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자 꽃실-손뜨개공방 작가

박미자 꽃실-손뜨개공방 작가
박미자 꽃실-손뜨개공방 작가

[고양신문] 옷깃을 여미게 하는 겨울이면 포근함의 대명사인 손뜨개가 생각난다. 덕양구 고양초등학교 인근에서 공방을 운영하는 박미자 작가는 "결혼 전 직장 동료가 손뜨개 하는 것을 보면서 어깨너머로 배웠고, 딸아이가 태어나서도 모든 옷을 손뜨개로 만들어 입혔다“고 한다.

그는 산후몸조리도 잊은 채 딸아이의 배냇저고리를 시작으로 초등학교 2학년 때까지 원피스, 민소매와 반바지 세트, 모자 등 계절별로 손뜨개 옷을 입혔다. “주변에서 예쁘다고 관심이 쏟아져서 딸은 싱글벙글 좋아했고, 이웃들이 작아진 옷을 서로 입히겠다며 줄을 설 때도 있었다”고 한다. 때로는 이웃들이 딸아이처럼 똑같이 배냇저고리, 원피스, 장갑, 양말, 바지, 덧신 등을 주문해서 밤을 지새우며 만들어준 적도 있다. 

전문 교육기관에서 배우지 않았는데도 잘할 수 있었던 비결은 수십 번을 뜨고 풀고를 반복했고, 결혼 전과 후에 15년간 교회 성전 꽃꽂이를 하며 익힌 손끝의 예술감각 덕분이다.

공방 이름을 ‘꽃실’이라고 지은 건 꽃과 실을 좋아한다는 의미다. 어릴 적 친정아버지는 시골 장에서 꽃화분을 사오시고 씨앗을 마당에 파종하셨다. 박 작가는 아름다운 꽃을 보며 유년시절을 보냈다.

솜씨가 남다르다는 입소문이 방송가에도 나면서 10년 전부터 소품팀들이 찾아왔다. 그의 손뜨개 작품을 일일, 주말드라마, 영화 등에 협찬했고, 원하는 컨셉트로 주문제작도 했다.

촬영 현장에서 배우들에게 손뜨개를 가르치기도 했다. 그는 “직접 손뜨개 한 작품이 스크린으로 방송되는 것을 보며 흐뭇했다”고 한다.

공방 부근의 지적장애인 거주시설과 요양원 등에서 손뜨개 봉사를 몇 년간 했는데 그의 강의를 들은  교육생들이 마을축제 프리마켓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곳 공방에선 가까이 있는 군부대 군인들이 주말에 외출을 나와 엄마와 여자친구의 목도리를 손뜨개로 완성해가기도 한다. 50대 중년 남자도 아내를 위한 목도리를 만들어가고, 30대 임산부는 태교로 손뜨개를 시작해 그 아이가 중학생이 된 후엔 손잡고 같이 찾아온 적도 있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박미자 작가는 “손뜨개 봉사와 선교활동으로 마음을 쏟겠고, 훗날 직접 교회 건축을 하는 꿈을 꾼다”고 말했다.

손뜨개 모티브(블랭킷)를 하나씩 연결해서 무릎담요 등을 만든다.
손뜨개 모티브(블랭킷)를 하나씩 연결해서 무릎담요 등을 만든다.
손뜨개 모티프(블랭킷)를 하나씩 연결해서 만든 테이블 덮개는 포근한 감성을 준다.
손뜨개 모티프(블랭킷)를 하나씩 연결해서 만든 테이블 덮개는 포근한 감성을 준다.
박미자 작가가 딸아이에게 20년 전에 손뜨개로 입힌 옷들.
박미자 작가가 딸아이에게 20년 전에 손뜨개로 입힌 옷들.
십자가 받침과 유아용 망또.
십자가 받침과 유아용 망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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