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정당·비례후보에 한 표
38개 정당 후보 253명 내
진보·시민사회, 여야위성정당 합류
기호 3~40번 중 ‘한 곳’ 기표

51.7.cm 비례대표 투표용지
51.7.cm 비례대표 투표용지

[고양신문] 4월 10일 총선 누구를 뽑을까. 이 결정이 끝났어도 유권자들에게는 한 표가 더 있다. 지역구 투표와 비례대표 투표, 1인 2투표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두색의 무려 51.7㎝에 달하는 비례대표 투표가 너무 어려워만 보인다. 정당이 40개나 되는데 시작 번호가 3번이다. 무엇보다 자주 듣던 정당 이름이 없다. 비례대표, 어떻게 해야 할까.

녹색정의당·노동당 독자 후보
국회 전체 의석수 300석 중 254석은 지역구에서, 나머지 46석은 비례대표로 선출한다. 선출방식을 합의하지 못하고 논란이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관심이 떨어진 측면이 있다. 22대 총선에는 38개 정당이 253명의 후보를 냈다. 그런데 왜 40번까지일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았기 때문에 1, 2번 없이 바로 3번부터 시작된다. 3번 더불어민주연합, 4번 국민의미래가 각각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위성정당이다.

1인이 2번의 투표권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선발하는 제도는 2004년 17대 총선부터 도입됐다. 16대 총선까지는 지역구 후보 투표 의견에 정당 지지도가 반영됐다고 판단해 비례대표 의석수가 결정됐다. 2001년 고 노회찬 의원의 1인1표제 선거제도 위헌 소송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림에 따라 선거방식이 달라지게 됐다. 덕분에 17대 총선에서 소수정당이었던 민주노동당이 의석 10석을 확보했다. 그전까지 0석이었던 진보정당에게 국회의 문이 활짝 열렸고, 유권자들도 ‘사표’ 걱정없이 소수정당을 지지할 수 있게 됐다.

비례대표 투표용지는 의석수 순으로 번호가 정해졌다. 3번 더불어민주연합, 4번 국민의미래, 5번 녹색정의당, 6번 새로운미래, 7번 개혁신당, 8번 자유통일당, 9번 조국혁신당 순이다. 의석이 없는 정당들은 ‘가나다’ 순으로 비례 투표용지 기호를 받는다. 가가국민참여신당, 기가호호공명선거대한당 등이 10, 11번을 이어서 받았다.
더불어민주연합 30명, 국민의미래 35명, 녹색정의당 14명, 새로운미래 11명, 조국혁신당이 30명의 후보를 냈다. 각각 강성희·용혜인 현역 국회의원이 있는 진보당과 기본소득당은 더불어민주연합에 참여해 비례대표 투표지에선 그 이름을 찾을 수 없다. 진보당은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로 공식적으로만 3명이 참여한다. 녹색정의당, 노동당 등은 더불어민주연합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 후보를 냈다.

“소수정당 참여 본래 취지 훼손”
이번 총선에서 적용되는 준연동형제는 비례대표 의석을 지역구 선거 결과와 연동해 배분하는 제도로, 전체 의석수인 300석을 정당 득표율에 따라 나누고 지역구 의석수가 정당 득표율보다 적은 정당의 경우 모자란 의석수의 50%를 비례대표로 채우게 되어있다.

선거관리위원회 담당자도 어렵다고 할만큼 정당 득표율에 따른 의석수 계산 방식은 쉽지 않다. 우선은 공직선거법 189조에 의해 유효투표수 3% 이상을 득표하거나 지역구에서 5석 이상을 차지한 정당만이 의석할당을 받을 수 있다. 당연히 득표율이 높아야 많은 의원수를 기대할 수 있고, 더불어민주연합과 국민의미래는 초반 20번대까지 당선을 기대했지만 현재는 10번 초반대 정도를 안정권으로 꼽는다. 비례대표 후보 중 고양시 유권자에게 얼굴이 익숙한 신정현 전 도의원은 새로운미래 4번을 받았다. 현재 정당지지율에 따른 새로운미래 비례대표 예상 의석수는 1~3석으로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남은 선거기간 지지율 변동 여하에 따라 당선 가능성도 기대할 만하다.  

돌풍이라고 표현되는 조국혁신당은 20%를 훌쩍 넘는 지금의 지지율이라면 두 위성정당과 비슷한 수준의 비례대표 의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녹색정의당 고양시당 노승영 운영위원은 “이번 총선에서 양당이 꼼수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소수정당의 참여를 보장하는 비례대표 제도 본래의 취지를 훼손하고 있다”며 “유권자들이 진정한 지방자치의 가치를 위한 또 다른 한 표를 제대로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범수 자치도시연구소장은 “비례대표 투표는 정당, 전국 이슈라고 볼 수 있지만 정당별 공약에서 고양시와 연관이 있는 자치, 평화 등의 공약을 점검해보며 투표를 할 수 있다”며 “22대 총선이 정권 중간 평가로 무게가 실리면서 비례대표 투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가 51.7.cm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출력하고 있다.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가 51.7.cm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출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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