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명 선수 장항야구장서 훈련
“실력 못잖게 인성 중시할 것
꿈나무 연계 육성 힘쓰겠다”

[고양신문] 세원고등학교 야구단이 지난 1일 창단했다. 고양시 내에서는 두 번째 고교 야구부로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세원고 야구단은 올해 8월부터 창단을 준비했다. 퇴직 전 야구부를 꾸리고 싶었다는 김찬빈 세원고 교장의 뜻과 맞아떨어져 9월 초부터는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오현민 감독이 직접 학교들을 돌아다니며 선수를 스카우트하거나 모집 공고를 통해 테스트를 진행했다. 

세원고 야구부는 주로 장항야구장에서 훈련한다. 날씨에 따라 실내 야구장에서 진행하기도 하지만 궂은 날씨가 아닌 이상 야외에서 훈련하고 있다. 선수들이 여러 팀에서 모였기 때문에 현재는 팀으로 융화되는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때문에 팀플레이 훈련, 겨울 체력훈련 등을 주로 진행하고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은 선수 개인을 불러 보강한다. 

투수는 공 스피드를 늘릴 수 있는 기술을 향상하고 야수는 선수 개인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 훈련을 진행한다. 각자 개인 역량을 높인 상태에서 팀 조화가 이뤄지면 좋은 성적이 날 것이라는 게 오 감독의 설명이다. 

베테랑 코치들과 함께하는 세원고 야구부는 내년 대회를 위해 전지훈련도 계획하고 있다. 1월 중순쯤 합천으로 전지훈련을 가고 대회 준비에 맞춰 서울, 경기도, 강원도 팀들과 연습 경기도 진행할 예정이다. 연습 경기를 계속 진행하면서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하고 거기에 맞춘 훈련도 마련한다.

“보통 창단팀이라고 하면 기존 학교에서 야구를 못해서 온 친구들도 있어요. 하지만 세원고 야구부는 감독 코치들을 믿고 같이 온 친구들이 꽤 있다 보니 기량적으로 떨어지는 팀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야구부와 선수들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요. 프로리그에 진출하거나 원하는 대학에도 꽤 많이 진학하지 않을까 합니다.” 

(사진 왼쪽부터) 강진영 야수코치, 오현민 감독, 하해웅 투수코치. 
(사진 왼쪽부터) 강진영 야수코치, 오현민 감독, 하해웅 투수코치. 

오 감독이 야구부를 이끌며 야구 실력 다음으로 중요시하는 건 인성이다. 학생 야구다 보니 인성적으로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는 게 오 감독의 생각이다. 야구 선수로 진출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단체로 협업하는 경험을 통해 사회생활을 미리 준비할 수 있다. 

“요즘 프로야구에서도 사건 사고가 워낙 많잖아요. 학생 야구할 때 이런 부분을 많이 가르치려고 해요. 야구를 잘하는 건 선수로서 당연히 갈고 닦아야 할 부분이고 인성도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 갖춰야 할 소양이라고 생각해요.”

오현민 감독은 학창시절은 서울에서 보냈지만 오래 전부터 고양시와의 인연을 갖고 있다. 동국대학교에 진학했던 오 감독은 고양시에 있는 동국대 야구장에서 훈련했다. 이후 군대에 가면서 들어간 경찰청 야구단은 덕양구 내유동의 기동경찰교육훈련센터 내 야구장에서 훈련했다. 그러다 NC 다이노스 창단 멤버로 우선 지명을 받았다. 2013년에는 고양 원더스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2014년엔 KT 이후에는 위즈의 창단 멤버로 합류했다. 선수 생활을 마치고는 출신 학교인 동국대와 선린인터넷고등학교에서 코치로 활동했다. 

“고양시와 창단. 이 두 키워드와 인연이 깊은 것 같아요. 고양시 세원고에도 창단 감독으로 합류하게 됐네요. 창단 감독이라는 점에서 받는 관심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재밌어요. 코치 감독이 젊으니 아이들과 대화도 잘 통하죠. 그렇다고 자유분방하진 않지만 분위기를 밝게 하려고 애써요.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전에 있던 팀에서보다 표정도 좋아진 것 같아요.”

(사진 왼쪽부터) 김지훈, 유민수 선수.
(사진 왼쪽부터) 김지훈, 유민수 선수.

주장 김지훈(18)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야구를 시작해 사당초, 덕수중을 거쳐 선린인터넷고에서 뛰다 오 감독의 제안으로 세원고에 오게 됐다. 키 192㎝의 김지훈은 오른손 투수인 최고 시속 140㎞ 직구와 스플리터가 주무기라고 설명하며 투수치고 키가 크다 보니 마운드에서 여유 있다고 덧붙였다. 유민수(18)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야구를 시작했다. 팀 내 분위기를 이끌고 협업하는 능력이 있다는 유민수에 대해 감독 코치는 움직임이 좋은 선수라고 설명했다. 두 선수는 내년 예정된 여러 경기에서의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야구는 공 하나의 결정으로 승패가 뒤바뀌기도 하는 스포츠예요. 반복적인 연습으로 몸에 데이터가 쌓이면서 기량을 늘려가기 때문에 한순간에 역전이 가능하죠. 경기 시간이 길어도 관중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는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세원고 야구부가 팀으로는 늦게 모였지만 내년에 다른 팀보다 더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하겠습니다.”

오 감독은 고양시의 야구 발전과 엘리트체육 육성 활성화에 세원고 야구부가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다음으로 야구팀이 많은 건 경기도다. 하지만 대부분 경기남부에 활성화돼 있어 경기북부 팀들은 많지 않았다. 때문에 경기북부에서 야구하던 학생 선수들도 고등학교 진학할 때엔 서울권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세원고 야구부가 생기면서 백송고 다음으로 고양시에 두 번째 고등 야구부가 마련된 거죠. 고양시 고등 야구부가 열악한 상황이에요. 고양시 야구와 고등 야구부에도 관심을 갖고 응원해주셨으면 합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선수들을 잘 연계해 육성할 수 있도록, 좋은 선수를 다른 지역에 뺏기지 않도록 힘쓰겠습니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