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매화 송포초 39회 졸업생
[고양신문] 유매화(61세)씨는 친정어머니 기일과 자신의 환갑을 맞아 송포초등학교(교장 한경택)에 장학금(학교발전기금)을 기탁했다. “근래 부모님이 물려주신 땅이 팔리고 올해 환갑을 맞아 여행 대신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는 유씨는 "나라가 잘 되려면 배워야 한다는 친정어머니(고 윤금순씨)의 생전 뜻에 따른 것"이라고 소개했다.
친정어머니는 송포초를 나왔고 유씨도 39회 졸업생이다. 친정어머니 기일인 지난 12일 송포초 교장실에 한경택 교장, 김학영 총동문회장, 이진욱 총동문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어머니의 뜻대로 사랑을 실천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정성을 전했다.
이번 전달식에서 남편 안병남씨는 “장모님 명의로 모교에 마음을 전하는데 사위 마음도 보태야겠다”며 장학금에 성의를 보탰다.
한경택 교장은 “따뜻한 동문의 마음을 전해주셔서 감사하며, 학교와 후배들을 위해 뜻깊게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유씨에겐 송포초가 어린시절 추억이 가득한 곳이다. 1970년대에 송포초 바로 옆에서 살다보니 학교 운동장이 그의 놀이터였던 것. "3학년 담임선생님 덕분에 공부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의 친정어머니는 송포가, 아버지는 황해도가 고향이었다. 살아생전 1남 5녀를 지혜롭고 사랑으로 키워내셨다. 논농사와 밭농사 작물을 지으면서 새벽에 농사지은 채소를 머리에 이고 일산시장까지 걸어가서 팔아 자녀들 공부를 가르치고 땅도 구입하며 살림을 일궜다.
부모님은 교육열이 높아 자녀들이 대학을 나와 교사가 되는 것을 희망하셨다. 하지만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3녀인 유씨만 대학에 진학했다. 대학 졸업 후 중견기업에서 얼마간 근무하다가 일산역 부근에서 교육사업(학원)을 6년간 했는데, 요즘 말하는 명문학원 일타강사로 명성을 날리기도 했다.
이후 결혼과 함께 당시 남편의 직장(한국전력공사)을 따라 당진, 밀양, 시흥 등 전국을 돌아다니며 거주하다가 2007년 초 일산으로 아들 2명과 함께 정착했다. 천생 선비같은 그의 남편은 현재 대전에서 근무 중이고, 큰아들(안솔)과 둘째아들(안빈)은 대기업에 다니고 있다.
유씨는 “이번에 장학금을 보태준 일로 남편을 더 존경하게 됐다"라며 "아들들이 아빠를 닮아 마음결 고운 사람으로 자라나서 자식이지만 배울 점이 많다”고 자랑했다.
큰아들은 공군 근무 때 24개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엄마에게 안부전화를 해서 당시 공군들 사이 입소문이 났다고 한다. 둘째 아들 역시 따뜻한 심성으로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긴단다. 남편도 홀트에 35년째 후원하고,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에도 30년 넘게 마음을 보태고 있다.
그는 ‘슬기로운 노후생활’ 강연을 듣고 노년기의 의미 있는 일을 찾아서 봉사를 많이 하고 있다. 문촌 9단지 복지관에서 도시락 봉사, 어르신들 건강지킴이 등으로 활동하고, 민간단체(뮤즈)에서 병원과 복지관 등으로 합창 봉사연주도 한다.
유씨는 “친정엄마가 오늘따라 무척 보고 싶다"라며 "장학금 잘 전달해서 참 흐뭇해 하실 듯하다"며 흐뭇해 했다. 이어 "후배들이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자라서 함께 어울리는 사회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뜻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