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주기 고양지역 한국인 민간인희생자 합동위령제

14일 황룡산 금정굴 현장에서 열린 73주기 민간인희생자 합동위령제에서 신기철 금정굴인권재단 소장이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14일 황룡산 금정굴 현장에서 열린 73주기 민간인희생자 합동위령제에서 신기철 금정굴인권재단 소장이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고양신문] 1945년 한국전쟁 당시 고양지역에서 억울하게 희생당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합동위령제가 지난 14일 황룡산 금정굴 현장에서 열렸다.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고양유족회(회장 채봉화, 이하 유족회)와 (재)금정굴인권평화재단, 고양시민사회연대회의가 공동 주관하고 경기도가 후원한 이날 행사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유가족들과 지역 시민사회, 정치인 다수가 참여했다. 위령제는 유족들의 제배에 이어 추모의례와 추도사, 어쿠스틱 힐링듀오 ‘헬로유기농’과 오카리나 연주가 김준모씨의 추모공연 순으로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마지막 순서로 분향 및 헌화를 하며 70여년 전 전쟁의 참혹함 속에 고양지역에서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희생자들을 위로했다.
 

고양지역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합동 위령제전은 매년 당시 참상이 일어난 10월 첫째 주에 거행된다. 특히 올해 위령제는 이동환 시장 취임 후 12년 만에 고양시의 지원이 끊긴 상황에서 진행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게다가 최근 시의회에서 태극단 선양회 지원조례까지 발의되는 등 과거청산을 역행하는 흐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채봉화 고양유족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무고한 죽음을 알리고 진실규명을 위해 싸운 지 벌써 30년째”라며 “그동안 고양시 민간인희생자 지원조례 제정과 평화공원 조성 추진 등 조금씩 성과를 거둬왔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영령을 모욕하며 진실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있어 원통함이 더해진다”고 한탄했다. 이어 “더 이상 전쟁을 미화하고 부추기는 행위를 자제하고 전쟁의 상처가 새겨져 있는 이곳 금정굴을 평화의 씨앗이 되도록 함께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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