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포커스 - 스트레스성 통증 관리
조정구 국민건강보험일산병원 교수
스트레스는 자극에 대한 몸의 반응
교감신경 활성화와 근육 경직 유발
만성화 시 난치병적 상태로 이어져
통증의 악순환 고리 초기 차단 중요
[고양신문] 현대를 사는 사람들이 앓고 있는 질환의 원인으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스트레스다. 그러나 정작 스트레스가 무엇인지 그리고 왜 우리 몸에 통증을 일으키고 질병의 원인이 되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조정구 교수의 도움말로 스트레스의 원인과 그에 대한 적절한 조치 그리고 통증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봤다.
스트레스란 무엇일까?
스트레스는 위험한 상황에 대한 우리 몸의 반응이다. 낯선 상황에 부닥치거나 재정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혹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나타나기도 하는데, 아주 극한 위험 상황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끊을 수 없는 자극에 대한 반응이 바로 스트레스라고 보면 된다.
이러한 위해 상황에서 우리 자신을 손상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우리 몸에서 나타나는 화학적 반응은 사고나 위기 상황을 극복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우리 몸이 더는 지탱하지 못하고 병적인 상태로 접어들게 된다. 이 상태가 우리의 감정이나 사고방식 그리고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통증이다.
또한, 스트레스는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하는데, 교감신경은 심장을 빠르게 뛰게 하고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상승시키며 우리 몸 근육의 긴장도를 증가시킨다. 증가한 근육의 긴장도는 근육의 국소적 손상과 경직을 일으키고 경직은 근육 내의 혈류를 감소시켜 국소적 순환 장애를 유발한다.
이렇게 유발된 허혈은 혈관을 확장하는 물질들의 분비를 촉진하게 되는데, 이것이 통증 유발물질이다. 이렇게 증가한 통증 유발물질에 의해 초래된 통증은 근육의 경직을 더욱 악화시키고, 경직된 근육은 더욱더 근육 내 순환 장애를 일으켜 통증 유발물질 분비를 촉진해 통증을 악화시키게 된다.
악화한 통증은 감정적으로 짜증과 불안감, 우울감, 스트레스를 악화하고 이러한 좋지 않은 감정적 영향은 교감신경의 활성화와 근육 경직을 한층 더 악화시켜 통증을 더욱 증가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게 된다.
이러한 스트레스에 의해 유발되는 대표적인 통증 질환으로 근근막통증 증후군, 섬유근육통 등이 있다.
근근막통증 증후군, 통증 유발점 끊어야
근근막통증 증후군은 한 개 혹은 몇 개의 골격근과 근막에서 국소적으로 발생하는 급·만성 통증으로, 가장 흔한 통증의 원인이다. ‘담이 들었다’라거나 ‘근육이 뭉쳤다’와 같은 증상으로 나타난다. 근육과 근막의 손상과 순환 장애에 의한 통증의 악순환 고리가 활성화되면서 근조직이 인대 같은 딱딱한 띠 모양의 통증 유발점으로 변성이 돼 통증을 일으킨다.
수반되는 주요 증상은 근 경직, 근력 약화, 운동 범위의 제한,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이상 감각, 저린 느낌 그리고 구역감, 이명, 현기증 같은 증상이다. 통증 유발점을 누르면 심한 통증과 더불어 멀리 떨어진 부위에도 통증이나 이상 감각이 나타나는 연관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장시간 나쁜 자세로 일을 하거나, 신경이 자극을 받아 연관된 근육이 민감해진 상태에서 스트레스, 추운 날씨, 근육과 인대 손상에 따른 근육의 긴장과 순환 장애, 통증, 근 경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통증의 악순환 고리가 활성화돼 근근막통증 증후군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우리 몸 어느 부위에도 근근막통증 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지만, 특히 목, 어깨, 견갑골 부위, 허리, 엉덩이 부위에 등에서 자주 나타난다. 이로 인해 두통, 오십견, 요통, 어깨 통증 등으로 이어진다.
근근막통증 증후군은 CT, MRI, X-ray 같은 영상의학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없는 경우가 흔해서 신경성이라고 듣는 경우도 많다. 통증 유발점을 촉진함으로써 진단할 수 있으며 치료는 결국 통증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 주는 것이 핵심이다.
통증 유발점을 끊어 주는 통증 유발점 주사는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통증 유발물질을 제거해 증상을 호전시키는 효과적인 치료방법이다. 그 외에 소염진통제, 항우울제, 근육이완제 같은 약물치료와 저주파 치료, 초음파, 레이저 등과 같은 물리치료도 도움이 되며 자세교정, 스트레칭, 스트레스 완화 등의 치료가 필요하다.
섬유근육통, 운동으로 혈액 순환 개선
섬유근육통은 전신이 쑤시는 듯하고 염증이 생긴 것 같은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하는 광범위한 통증이다. 보통 수면장애가 심하며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고 온몸이 뻣뻣하고 마디마디가 맞은 듯이 아프고 따끔거리는 듯한 이상 감각을 동반하다, 전신의 권태감과 불안, 우울감, 과민성대장증후군이 같이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중년의 여성에게 자주 나타나는데, 전체 인구 100명 중 2명에서 나타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치료는 항우울제를 사용해 통증을 개선하고 수면장애, 권태감, 우울감 같은 정서적 동반 증상을 치료해야 한다. 항경련제도 효과적이고 유산소 운동도 통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
이러한 근육에서 유발되는 통증은 부적절한 생활습관, 나쁜 자세, 외상 등에 의해 발생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스트레스는 통증의 악순환 고리라는 물레방아에 직접 떨어지는 폭포수 같은 역할을 하므로 반드시 피해야 한다. 긍정적인 사고와 적절한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데, 적절한 운동은 혈액 순환 개선과 통증 유발물질 제거로 통증을 줄여준다.
스트레스 발생 초기에 꼭 치료해야
스트레스에 의한 통증은 급성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근육의 변성과 통증 전달체계에 교란이 일어나며 만성 통증으로 이어진다. 만성으로 진행된 경우엔 증상이 호전된다 하더라도 스트레스, 우울감, 나쁜 자세, 추운 날씨 등에 의해 쉽게 통증의 악순환 고리가 활성화돼 통증이 재발하거나 악화하기 쉽다.
이런 만성적인 상태는 치료가 어려운 난치병적인 상황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스트레스가 발생하면 반드시 초기에 적절한 조치와 통증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증 치료의 첫걸음이자 마지막 걸음은 스트레스, 우울감, 불안감에 의해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