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주 기자의 공감공간] 선인장 체험농장 ‘칵티부부’

법곳동에 새로 문 연 600평 선인장 나라
초대형 선인장부터 아기자기 테라리움까지
어른부터 아이까지 볼거리 즐길 거리 가득   

일산서구 법곳동에 자리한 '칵티부부' 농장은 멕시코 사막을 옮겨놓은 듯한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일산서구 법곳동에 자리한 '칵티부부' 농장은 멕시코 사막을 옮겨놓은 듯한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고양신문] 물 한 방울 없는 메마른 모래사막에서도 초록의 푸르름을 가지고 자라는 선인장은 강인한 생명력의 상징이다. 선인장은 주로 일교차가 크고 건조한 기후대를 가진 멕시코와 미국과 같이 북중미 아메리카가 고향이다. 척박한 사막과 물이 귀한 곳에서 살아가던 선인장은 혹독한 기후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표피가 두꺼워지고 수분 증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잎이 퇴화하여 지금의 뾰족한 가시가 되었다. 

이처럼 물을 가끔 주어도 잘 자라고 추운 날씨에도 잘 견디기 때문에 선인장은 식물을 기르기 시작하는 초보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다. 사계절 내내 초록의 푸름을 간직하는 생명력으로 최근 트렌드인 ‘플랜테리어(식물+인테리어)’에서 인기가 높아져 가고 있지만, 뾰족한 가시를 가지고 있어 일반 식물원과 농장에서는 많은 종류의 선인장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선인장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기 위해 지난 5월 일산서구 법곳동에 문을 연 대형 선인장체험 농장 ‘칵티부부’로 한걸음에 달려가 보았다. 

둥글둥글 항아리를 닮은, 고양 거주 최소 30년 이상의 수령을 자랑하는 금호 선인장.
둥글둥글 항아리를 닮은, 고양 거주 최소 30년 이상의 수령을 자랑하는 금호 선인장.

농장 들어서면 이국적 선인장 세상

한창 초록빛이 짙어가는 송포평야의 너른 논을 지나면 600평 규모의 대형 선인장 농장 ‘칵티부부’가 나타난다. 입구의 파란 컨테이너에서 1인 입장료를 결제하면 선인장의 초록색을 닮은 컵에 원하는 음료가 제공된다. 사계절 내내 눈, 비가 오는 날도 춥거나 더운 날도 같은 온도를 유지하는 대규모 실내 하우스의 문을 열자 멕시코의 이국적인 사막으로 순간이동 한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농장에는 어른 키를 훌쩍 넘는 대형 선인장부터 아기의 손가락보다 더 작은 앙증맞은 선인장까지, 국내외에서 보기 힘든 희귀 선인장 100여 종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수령이 30년이 훌쩍 넘은 선인장 품종 ‘금호’는 둥근 달항아리를 닮은 몸통에 거대한 크기를 자랑한다. 20년이 넘어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정도로 천천히 성장하는 금호 선인장은 외국에서 수입할 당시에도 큰 크기였는데, 고양에서 30년간 자라온 농장의 터줏대감이다. 초록색 선인장들 사이에 유독 웅장한 자태의 하얀 소나무처럼 보이는, 이름도 무서운 ‘화이트 고스트’는 몸값이 만만찮은 희귀품종 선인장이다.

초록색의 선인장과 다르게 하얀 고목같이 보이는 화이트 고스트 선인장은 칵티부부 농장에서 만나는 고가의 희귀 선인장이다.
초록색의 선인장과 다르게 하얀 고목같이 보이는 화이트 고스트 선인장은 칵티부부 농장에서 만나는 고가의 희귀 선인장이다.

이외에도 작은 화분에 아기자기한 생김새를 가지는 선인장과 쭉쭉 뻗은 긴 키를 자랑하는 대왕각 선인장, 가시가 아예 없는 선인장, 하얀 털로 뒤덮여 보름달처럼 보이는 만월 등 종류도 모양도 다양한 선인장들이 구석구석 가득하다. 주인장 부부가 준비한 사진 명당에서 3m가 훌쩍 넘어가는 거대 선인장 군락 속에 서면 거인 세상에 온 기분을 즐길 수 있다.

생명이라고는 없는 것 같이 이글거리는 사막 한가운데에 우뚝 솟아 사람들에게 이정표와 희망을 주는 선인장은 한자로 신선 선(仙), 사람 인(人) 손바닥 장(掌)을 쓰며, 사람을 닮은 식물로 불린다. 양팔을 들어 올리고 수고했다고 안아줄 것 같이 서 있는 기운 넘치는 모습의 선인장을 만나보니 초록이 주는 긍정에너지가 샘솟는다.

대를 이어 선인장 농장을 경영하는 '칵티부부' 주인장 김인록(왼쪽), 최성찬 부부. 
대를 이어 선인장 농장을 경영하는 '칵티부부' 주인장 김인록(왼쪽), 최성찬 부부. 

세대 이은 선인장 농장의 새로운 변화

농장 이름 ‘칵티(Cactus)’ 는 선인장을 뜻하는 영어다. 김인록(아내), 최성찬 부부가 40년간 장항동에서 선인장을 길러오신 부모님으로부터 농장 경영을 이어받아 운영하면서 ‘칵티부부 체험농장’의 시대가 시작됐다. 이전에는 도소매 선인장 도·소매에만 중점을 두었다가 최근 법곳동으로 옮기면서 선인장의 매력을 많은 이들과 나누고자 체험농장을 열었다. 

농장 곳곳에는 평소 만나기 힘든 선인장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재미있는 공간들이 가득하다. 김인록 대표는 “흔히들 선인장을 기르기 쉽고 잘 안 죽는 식물로만 생각하는데, 직접 오셔서 보시면 선인장이 참 멋있는 식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실 거예요. 저마다의 개성을 가진 아름다운 품종들이 많거든요”라며 “휴양지의 정원에서 맞이하는 쉼이 있는 하루를 선물하고자 인테리어에 많은 공을 들였어요”라고 말했다.

놀이공간에서는 모래놀이를 신나게 즐길 수 있다.
놀이공간에서는 모래놀이를 신나게 즐길 수 있다.

부모님과 함께 방문하는 아이들을 위해 모래 놀이와 장난감도 가져다 놓고, 방문객들이 편히 쉴 수 있는 좌석도 여유 있게 마련해놓았다. 체험농장에서는 선인장에 대해 기초부터 심화 과정까지 배우는 가드닝 과정과 성인과 어린이를 위한 테라리움(유리 속 작은 정원) 수업을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선인장은 물을 많이 주면 오히려 뿌리가 상할 위험이 있으니 배수가 잘되는 흙에서 건조하게 기르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선인장 체험농장 ‘칵티부부’
주소 고양시 일산서구 법곳동 831
운영시간 금·토·일 오전 10시~오후 5시(일요일 12시 30분 시작)
문의 070-7954-4450

식물의 소중함과 초록이 주는 에너지를 경험할 수 있는 테라리움 가드닝 체험.
식물의 소중함과 초록이 주는 에너지를 경험할 수 있는 테라리움 가드닝 체험.
이국적인 휴양지의 하루를 선물하는 칵티부부의 선인장 정원.
이국적인 휴양지의 하루를 선물하는 칵티부부의 선인장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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