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경제포럼-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
암 원인, 흡연·음식 가장 많아
원인 알고 습관 고쳐 예방 중요
무료암검진 참여율 낮아 아쉬워
고양바이오단지 조성 서둘러야
[고양신문]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이 고양경제포럼(회장 이상헌) 7월 정례모임에서 ‘암예방과 건강관리’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12일 소노캄 호텔에서 열린 강연에는 이용우·홍정민 국회의원, 김운남 시의원 등 지역정치인과 경제인, 각 분야의 의료종사자들이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이날 행사에는 이른바 ‘길거리 흡연’을 규제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추진한 이근진 전 국회의원도 참석해 이목을 끌었다.
지난 2021년부터 국립암센터 원장을 맡아온 서홍관 원장은 의료인뿐 아니라 금연·암예방 운동가로도 유명하다. ‘담뱃갑 경고그림 도입’ ‘금연진료에 대한 보험금 지급’ 등 금연정책 활성화에 쏟은 노력을 인정받아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기도 했다. 현재 국립암센터국제암대학원대학교 총장직도 겸임하며 학술활동도 활발히 이어오고 있다.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서 원장은 국내 사망원인으로 암이 가장 높다는 통계와 함께 “국민이 원하는 것은 암 치료를 잘 받는 것이 아닌 암 발병 자체를 겪지 않는 것”이라며 “암 예방을 위해선 우선 암에 대해 잘 알고, 평소 습관을 통해 적절히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본 강연을 준비했다. 오늘 참석하신 분들을 암센터에서 환자로 뵙지는 않길 바란다”라로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흡연·식습관만 고쳐도 대부분 예방
국제암연구기관(IARC)의 세계 암 보고서에 따르면, 암의 주요 원인은 ‘흡연’이 30%로 가장 많았으며, ‘음식’이 28%로 2위를 차지했다. 이밖에도 만성감염(19%), 직업(5%), 유전(5%) 등이 차례로 뒤를 이었다.
서 원장은 “한국인 암 사망률 1위인 폐암 원인 중 90%가 흡연이고, 위암·대장암은 각각 짠 음식, 고지방 육류 등이 주원인”이라며 “각 종류별 암 발병원인을 정확히 알고, 일상 속 잘못된 습관을 고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의 원인을 설명하며 ‘올바른 암 지식습득이 먼저’라고 덧붙였다.
이날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쇠고기, 돼지고기를 매일 주식으로 하는 사람들은 한 달에 한 번 미만으로 섭취하는 사람들에 비해 대장암 발생 가능성이 2.5배 높았다. 또한 채소와 과일 등을 섭취하면 식이섬유가 장내 독성물질을 흡착해 장 접촉시간을 줄여주어 대장암 발병 가능성을 현저히 낮춘다. 사소한 식습관 하나만 고치더라도 대장암 발생률이 현저히 줄어드는 것이다.
늦기 전에 조기검진해야
원인을 알았다면 그 다음 단계는 제때 암을 발견하는 것이다. 서 원장은 암의 3분의 1은 습관 개선으로 예방하고, 3분의 1은 검진을 통한 조기진단 치료로 완치하며, 나머지 3분의 1은 의료기술을 통해 완화해 단계적인 ‘암 정복’을 이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중에서 특히 강조한 것은 ‘조기진단’이다. 국립암센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국가암검진사업 참여율은 2018년 기준 60퍼센트를 웃돌고 있다. 서 원장은 “우리나라 국가암검진 시스템이 타 국가에 비해 매우 질이 높음에도, 막상 참여율이 그리 높지는 않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건강보험 가입자 및 피부양자, 의료급여수급권자에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위암, 간암, 대장암 등은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발견할 수 있고, 조기에 치료할 경우 90% 이상 완치할 수 있기에 국가가 제공하는 조기검진으로 사전에 암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좋다. 이밖에도 정부는 저소득층 암환자를 위해 소아암환자는 연간 최대 3000만원, 성인암환자는 최대 300만원의 진료비를 지원하는 암환자의료비지원사업 등 다양한 보조 사업도 운영 중이다.
이어 그는 “의료기술만이 건강을 보장한다는 생각은 시대착오적이고, 의료기술을 많이 이용한다고 해서 건강이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라며 “의료기술은 앞서 언급한 조기검진뿐 아니라 일상습관 개선, 예방적 치료 등이 맞물려 다양한 건강전략 속에서 이뤄져야 효과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양시·암센터가 전국 의료산업 주도하길
국립암센터는 설립 이후 지역 주민들에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뿐 아니라, 한국 암 의료기술 향상 전반에 있어 많은 노력을 이어 오고 있다. 서 원장은 “국가암검진사업의 초석을 다진 것이 국립암센터”라며 “이밖에도 대한민국 암 통계를 수립하는 등 의료서비스 질 개선을 위한 기초 연구조사 작업에도 많은 성과를 거둬왔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바이오 클러스터 단지에 대해 그는 “고양의료기술 발전의 허브가 될 클러스터 단지가 생긴다면, 킨텍스 일대에 개발될 암센터 연구소를 중심으로 고양 바이오산업을 주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다만, 대구 오송 등 바이오클러스터에 적극적인 지역들이 많은 만큼 안정적으로 의료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서 시는 단지 조성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