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했던 활동 즐겁게 회고한 ‘산도살롱’
민간위탁 종료… 아쉬움도 남지만
이웃·마을과 따뜻한 만남 이어져 보람

12회를 맞이한 ‘산도살롱’은 서가가 있는 도서관 3층 열린 공간에서 진행되어 도서관을 찾은 다양한 참여자들이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어왔다.
12회를 맞이한 ‘산도살롱’은 서가가 있는 도서관 3층 열린 공간에서 진행되어 도서관을 찾은 다양한 참여자들이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어왔다.

[고양신문] 2021년 문을 연 ‘고양시립 일산도서관’은 경의중앙선 일산역 인근에 자리한 ‘기찻길 옆 도서관’이다. 고양시 공공도서관 중 유일하게 민간 위탁 운영된 곳으로, 사회적기업 ’행복한아침독서‘가 2년 6개월간 도서관 운영을 맡아왔다. 2024년 1월 직영 전환을 앞두고 그동안 일산도서관에서 운영됐던 많은 프로그램과 행사를 소개하고, 결과를 함께 공유하는 자리인 ‘산도살롱’이 12일 오후에 열렸다. 

개관 첫해 시작돼 12회를 맞은 산도살롱은 일산도서관의 ’산도’와 프랑스 문학모임인 ’살롱’에서 따왔다. ‘도서관은 조용하게 책을 읽고 공부하는 곳’이라는 금기를 깨고, 사람들의 이야기와 경험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증명해 온 일산도서관의 간판 프로그램 중 하나다.  

그동안 산도살롱은 시민이 직접 주제를 선정하고 발표자와 참여자가 되어 비건, 지구온난화, 청각장애인과의 만남 등 다양한 주제로 토론과 이야기를 나눴다. 동아리방이 아닌 3층 서가의 열린 공간에서 진행돼 도서관에 들른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하는 문화를 정착시켰다. 

조용히 책을 빌리고 공부하는 도서관을 넘어 마을 서재, 거실, 극장, 광장의 역할을 갖고자 노력했던 일산도서관은 그동안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펼쳐왔다. 주민들이 주체가 된 9개의 동아리 활동, 일산시장과 지역사회를 시민들이 직접 취재하고 기록하는 아카이빙 활동, 독립서점독립출판사와 연계한 지역 네트워크 등이 그것이다. 

'산도살롱'을 진행 중인 박미숙 일산도서관 관장(맨 왼쪽). 이날 많은 이들이 참석해 아쉬운 마음과 추억을 나누었다.
'산도살롱'을 진행 중인 박미숙 일산도서관 관장(맨 왼쪽). 이날 많은 이들이 참석해 아쉬운 마음과 추억을 나누었다.

이번 12회차 산도살롱인 ‘일산도서관, 2년 6개월을 돌아보다’ 시간에는 일산도서관과 추억이 있는 40여 명의 시민과 프로그램 참가자, 이민자센터, 지역 작가, 동아리 회원이 모여 그간의 활동을 서로 보고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도서관을 자주 이용한다는 한 참석자는 “책만 빌려 가던 도서관에서 이렇게 많은 활동을 하는지 이제야 듣게 되어 아쉽다. 도서관의 의미를 새롭게 알게 되어 좋았다”고 말했다. 아카이빙 활동에 참여한 마을기록가는 “20대 청년들이 다양하게 참여할 프로그램이 있어서 좋았다”라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또한, 앞으로 고양시 직영 운영으로 바뀌는 변화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질문을 이어갔다. 

일산도서관을 운영했던 직원들이 참여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일산도서관을 운영했던 직원들이 참여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박미숙 일산도서관 관장은 “그동안 실험적인 도서관 프로그램 활동을 의욕적으로 펼쳤다. 사람과 사람이 만날 수 있는 도서관이 된 것 같아 행복했다. 성심 어르신 주야간보호센터와 독서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진행하면서 93세 할머니가 70년 만에 처음 대출증을 만드시기도 했고, 한국에 이민을 온 가족이 도서관을 즐겁게 이용하는 모습도 보았다. 다양한 국적과 연령의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되어서 좋았다”라고 마지막 산도살롱의 인사말을 전했다.

‘찾아가는 책바구니’ 역시 지역과 같이 상생하는 커뮤니티형 도서관으로의 변화를 모색했던 일산도서관의 노력이었다.

도서관 1층 전시공간에서는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아카이빙 작업을 마무리하며 동네를 기록한 시민기록자를 소개하고, 결과물인 기록집을 전시하는 ‘아카이빙전시-동네 사람들, 동네 시장을 기록하다’가 이달 28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웃들이 직접 기록한 일산시장과 마을을 만나러 일산도서관에 들러보자. 

"그동안 고마웠어요."  2년 6개월간의 도서관 활동을 정리하며 열린 산도살롱에서 참여자들이 감사와 박수를 보내고 있다.
"그동안 고마웠어요."  2년 6개월간의 도서관 활동을 정리하며 열린 산도살롱에서 참여자들이 감사와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일산도서관 1층에서는 ‘동네 사람들, 동네 시장을 기록하다’ 아카이빙전시가 28일까지 진행 중이다.
일산도서관 1층에서는 ‘동네 사람들, 동네 시장을 기록하다’ 아카이빙전시가 28일까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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