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경 오카리나 연주자
학창시절 음악교사가 꿈, 일본유학서 오카리나 만나
한·일 교류 음악회도 열어, 생활속 음악전도사로 활동
[고양신문] “원래 고등학교 음악 선생님이 꿈이었어요. 초등학교 때 KBS 어린이 합창단으로 활동하며 음악가 꿈을 키웠어요. 음대에 도전했다 실패하고 일본어 교육학과에 입학했어요.”
유은경 오카리나 연주자는 음악 선생님의 꿈을 접었던 상황을 이렇게 들려줬다.
유은경 연주자가 오카리나를 처음 만난 건 1992년 일본유학 시절이다. 음악에 대한 미련과 고국에 대한 향수, 타국의 외로움이 있던 그때 우연히 듣게 된 오카리나 음색이 그를 위로했다. 듣고 있노라면 마음을 안정시키고 외로움으로부터 구원받는 느낌이었다. 종이와 나무 흙 등으로 만든 오카리나의 자연 음색이 그의 마음을 빠르게 훔쳐 갔다. 2년 뒤 한국에 귀국 후에도 오카리나를 손에서 놓지 않았고, 연습하고 어깨너머로 배우고 학습했다. 실력은 날로 늘어 어느덧 10여 년이 흘렀다.
오카리나라면 누구보다 열정적인 그의 주변에 오카리나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는 고양YWCA, 고양하나로마트 문화센터, 생협, 한살림 등에서 강사로 활동했다. 그러면서도 늘 연습과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관객과 직접 만나고 싶어 버스킹을 했고, 수강생들과 함께 2009년 12월 12일 ‘유은경과 함께하는 오카리나 음악회'를 시작으로 2019년까지 총 16회를 열었다.
시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연주활동에도 힘썼다. 2018년 고양버스커스 1기로 시작해 시민들과 호흡하는 거리공연에 익숙해졌다. 2018년과 2019년에는 일본인 제자들과 한·일 양국을 오가며 세 차례의 한·일 오카리나 교류 음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의미가 있는 곳이면 왕복 100㎞의 거리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는 그는 사할린 동포를 만나기 위해 문산에도 갔으며, 해마루촌 주민을 만나러 최북단 전진교를 건너기도 했다.
어떤 화려한 무대보다 유은경 연주자가 의미를 두는 활동이 있다. 파랑새 앙상블과 2014년부터 시작한 5년간의 명지병원 로비음악회다. 아픈 환자들에게 잠시라도 힐링의 음색을 들려주며 관객들이 정말 즐거워하는 모습을 경험했고, 스스로도 행복했기 때문이다.
그에겐 오카리나만 있으면 어디든 무대다. 세계인과 만나는 유튜브도 그중 하나다. 2012년 9월 첫 유튜브 방송을 한 ‘유은경의 오카리나’ 채널에는 그의 연주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각종 공연과 음악회 등 840여 개의 동영상이 올라가 있다. 인터넷을 발판으로 유튜브 라이브 수업도 경험했으며, 연습생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있다.
지난 7월 21일에는 중산동 고봉초 강당에서 학생과 교직원 등 400여 명이 참여해 ‘거리로 나온 예술 방문공연’을 가졌다. 지역 음악인들과의 협연은 고봉초 학생들에게 큰 인기였고, 그 호응은 폭발적이었다. 댄스와 악기 공연 등 기존의 무대와는 다른 새로운 시도였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채로운 맞춤형 공연은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아트센터가 주관한 고봉초교 공연은 유은경 연주자에게 새로운 경험과 영감을 선사했다.
이미 8년 전부터 화정초·토당초·원중초·행주초·신능초·금화초 등에서 아이들에게 음악으로 행복감을 전해주고 싶어 등굣길 음악회로 학생들에게 힘을 주고 있다.
올해 5월 13일에는 2019년 여주 국제 오카리나 페스티벌에서 만난 일본의 유명 오카리나 연주자인 다카시 연주자, 사캬슌 연주자와 고양어울림극장에서 ‘Goyang in ocarina 한·일 오카리나 문화교류 음악회'를 했다. 지난 8월 4일 일본 도쿄 콘서트도 반응이 좋았다. ‘엄마의 바다’라는 연주가 나올 때는 큰 박수가 나왔으며, 그 공연을 보고 악보 요청이 많아 일본에서 악보집으로 출판도 하기로 했다.
“나를 버리고 누구와도 어울리는 수업을 하고, 개인적인 소양을 더 키워 오카리나로 세상을 둥글둥글하게 할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어요. 조만간 만들어질 것이라고 봅니다. 교육적인 면에서도 세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고 치유하고 공감하는 공연도 기획하고 있어요”라며 대중과 소통하는 여러 음악 문화를 기대했다. 오카리나로 4집 앨범을 낸 그는 생활 속에 스며드는 음악을 추구한다.
그의 음색을 느끼고 싶다면 8월 23일(수) 덕양구청 버스킹 존에서 퇴근길 음악회, 8월 26일(토) 오후 6시50분 고양어울림누리 돗자리영화제에서 유은경 오카리나 연주자를 만날 수 있다. 연주 일정을 보니 그는 고양시에서 누구보다도 바쁘게 움직이는 오카리나 연주자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