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예정자, LH측 만나 요구 
LH “지하층 전체 시행” 약속
보강공사했다는 말만 못 믿어
A4블록 앞에서 집회도 가져 

장항지구 A4블록의 입주예정자 대표들(오른쪽 테이블)이 22일 LH 담당자, 감리단과 시공사 관계자를 만나 입장과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이에 따른 답변을 듣고 있다.
장항지구 A4블록의 입주예정자 대표들(오른쪽 테이블)이 22일 LH 담당자, 감리단과 시공사 관계자를 만나 입장과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이에 따른 답변을 듣고 있다.

[고양신문] 고양시 장항지구 A4블록 아파트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이 제3의 업체를 선정해 실시된다. A4블록 아파트는 내년 3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23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입주예정자들은 이같이 합의하고, 입주예정자들이 원하는 업체를 선정해 지하주차장 전체(지하1·2층)의 정밀안전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장항지구 건설현장 사업소에서 진행된 이날 설명회에서 LH 측은 해당 지하주차장 1756개 기둥 중에서 4개 기둥은 전단보강근이 누락됐는데, 구조도면 단계에서 아예 빠졌다는 것을 시인했다. 해당 지하주차장은 무량판 구조로 시공돼 기둥이 직접 슬래브(콘크리트 천장)를 받치고 있다. 슬래브의 하중이 기둥에 집중되기 때문에 기둥 주변에 전단보강근(철근)을 설치해 기둥이 받는 하중을 완화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4개 기둥에서는 빠졌던 것. 전단보강근이 빠진 4개 기둥은 모두 지하 1층에 위치해 있다. 

장항지구 A4블록 입주예정자들이 전단보강근이 누락됐다는 소식을 접한건 지난 11일. LH는 이에 앞서 지난달 18일 4개 기둥에 보강공사를 완료했다. 4개 기둥에 전단보강근 누락 사실을 숨겼고 보강공사 역시 입주예정자들 모르게 한 것이다. 이날 LH 측 담당자는 “콘크리트학회에서 검증한 슬래브상부 보강공법(철근 배열 포함)을 통해 안전을 확보했다”며 보강공사 도면을 공개했다.   

LH측은 또 보강공사와는 별개로 해당 지하주차장의 지하 1층과 지하 2층의 각 10개 기둥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LH측 담당자는 “LH 본사에서 임의로 정한 20개 기둥 중 탐사가 불가한 3곳을 제외하고 17곳에 대해 안전점검을 한 결과 이상이 없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모든 기둥에 안전점검을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입주예정자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았다. 

장항지구 A4블록 403동의 한 입주예정자는 “우리 단지에서 철근이 누락됐다는 사실을 기사를 통해서야 알았다. 기사로 보도되는 바로 그 전날까지도 LH에 전화로 문의하면 ‘이상이 없다, 걱정할 필요가 없다’라는 대답을 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사실을 근거로 말한다고 하지만 그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성하연 장항지구 A4 입주예정자협의회장은 “앞으로 새로 구조도면 검토나 정밀안전진단을 할 때 LH가 의뢰한 업체가 아닌 저희가 원하는 제3의 여러 업체를 통해 안정성이 크로스 체크돼야 한다. 정밀안전진단은 3회 이상 이뤄져야 믿을 수 있겠다. 믿음을 주지 못하면 계약 해지하는 입주예정자들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H 담당자는 “불안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안전진단횟수를 두 번 세 번으로 하는 것이 그만큼 효과가 있는지는 자문을 구해봐야 알 수 있다. 다만 정밀안전진단 업체는 입주예정자분들이 인정하는 업체로 정해지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전단보강근이 빠진 4개 기둥에 대해 보강공사 완료 후, 후속공정을 정상 진행하고 있다”면서 “향후에는 지하주차장 전체에 대해 정밀안전점검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LH 측 설명회 자리에 앞서 입주예정자들은 골재 공사가 완료된 장항지구 A4블록 앞에서 집회를 갖기도 했다.
LH 측 설명회 자리에 앞서 입주예정자들은 골재 공사가 완료된 장항지구 A4블록 앞에서 집회를 갖기도 했다.

이날 설명회 자리에 앞서 입주예정자 30여 명은 골재 공사가 완료된 장항지구 A4블록 앞에서 ‘정밀안전진단 3회 실행하라’, ‘1566세대 아이들의 안전을 보장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앞으로 1566세대의 아이들, 적어도 1500명 이상의 아이들이 안심하고 뛰어 놀아야 할 곳인데, 가능할까. 저희는 현재 발표된 보강완료로 안전하다는 시행사 LH의 발언을 믿을 수 없다. 인천 검단 자이아파트 사례처럼 주차장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지, 아무리 보강을 잘해도 정말 무너지지 않은지, 또 추가적으로 다른 곳은 안전한 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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