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스포츠를 이끄는 사람들
최동석 고양시국학기공협회장
2002년 정식 단체로 등록
봄·가을에 각각 대회 개최
야외 공원서 기공수련지도
“핵심 수련법으로 자연치유”
[고양신문] 현대인에게 정신 수양이 점차 중요해지면서 명상을 찾는 이들도 늘어났다. 고양시 공원을 지나다 보면 동적 명상인 국학기공으로 심신 수련을 하는 이들도 눈에 띈다. 지난 9월에 열린 제34회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에서는 고양시 국학기공 대표팀이 종합 1위를 거두면서 효자 종목으로 이름을 알렸다.
고양시국학기공협회는 지난 1997년에 공원에서 기공을 시작해 2002년에 정식 단체로 등록했다. 호수공원, 정발산 등 공원 지도를 처음 시도한 단체가 고양시국학기공협회다. 협회에 등록돼 있는 동호회는 30여개로 1000여명의 달하는 동호인들이 기공을 수련하고 있다. 협회는 고양시 전역의 노인정, 보건소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종종 진행하며 동호인 규모를 키워왔다.
협회에서 매년 주최·주관하는 대회는 두 개로 봄, 가을에 나눠 진행한다. 시장배와 시의장배인데 각각 16회, 11회째 이어오는 장수 대회다. 대회 외에도 야외체육교실 운영에 참여해 아침, 저녁으로 공원에서 실버체육을 진행하고 있다. 강사를 육성하고 공원에 파견하는 일도 협회가 맡아 한다.
국학기공은 한민족 고유의 심신수련법인 ‘선도’를 현대인에게 맞게 체계화한 생활스포츠다. 기공, 기체조, 호흡 명상, 배꼽 힐링 등의 수련법은 몸과 마음을 단련해 모든 생명과 사람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정신을 중심 철학으로 삼아 현대인에 맞게 만들어졌다. 국학기공 수련에서는 의식을 조절해 집중하는 것,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 자신의 폐활량에 맞는 호흡을 고르는 것 등 세 가지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국학기공은 지역사회에 밀착하는 공원 지도가 특징적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는 동작으로 구성돼 있어 학교, 노인정 등 다양한 곳에서 수련을 전파하고 있다. 최동석 고양시국학기공협회장은 국학기공이 생활스포츠로 자리 잡은 후엔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이라는 큰 비전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최 협회장은 오랜 기간 국학기공을 수련하고 협회장을 맡으면서 느꼈던 애로사항으로 동호인 연령대가 한정적이라는 점을 꼽았다. 장점이 많은 운동이지만 ‘어르신이 하는 운동’이라는 인식이 강해 다양한 연령대의 동호인을 모으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공원 기공은 대부분 새벽에 진행하다 보니 연배 있는 분들이 오세요. 다양한 연령대가 모이려면 다양한 연령대가 하는 운동이라는 걸 보여줘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죠. 또 공원에서 하는 라인댄스, 줌바댄스가 음악도 신나니 정신을 사로잡아요. 댄스 교실로 빠져나간 동호인도 더러 있어요. 국학기공이 한국의 전통 스포츠인 만큼 3.1절 행사나 그 전통을 기리는 행사도 해요. 신체 수련뿐 아니라 우리 역사도 알게 되니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다방면에서 좋은 운동입니다.”
그가 국학기공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은 것은 신체 치유 효과다. 직장에 다니는 현대인 모두에게 국학기공을 추천하고 싶다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무대나 마이크 없이 넓은 공간만 있으면 함께 수련할 수 있다는 것이 국학기공의 가장 큰 특징으로 학교, 보건소, 병원 등에서도 어느정도의 공간만 있으면 수련을 진행할 수 있다.
28년째 기공으로 몸과 마음을 다스린다는 최 협회장이 국학기공에 빠져 주변 사람들에게 기공의 매력을 설파하기 시작한 것도 신체 치유 효과 때문이다. 그는 태권도 선수로 활동하다가 25세에 그만두고, 같은 해 버스회사인 명성운수에 입사했다.
그렇게 43년간 회사 전무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일에만 전념했다는 그는 입사 18년째 되는 해에 목디스크를 판정받았다. 2층 계단을 오르는 것도 힘들 만큼 안 좋아졌지만 어떤 방법으로도 해결할 수 없었다. 그때 알게 된 게 기공이었고, 단전을 수련하고 바른 자세를 가지면서 통증이 점차 누그러졌다.
“처음엔 체력을 기르려고 매주 산에 올랐어요, 산악회도 들고 3년 정도 산을 타니 제대로 운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당시 단전호흡이 유행할 때였는데 아파트 게시판에 붙은 명상센터 홍보물을 보고 방문했어요. 단전호흡만 생각하고 갔었는데 기공체조를 보게 됐고, 동적 명상의 세계인 기공에 빠졌죠. 이걸 나만 알 수 없다는 생각에 공원 기공도 나가게 된 거예요.”
최 협회장은 국학기공의 핵심은 ‘수승화강’과 ‘심기혈정’이라고 함축한다. 수승화강은 아래는 뜨겁게 위는 차갑게라는 뜻으로, 음양 균형이 이뤄지고 몸의 생리적 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돕는다. 심기혈정은 마음을 보내면 기와 혈이 흘러 치유할 수 있다는 뜻인데, 통증이 드는 부위에 주의를 집중하고 호흡을 반복해 몸이 이완되거나 따뜻해지는 것을 느낀다. 자신의 몸과 마음에 집중해 자연 치유를 일어나게 만든다는 점이 국학기공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설명한다.
“자신의 몸과 마음에 집중해 자연치유를 일어나게 만든다는 점이 국학기공의 핵심이에요. 그만큼 남녀노소 현대인에게 필요한 운동이죠. 한 번은 대회에 3대가 팀으로 참여한 걸 봤어요. 가족끼리 함께 합을 이루는 모습이 멋져 보였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