성이 나올 만큼 재치가 가득한 그림들이 가득했다.

이정윤 작가 코너. 사용하지 않는 초록색물건을 가져오면 전시장에서 작품으로 변신한다.
이정윤 작가 코너. 사용하지 않는 초록색물건을 가져오면 전시장에서 작품으로 변신한다.

집에서 가져온 초록색 물건도 ‘작품’

이번 전시에 참여 중인 이정윤 작가의 ‘Code Green : 초록의 의미’ 작품에 사용되는 재료인 초록색 물건을 가져오면 작품 일부로 전시되고, 전시 초대권을 선착순 150명에 한해 증정하는 행사도 진행중이다. 미술관 관계자는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초록색 물건이 미술작품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통해 재사용의 가치와 긍정의 의미가 있는 초록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초록의 의미’ 코너에는  직접 작가가 되어 그린 그림을 전시하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참여한 어린이들의 작품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고양시립 아람미술관에서는 전시 연계 교육 프로그램인 ‘감상 + 란’을 운영하고 있다. 전시 관람 후 교육실에서 아이들이 미술 작품을 만드는 전시연계 교육 프로그램은 매주 금·토·일요일 8세~13세를 대상이며, 별도의 참가비를 받는다. 미술관이라는 멋진 공간에서 아이들이 특별한 미적 경험을 가져보는 시간을 선사해준다. 
관람료는 청소년어린이 8000원, 성인 4000원이며 고양시민, 문화가있는날, 단체 등 다양한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이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문의 031-960-018

김은미 작가의 '색의 도시' 작품.
김은미 작가의 '색의 도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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