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1블록 공급 잇따른 유찰
부지매각부터 난항, 사업 차질
고양은평선 3개역 신설 불구
공사비 급등으로 건설사 부담

창릉지구 북서쪽 최상단에 위치하며, 행신동과 화정역에 가까이 있는 C1블록 인근 현장. LH는 이곳을 건설사에 공급하려고 하지만 잇따라 유찰로 이어지고 있다.
창릉지구 북서쪽 최상단에 위치하며, 행신동과 화정역에 가까이 있는 C1블록 인근 현장. LH는 이곳을 건설사에 공급하려고 하지만 잇따라 유찰로 이어지고 있다.

[고양신문] 고양 창릉지구의 공공택지를 분양받으려는 건설사가 단 한 곳도 나타나지 않아 2029년으로 예정된 창릉신도시 완성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공공택지는 민간택지에 비해 분양가가 저렴하고 인허가 지연 등 사업 위험성이 적기 때문에 인기 있었지만 최근 건설사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건설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된 가운데 공사비용도 급증해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양 창릉지구에 LH가 지난해 11월 공동주택용지 C1블록에 대한 청약을 진행했는데 입찰한 건설사가 한 군데도 없어 유찰됐다. 고양 창릉지구에서 공동주택 최초의 공급이었지만 선뜻 나서는 기업이 없었다. 뿐만 아니라 12월에도 2차 청약을 받았지만 마찬가지로 입찰 기업이 없었다.  

C1블록은 4만1488㎡로 아파트 총 593가구를 지을 수 있는 부지다. 공급가격은 2479억원 정도로 3.3㎡(1평)당 1975만원 수준이었다. 이곳은 창릉지구 북서쪽 최상단에 위치하며, 행신동과 화정역에 가까이 있어 신도시 개발 초기에 입주하는 아파트의 애로사항인 인프라 부족 문제를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창릉지구가 3기 신도시 중에서도 서울과 가까운 편이면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과 지하철 3호선으로 갈아탈 수 있는 고양은평선 8개 역 중에서 3개 역을 끼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노른자’ 부지라는 평가를 받았는데도 땅을 사겠다는 기업을 못 찾은 것이다.

4만1488㎡로 아파트 총 593가구를 지을 수 있는 부지인 C1블록의 위치.
4만1488㎡로 아파트 총 593가구를 지을 수 있는 부지인 C1블록의 위치.

이 필지(C1블록)가 건설사들에게 외면받는 이유 중 하나는 토지사용 기간이 지나치게 많이 남았기 때문이다. 이 필지 사용 가능시기는 2028년 6월 30일로 4년 이상 남은 상태다.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도 이번 유찰 원인으로 꼽힌다. 해당 필지는 85㎡ 초과 대형 면적만 공급 가능해 분양에 부담을 느낀 건설사들이 땅을 매입하기 꺼린 것으로 분석된다.

고양 창릉지구 C1블록뿐만 아니다. LH는 지난해 11월 하남교산지구 주상복합용지6 모집공고를 냈지만 택지를 사겠다는 건설사가 없어 유찰됐다. 이 필지는 주상복합 공급용지로 공급가격은 창릉지구 C1블록보다 평당 500만원가량 싼 1459억원에 나왔지만 주인을 찾지 못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3기 신도시 외에도 수도권 내에서 상대적으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큰 경기도 화성동탄과 김포한강 지구에서도 공공주택 용지가 유찰됐다. 수도권에서만 인천영종, 파주운정, 남양주진접2 등 16개 택지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고양 창릉지구 공공택지지구 사업은 지난해 6월 조성공사를 착공하고 토지보상이 마무리단계에 있지만 정작 아파트를 짓는 민간건설사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간건설사가 LH로부터 각 블록별로 낙찰받은 뒤 아파트를 공급하고 인프라를 조성해야만 신도시가 비로소 구색을 갖출 수 있는데, 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첫 단계인 택지 매각이 원활하지 않게 됨으로써 신도시 조성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정부는 주택공급을 조기에 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정부안에 맞춰 가려고 하지만 부지 매각이 어려운 상황이다. 기업이 공공택지 계약을 해지해달라고 하면 계약금을 돌려주는 ‘토지 리턴제’ 등 다양한 인센티브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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