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암(松巖) 강종래 화가 <1인 8색전>
다양한 기법으로 여수의 자연·정서 표현
11월 4일까지, 정발산동 ‘갤러리 뜰’
[고양신문] 정발산동에 자리한 ‘갤러리 뜰(대표 김유선)’에서 송암(松巖) 강종래 화백의 <1인 8색전>이 열리고 있다. 60년 이상 화가로 활동을 하는 강 작가는 여수의 대표작가이자 ‘대한민국 미술계의 거목’으로 불린다. 전시 작품 20여 점은 동일인물의 작품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소재와 기법, 재료가 독특하고 다채롭다.
여수 출신의 강 작가는 자연과 바다, 시골 풍경을 작품 소재로 삼고 있다. 향토의 정서가 그대로 배어 있는 그의 작품들은 평화로워 보인다. 전시 작품 중에는 동양화와 서양화 기법을 응용한 독창적인 결과물들이 여럿 있다. 나이프를 이용해 자신만의 컬러를 캔버스에 얹고, 구슬과 굴껍질 등 여러 가지 오브제를 활용해 변화를 추구한 작품들이다.
강 작가는 자신의 작품 활동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처음부터 누구한테 지도를 받지 않아 독창성을 유지할 수 있었어요. 제 작품에 정해진 주제는 없습니다. 청정해역인 여수와 남도에서 흔히 만나는 풍경들을 주로 표현했지요. 화실 근처의 바닷가, 갯벌 위의 돌멩이, 돌멩이 위의 갈매기처럼 보통은 스쳐버리고 마는 대상을 포착했습니다. 사물을 재해석해서 어떻게 창작할 것인가를 늘 고민하고 있어요.”
그는 고교 졸업 후 수채화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한국화의 수묵화와 채색화로 진화했다. 주제는 풍경과 정물을, 형식은 구상과 비구상을 두루 섭렵했다. 1981년에는 꽃게 그림 ‘해변의 정’으로 국전에서 특선을 수상했다. 당시 심사위원장이었던 천경자 화백의 칭찬과 조언으로 채색화에 더욱 매진하게 됐다는 일화가 있다. 이후 그는 꽃게를 즐겨 그려 ‘꽃게 화가’로 불리기도 했다.
작가에게 꽃게는 어떤 의미일까.
“게는 옆으로 가잖아요. 그런데 목적지가 정해지면 똑바로 가요. 우리도 옆으로 가지 말고 정도로 가자는 의미를 담았어요.”
그의 작품세계는 무궁무진하다. 향토적인 그림들은 점차 변화를 거듭했다. ‘생+잉태’라는 작품은 화려하고 독특하다. 현재 <생+잉태+환희>라는 타이틀로 마산의 금강미술관에서도 전시 중이다. 앞으로 이 작품으로 전국 순회를 할 계획이라고 한다.
“생과 잉태 시리즈는 저출산 시대에 출산을 장려하는 의미가 있어요. 생명은 아름답고 소중하다는 것도 보여주고 싶어요. 저는 작품 스타일을 2~3년에 한 번씩 바꿔요. 작가는 동료 작가들한테 먼저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고민하며 독창적인 자기 세계가 있어야 합니다.”
작가 자신이 이번 전시의 대표작으로 꼽는 작품은 1994년도에 그린 ‘잃어버린 항구’다. 하드 보드지를 긁고 찢어, 사라호 태풍으로 초토화된 여수 해변가를 표현했다. 표면이 우툴두툴한 요철지 위에 아크릴로 그린 ‘동강변의 가을’ 풍경도 푸근하고 아름답다. 그는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계속 떠올라,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고 했다. 실험 정신과 도전 정신이 여전히 불타오르고 있는 70대 후반의 화가를 보고 있으면 그의 예술혼이 그대로 다가온다.
작가는 2011년 올해의 작가상과 대한민국 자랑스런 미술인상, 2022년에 해양수산부 장관상 등 다양한 수상 경력이 있다. 개인전 26회와 초대전 600여 회를 했고, 청와대의 사랑채에서 초대전도 열었다. 현재 한국미협 상임자문위원과 송암갤러리 대표로 활동 중이다. 갤러리 뜰의 이상현 공동대표는 “강 작가님과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 관계를 중요시하는 작가님 덕분에 전시를 하게 됐다”면서 고마움을 전했다. 24일부터 시작된 전시는 11월 5일까지 계속된다.
갤러리 뜰
주소 : 고양시 일산동구 산두로 255-18(월요일 휴관)
문의 : 070-4833-00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