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넷 7월 월요시민강좌]

이종원 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자연에서 배우는 친환경 건축’ 강의
녹색 건축에 대한 시민 관심 요청 

건강넷 '월요시민강좌' 초청으로 강연을 하고 있는 이종원 건설연 수석연구원. 
건강넷 '월요시민강좌' 초청으로 강연을 하고 있는 이종원 건설연 수석연구원. 

[고양신문] 급격한 기후 변화가 전 지구적으로 진행 중이다. 현대 사회의 모든 과학기술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간이 거주하는 건축물들도 에너지 절약과 환경보존을 위한 방향으로 진화 중이다. 24일 사과나무치과병원 7층에서 진행된 ‘생명과 건강을 살리는 월요시민강좌’에서 이종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건축에너지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자연에서 배우는 친환경 건축’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다. 30대 중반의 박사가 들려주는 강의는 흥미진진했다. 

건축공학과 도시계획학을 전공한 이종원 연구원은 2020년 세바시 강연을 통해 ‘창문 사진 수집가’로 이름을 알렸다. 에너지 빈곤에 처한 이웃들의 창문 사진들을 데이터베이스로 축적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방법이 주목을 받았다. 그 후 TED, 필더사이언스, 사이언스 슬램D 등 다양한 강연과 방송출연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과학기술을 친근하게 전하며 ‘과학커뮤니케이터’라는 호칭을 얻었다. 

강연에서 이종원 연구원은 △동물들의 건축환경기술 △인류의 건축환경 기술 변천사 △인류와 친환경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폭넓게 들려줬다. 그는 “건축환경 논문 자료를 찾다 보니, 모든 동물들은 친환경 건축을 하고 있었다. 먼저 그것을 소개해 드리겠다”는 말로 강의를 시작했다. 

“옛날에 집은 쉘터(Shelter)라는 개념이었는데요. 인간과 동물이 햇볕이나 비를 피하고, 눈이나 추위를 피하기 위한 은신처였죠. 주변 환경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고, 쾌적하게 만들어주는 공간이기도 하고요. 이 개념에서 집이 발달했습니다.”

이어서 그는 어마어마한 규모로 유명한 흰개미집, 육각형 구조의 말벌집, 환기가 완벽한 꿀벌집, 집 구멍의 지름을 2mm로 유지하는 세스랑게집,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집단베짜기새 둥지 등 동물들의 놀라운 건축 모형을 소개했다.

“6mm 크기의 흰개미는 자기보다 천 배나 큰 6m 짜리 집을 짓는다”면서 “겉에서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반을 잘라보면 모세혈관처럼 아주 복잡하게 나눠져 있으며, 수억 마리가 사는 그 건축물의 맨 아래쪽에는 습도를 조절하기 위해 키우는 버섯이 있다”고 말해 감탄을 자아냈다. 침, 배설물, 죽은 동료의 사체와 흙을 결합시켜 만든 건축물은 환기 구조도 대단하다고 덧붙였다. 

흰개미집을 참고해 인간이 만든 건축물도 소개했다.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건물은 아프리카 짐바브웨에 있는 ‘이스트케이스 쇼핑 센터’라고 한다. 1996년에 준공된 이 건물은 자연냉방을 사용한 세계 최초의 건물로, 같은 규모의 건축물에 비해서 전력소모는 10분의 1에 지나지 않고, 에너지 소비는 35%나 감소시킨 친환경 건축물이라는 것이다.

건강넷 월요시민강좌는 매월 넷째 주 월요일 저녁 7시에 열린다. 
건강넷 월요시민강좌는 매월 넷째 주 월요일 저녁 7시에 열린다. 

이어 우리나라의 건축이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들려줬다. 어둠침침한 동굴에서 거주하기 시작한 조상들이 움집, 초가집, 한옥집, 공동주택으로 발전하는 과정은 흥미로웠다. 그의 강의는 건축물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친환경 건축의 필요성을 일깨워 줬다. 우리나라의 현대 건축물로는, 에너지 절감효과를 극대화한 세종시 정부청사의 옥상정원과 서울시청 신청사의 그린월이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고 한다.

고양시의 경우, 에너지 성능 개선을 위한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 사업’이 시행 중이라며, 그린리모델링을 하면 비용의 50%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이어 “친환경 건축을 위해 대전시에서는 지자체와 시민단체 등이 함께 문제해결 모델을 개발했다”면서 “고양시도 주거 에너지 환경 개선에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강연을 마무리했다. 한 참가자는 “대학원 수준의 강의를 잘 들었다”면서 “친환경 건축에 대한 구체적인 예를 알 수 있는 흥미로운 강의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양신문-건강넷-사과나무의료재단이 함께 주최하는 ‘생명과 건강을 살리는 월요시민강좌’는 매월 넷째 주 월요일 오후 7시에 열린다. 8월 28일에는 박도영 닥스메디 오랄바이옴 수석연구원이 미생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이날 강의는 예외적으로 닥스메디빌딩 지하1층에서 진행된다. 문의 010-6591-2900

강연후 참석자들이 초청강사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강연후 참석자들이 초청강사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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