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도시농업네트워크 들비나리(시농제)
흥도동 자유농장에서 풍성하게 열려

[고양신문] 춘분(3월 20일) 후 첫 주말인 23일, 한해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고양도시농업네트워크(공동대표 안병덕, 이하 고도넷) 들비나리(시농제)가 흥도동 자유농장(밭장 김한수)에서 열렸다. 40여 명의 회원들이 함께한 이날 행사에서는 천지만물을 상징하는 오방색 제상이 차려졌다. 적색의 불(火)은 숯을, 흑색의 물(水)은 물을, 황색의 땅(土)은 흙을, 흰색 쇠(金)는 호미를, 청색의 나무(木)는 솔가지를 놓아 농사와 연결되는 만물의 순환을 표현했다.

참가자들은 차례로 술을 올리고, 비나리문을 낭송하고, 각자 소원을 적은 종이를 태우고(소지), 농장별로 절을 하며 마음을 모아 시농제를 올렸다. 이어 푸짐하게 차려진 떡과 음식을 함께 먹으며, 농장별로 가져온 모종과 씨앗을 나누기도 했다.

고도넷 관계자는 “우리가 지내는 들비나리(시농제)는 어떤 특정 신에게 복을 비는 종교행사가 아니라, 농사의 토대가 되는 자연의 기운들을 불러모아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도넷 회원들과 농장 회원들이 함께 모여 농경생활의 전통인 두레와 품앗이의 전통을 본받고, 올 한해도 서로 협력하며 풍년을 이루겠다는 다짐을 하는 자리”라고 덧붙였다.  

고도넷은 사계절 절기 행사를 진행해왔다. △봄에는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들비나리(시농제) △여름에는 여름 농한기 체험기행인 백중놀이 가을에는 추수의 기쁨과 감사를 전하는 만짝날(만나면 짝이 되는 날) △겨울에는 농한기를 준비하는 김장김치 페스티벌을 열며 농사 공동체로서의 의미와 재미를 나누고 있다.

한편 고도넷은 3무 농법(무농약, 무화학비료, 무검정비닐)을 실천하며 땅과 건강을 살리는 농사를 실천하고 있다. 또한 2012년 ‘도시농업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지정됐고, 2016년에는 ‘고양시 도시농업 지원센터’로 지정되는 등 도시농업 보급과 교육 사업도 꾸준히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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