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스포츠를 이끄는 사람들
조화춘 고양시수중핀수영협회장
수중핀ㆍ스쿠버 통합 2016년 출범
8개 동호회에 동호인 100명 활동
물속 세계 여유 즐기는 '레포츠'
“고양 수영장 이용할 수 있었으면"
[고양신문] “처음 도전하는 게 어렵긴 하지만 숙달되면 물속에서 명상을 한다고 느낄 만큼 고요함을 즐기는 경지에 올라요. 바다에 나가 폐그물, 폐어구 등 해양쓰레기를 주우며 정화 작업도 해요. 돈독함, 새로운 세계의 신비로움, 성취감 이 모든 걸 느낄 수 있는 게 스쿠버입니다.”
조화춘 고양시수중핀수영협회장이 물속 세상을 엿보기 시작한 건 20여년 전이다. 스포츠라곤 골프를 주로 해왔던 조 협회장은 바다에 갔다가 우연히 스쿠버를 경험하게 됐고 첫 도전부터 자신의 적성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조 협회장과 함께 협회를 이끌어가는 또 다른 주역 이웅휘 사무국장은 스쿠버를 시작한 지 20년 넘게 강사를 겸하는 스쿠버 마니아다. 그는 TV에 나오는 물속 장면을 보곤 직접 그 세계를 마주하고자 물속에 뛰어들었다. 이 사무국장은 “물속에서 눈으로 직접 보고 만지니 다른 세계를 맛볼 수 있었다”며 “이 감동이 지금까지 스쿠버를 하게 된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고양시수중핀수영협회는 2001년 스킨스쿠버 연합회로 시작해 2016년 수중핀과 스쿠버를 통폐합한 협회로 고양시체육회에 정식 등록됐다. 협회에는 20여 명의 규모의 동호회가 8개 소속돼 있고 전체 동호인 규모를 추산하면 100명 정도다. 동호인들의 연령대는 초등학생부터 70대까지 폭이 넓지만 40~50대 동호인이 가장 많다.
협회가 주최하는 대회는 시장배와 시의장배가 있는데 대회를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고양시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대회를 진행해야 한다. 지난 7월 8일 열린 시장배 대회는 강원도 양양군에서 치렀다.
고양시 내에도 스쿠버할 수 있는 사설 수영장이 있긴 하지만 장소가 협소해 대회를 진행하거나 많은 인원의 동호인이 모여 연습하기엔 역부족이다. 조 협회장은 고양시 내에 스쿠버를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 있음에도 이용에 제한적이라는 점이 협회 운영에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고양체육관에 수심 5m 수영장이 있어요. 하이다이빙 강습 시간 외에 스쿠버 동호인들이 쓸 수 있게 해달라고 했지만 장비에 의해 시설물이 파손될 수 있다는 이유로 빌려주지 않았어요. 다른 수영장을 이용하지만 장비에 안전캡을 씌우기 때문에 타일이 파손되는 경우는 없었어요. 대회뿐 아니라 연습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답답하죠.”
‘스킨스쿠버’는 스킨다이빙과 스쿠버다이빙이 혼용되며 만들어진 용어다. 스킨다이빙과 스쿠버다이빙은 호흡 장치 여부에 따라 구분된다. 스킨다이빙은 스노클(잠수 중 수면 호흡을 돕는 보조기구), 수경 등의 장비를 착용하고 숨을 참으며 잠수하는 것을 말한다. 스쿠버다이빙은 스쿠버(SCUBA)가 수중자가호흡장치(Self-Contained Underwater Breathing Apparatus)라는 뜻인 만큼 수중 호흡이 가능한 장비의 도움으로 잠수하는 것을 말한다.
스쿠버다이빙 장비로는 수트, 마스크, 공기탱크, 압력계, 공기탱크의 고압 기체를 주변 압력에 맞춰 조절하며 숨을 들이마실 수 있게 하는 1단계 호흡기, 숨을 뿜어내는 2단계 호흡기 등이 있다. 다른 스포츠와 차이점이 있다면 스쿠버다이빙은 장비 사용과 기술이 중요하기 때문에 훈련을 거쳐 취득한 자격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쿠버는 장비가 고장날 경우를 대비해 2인 1조를 이뤄 물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버디(Buddy, 안전하게 서로 돕는 짝)의 호흡기가 고장났을 때에는 보조호흡기를 버디에게 줘 산소통 하나로 함께 숨을 쉰다. 조 협회장과 이 사무국장은 서로의 버디다. 고양중학교 동문이기도 한 둘은 연합회 시절 만나 환상의 버디가 됐다.
조 협회장은 스쿠버다이빙을 레포츠라고 설명한다. 기록이나 순위에 상관 없이 물속 세계의 여유를 즐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호흡 소리에만 집중하며 잡념을 없앨 수 있다는 게 그가 스쿠버를 즐기는 이유다. 조 협회장뿐 아니라 동호인들은 스쿠버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도 하고 바다에 나가는 날엔 정화 작업도 함께 하며 성취를 느낀다. 오랜 시간을 물과 함께 해온 이 사무국장도 거들었다.
“특히 바다에서는 육지에서 볼 수 없는 신비의 세계를 만날 수 있어요. 노후에 즐길 수 있는 좋은 여가를 만든 것 같아 기뻐요. 바다에서의 스쿠버는 처음이었던 동호인은 이동하지 못하고 한참을 산호 앞에 있었어요. 그 옆을 돌아다니는 니모 때문이었는데 그걸 보고 나만 신비의 세계가 열렸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는 걸 느꼈죠.”
이 사무국장은 도전 정신만 있다면 얼마든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에 들어가야 하고 장비를 착용해야 하기 때문에 접근하기 쉽진 않지만 물속에서의 순간들을 경험하고 나면 헤어나올 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물속 세계가 궁금했지만 망설였던 분들이 도전 정신을 가지고 스쿠버를 경험해 봤으면 좋겠어요. 스쿠버가 인생의 신비 세계를 열어줄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