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용품 보편지원 조례제정 논의
고양시 보편지원 사업·조례 부재 지적
“연령 조정하고 현황 모니터링해야”

(사진 왼쪽부터) 김범수 자치도시 연구소장, 이수정 고양시민회 사무국장, 하선희 사회정서학습연구소장, 김미수 시의원, 신인선 시의원, 한정혜 고양시민회 대표, 성희영 경기여성연대 사무국장, 유병완 내유초등학교 학부모회장
(사진 왼쪽부터) 김범수 자치도시 연구소장, 이수정 고양시민회 사무국장, 하선희 사회정서학습연구소장, 김미수 시의원, 신인선 시의원, 한정혜 고양시민회 대표, 성희영 경기여성연대 사무국장, 유병완 내유초등학교 학부모회장

[고양신문] 고양시 여성청소년의 월경권 보장을 위해 월경용품 지급 현황을 공유하고 월경용품 보편지원 관련 조례제정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1일 고양시민회가 주관한 ‘고양시 여성청소년 보건위생품지원에 관한 조례제정을 위한 집담회’가 고양시의회 영상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집담회에는 김미수 고양시의원, 신인선 고양시의원, 김범수 자치도시 연구소장, 하선희 사회정서학습연구소장, 성희영 경기여성연대 사무국장, 이수정 고양시민회 사무국장, 유병완 내유초등학교 학부모회장 등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해 고양시 여성청소년 보건위생품 보편지원에 대한 실태를 공유하고 논의를 나눴다. 

하선희 사회정서학습연구소장은 발제를 통해 "'생리대 공공지급' 사업이 시행되고 있지만 여성청소년 당사자는 인식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하선희 사회정서학습연구소장은 발제를 통해 "'생리대 공공지급' 사업이 시행되고 있지만 여성청소년 당사자는 인식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하선희 사회정서학습연구소장은 발제를 통해 청소년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월경과 월경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경기도는 ‘공공생리대’ 사업을 시행해 도서관, 청소년수련관, 공원 화장실 등에 월경대를 무료 비치해두고 있다. 고양시는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나 학부모뿐 아니라 당사자인 여성청소년도 해당 비치 사업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설문조사를 통해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하 소장은 “설문 표본이 적어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현재와 같이 소극적인 정책은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 지급을 진행하고 있지만 당사자뿐 아니라 학부모도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조례제정과 함께 월경권에 대한 이해를 돕는 교육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성희영 경기여성연대 사무국장은 현재 운영되고 있는 보편지원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책을 제시했다.
성희영 경기여성연대 사무국장은 현재 운영되고 있는 보편지원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책을 제시했다.

고양시는 재정 부담을 이유로 ‘경기도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보편지원 사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반면 만9~24세의 저소득층 여성청소년을 한정해 선별지원하는 여성가족부 ‘여성청소년 생리대 바우처 지원’ 사업에는 참여하고 있다. 경기도 사업과 여성가족부 사업의 시비 부담은 각각 70%와 25%다. 

성희영 경기여성연대 사무국장은 현재 경기도 보편지원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연령기준을 청소년복지법에 따라 만9~24세로 확대하고 지자체의 부담을 고려해 경기도 지원 비율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보편지원 현황을 모니터링해 인식개선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편지원을 위해 지자체마다 조례를 제정하는 움직임도 있다. 경기도는 청소년복지 지원법 제5조 제3항에 따라 만11~18세 여성청소년의 건강증진과 복지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보건위생물품을 지원하고 있다. 다른 사례로는 성남시를 들 수 있다. 성남시는 올해 5월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지원 조례’를 제정해 만9~24세 이하인 여성청소년을 대상으로 생리용품 구입비 또는 생리용품의 이용권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유병완 내유초등학교 학부모회장도 이날 집담회에 참여해 의견을 나눴다.
유병완 내유초등학교 학부모회장도 이날 집담회에 참여해 의견을 나눴다.

이날 논의에서는 고양시 여성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원 조례를 제정할 때 고려해야 할 부분도 다뤘다. 성 사무국장은 고양시에서 보편지원 조례를 제정할 때 미등록 이주·장애·탈가정 청소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집담회를 마무리하며 세 자녀를 둔 유병완 학부모회장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선별지원은 낙인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해 당사자인 아이들의 목소리가 적극적으로 반영됐으면 한다”며 “보편지원은 아이들이 살기 좋은 도시로 거듭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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