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인터뷰 - 오현웅 교수(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고양신문] 오현웅 교수는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우리나라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 조선대 교수를 거쳐 올해 모교인 한국항공대 교수로 임용됐다. 우주용 탑재체 분야 연구개발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지난 5월 문을 연 항공대우주시스템기술연구소의 소장도 맡고 있다. 13일에 진행된 고양경제포럼 특강에 앞서 11일 오후 한국항공대에서 오 교수를 직접 만나 사전 인터뷰를 했다.

 고양경제포럼에서 특강을 하는 오현웅 교수.
 고양경제포럼에서 특강을 하는 오현웅 교수.

일본으로 유학을 가게 된 계기는.
항공대 재학 중 항공 관련 산업 시찰 프로그램에 선발돼 일본 동경대와 우주산업 관련 기업체 등을 방문하면서 유학을 결심했다. 군대 생활을 하면서 독학으로 일본어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제대 후 본격적인 어학 과정을 준비한 끝에 동경대도 유학해 항공우주공학과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받고 일본 JAXA에서 우주용 탑재 장비를 개발하는 연구원으로 일했다.

우주산업이 중요한 이유는.
국가안보, 자원안보, 식량안보를 비롯해 융합과 연결이 키워드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주산업은 미래 신성장 동력을 견인할 중요한 분야로 성장할 것이고, 인류의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각국에서 잇달아 달 탐사선을 보내는 경쟁에 나서고 있고, 민간기업이 우주개발에 뛰어들며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로 접어든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었던 우주에 ‘경제’라는 용어가 결합해 3840억 달러인 올해 세계 우주경제 규모는 2040년엔 1조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현황은 어떠한지.
누리호, 다누리 발사 등을 통해 위성·발사체의 제조 역량은 확보했지만, 첨단기술이나 산업적 역량은 아직 초기 단계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우주산업의 규모는 세계시장에서 1%에 지나지 않는다. 정부가 ‘2045년 우주 경제 글로벌 강국실현’을 목표로 제4차 우주 개발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했는데, 선도적 우주탐사와 우주경제를 통한 수익창출을 위해 산업·기술 역량 확보와 전문인력 양성, 그리고 우주개발 거버넌스를 구축이 시급하다.

(사진 왼쪽부터) 팝아티스트 낸시랭과 오현웅 교수. [사진 = 아트버디]
(사진 왼쪽부터) 팝아티스트 낸시랭과 오현웅 교수. [사진 = 아트버디]

팝아티스트 낸시랭과 스페이스 아트전도 열었는데.
백남준 작가가 ‘비디오아트’라는 현대 미술 장르를 개척한 것처럼 우주와 예술을 융합한 ‘스페이스 아트(Space Art)’ 분야 개척의 출발점 아닐까 싶다. 과학 문명과 예술이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해왔는데, 흑백이 조화된 우주 공간도 현대 예술의 새로운 장르를 여는 소재가 될 수 있지 않겠나. 스페이스 아트뿐만 아니라 이미 현실이 된 우주여행, 영화관, 공연장, 레스토랑을 갖춘 우주호텔, 우주용 스킨케어 제품, 지상에서 위성을 조작해 나만의 사진을 찍는 나만의 우주 사진 등 우주를 활용한 상업적 가치는 앞으로 점점 더 커갈 것이다.

정부가 내년 예산안에서 과학기술 연구개발 분야 예산을 대폭 줄였다.
우주산업 관련 연구에도 심대한 타격이 우려된다. 정부가 ‘2045년 우주 경제 글로벌 강국실현’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 우주산업 비중을 2045년엔 1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힌 방향과도 어긋난다. 과학기술의 미래와 국가의 성장을 위해서도 정말 중요한 고비인데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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