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임준희 조아박스 이사, 고미선 안전보건공단 고양파주지사 차장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시행
완전할 수는 없지만 해법은
안전한 사업장 환경 조성뿐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 나서
컨설팅·재정지원·기술지도도

(사진 뒷줄 왼쪽부터) 고미선 안전보건공단 고양파주지사 차장과 임준희 조아박스 경영지원부 이사는 “안전문제에 있어서 ‘완전’이란 말은 통하지 않는다”며 “산업안전대진단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던 사업장의 위험을 발견·관리해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중대재해 처벌법에 적극적으로 대비하면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개선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사진 앞은 김지웅 안전보건공단 고양파주지사 대리.

[고양신문] 3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올해 1월 말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 시행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여러 여건상 50인 미만 사업장은 준비가 부족하다며 유예기간을 더 늘려야 한다고 호소하는 중소기업인들의 목소리를 자주 듣곤 한다.

5월 새로운 국회의 개원을 앞두고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50인 미만 사업장에는 법 적용을 유예하자는 호소도 이어지고 있다.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 대한 처벌을 완화하고 실질적 안전관리 역량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법을 손보자는 주장도 덧붙인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시행된 법을 유예하는 것은 법과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라 법 적용 유예가 그리 쉬워 보이진 않는다. 어찌해야 할까.

조아박스가 안전보건공단의 재정지원을 통해 도입한 일본 고모리사의 LITHRONE G40 advance 옵셋 인쇄기는 작업 준비 시간 단축, 종이 낭비 절감, 인쇄 시간 최대 단축 등 뛰어난 작업 편의성과 높은 인쇄 품질을 제공한다.
조아박스가 안전보건공단의 재정지원을 통해 도입한 일본 고모리사의 LITHRONE G40 advance 옵셋 인쇄기는 작업 준비 시간 단축, 종이 낭비 절감, 인쇄 시간 최대 단축 등 뛰어난 작업 편의성과 높은 인쇄 품질을 제공한다.

재정지원으로 10억원대 인쇄기 도입
“1년 전 옆 건물에서 난 불이 옮겨붙어 우리 공장 두 동이 완전히 전소됐습니다. 안전문제가 남일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공장을 재건축하면서 안전보건공단의 산업안전대진단 프로그램에 관심을 두고 참여하게 됐죠. 우리 회사의 위험성을 진단·평가하고 안전관리 개선에 나섰습니다. 재정지원을 통해 연 1.5%의 이자율로 10억원대의 최신 인쇄기도 도입했습니다. 주변 기업에 소개해 우리처럼 고가의 인쇄기를 도입할 수 있게 돼 고맙다는 이야기도 들었죠.”

16일 장항동 인쇄단지에 있는 조아박스를 찾았을 때 임준희 경영지원부 이사는 남들보다 서둘러 안전보건관리체계구축에 나서게 된 이유에 대해 “교육과 실습으로 직원들의 인식과 경각심을 높이고 더욱 안전한 사업장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2011년에 창립된 조아박스는 일산동구 장항동에 본사를 둔 포장박스 제작 전문 패키징 솔루션 회사다. 매년 성장을 이어오며 국내 3000개 이상의 기업과 박스 패키징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다. 

식품과 음료, 화장품, 건강보조식품, 의약품, 전자제품 등의 산업 분야에서 제품을 보호하고 포장하는 싸바리 상자, 단상자 제작 등을 위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며 최신 기술과 생산 노하우를 통해 고품질의 포장박스 제품을 생산한다.

현장 취재에 동행한 고미선 안전보건공단 고양파주지사 차장은 “많은 사업장이 우리 회사는 위험하지 않다는 자신감으로 안전문제에 소홀한 모습을 자주 보이곤 하는데, 조아박스는 화재로 인해 안전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고 최주헌 대표님이 기계 분야 전문가라 더 적극적으로 공단의 산업안전대진단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안전대진단 사업장 안전보건관리체계 자가진단 15개 설문항목에 대해 답변하면 신호등 색(초록, 노랑, 빨강)으로 사업장의 위험성 정도와 안전보건관리체계 수준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산업안전대진단 사업장 안전보건관리체계 자가진단 15개 설문항목에 대해 답변하면 신호등 색(초록, 노랑, 빨강)으로 사업장의 위험성 정도와 안전보건관리체계 수준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자가진단 통해 지원·혜택받자
안전보건공단이 올해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산업안전대진단은 중대재해 예방과 중대재해 처벌법에 대비하기 위해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진단·개선하는 사업이다. 5~50인 미만 중소기업 사업장을 중심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15개 설문항목에 대해 답변하면 신호등 색(초록, 노랑, 빨강)으로 사업장의 위험성 정도와 안전보건관리체계 수준을 바로 확인할 수 있고 정부 지원을 신청해 상담과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병 치료의 시작이 정확한 검사를 통한 진단이듯 사업장의 안전도 정확한 진단이 필수일 테다. 실제로 기자가 공단 홈페이지에 접속해 자가진단에 참여해봤더니 채 5분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간단했고 사업장의 정보를 노출하지 않고도 참여할 수 있어 부담도 없었다.

참여기업은 자가진단을 바탕으로 공단으로부터 △위험성평가·안전보건관리체계구축 컨설팅 △사고성 재해 예방관리 기술지원 △클린사업장 조성·융자지원 △사업주와 담당자 교육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공단과 사업장이 대진단 TF(상담·지원센터)를 함께 구성해 지원사업을 확인하고 현장방문 등을 통해 맞춤형 프로그램이 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공단의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고 있는 조아박스 임준희 이사는 “사실 우리 회사는 건설현장처럼 사고나 재해위험이 크진 않고 전선이나 물건에 걸려 넘어지는 등 가벼운 사고가 대부분”이라며 “하지만 산업안전대진단을 통해 평소에는 눈에 보이지 않았던 우리 사업장의 위험을 발견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됐고 직원들도 교육을 받으며 안전의식이 높아져 가벼운 사고 역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 조아박스 직원이 고미선 차장에게 인쇄기 작동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조아박스 직원이 고미선 차장에게 인쇄기 작동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업장별 맞춤형 지원 활용
안전보건공단 고양파주지사도 올해 초부터 고용노동부 고양지청과 함께 산업안전 정책설명회와 삼송테크노밸리, 일산테크노타운, 운정지구 건설현장, 적성일반산업단지 등 고양·파주 지역 산업현장을 찾아 산업안전대진단 홍보 캠페인을 벌이며 자세한 안내를 시행해가고 있다. 

고미선 안전보건공단 차장은 “안전문제에 있어서 ‘완전’이란 말은 통하지 않는다”며 “중대재해처벌법을 두려워만 하지 말고 산업안전대진단과 사업장별 맞춤형 지원을 활용해 모든 중소기업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일하기 좋은 사업장 만들기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안전보건공단의 산업안전대진단에 참여를 원하는 기업은 공단 홈페이지나 우편·방문을 통해 자가진단표를 작성하고 산업안전대진단 상담·지원센터를 통해 정부 지원을 신청하면 된다. 자세한 사항에 대한 문의는 전화 1544-1133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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