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무대 이동, 지역경제 활성화위해?
산책로까지 막아 공원 전체 통제 느낌
박람회 "민원예상, 불편최소화 노력"
"의회, 시민과 사전 소통 없었다"
[고양신문] “이번 꽃박람회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지속가능한 친환경박람회, 주변 지역 경제 활성화를 고려한 운영입니다. 다만 노래하는 분수대를 주무대로 하면서 주엽, 대화 지역의 민원은 어느 정도 예상했고,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2024 고양국제꽃박람회로 인한 일산호수공원 통제와 철제 펜스 설치를 둘러싼 논란이 26일 개막을 앞두고 더욱 커지고 있다. 인터넷 카페와 고양시청 자유게시판에는 비판글들이 연일 올라오고, 일각에서는 ‘꽃박람회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꽃박람회 사무처 측은 올해 행사를 지역경제활성화와 지속가능한 행사에 방점을 두고 기획해 주무대를 옮기고, 동선을 확장하면서 어느 정도는 예상했다는 입장이다. 꽃박람회 사무처 김형덕 팀장은 “이번 박람회를 '봉박람회'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사무처로도 민원이 많이 들어오고 있지만 어느정도는 안고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시민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5월 12일 행사가 끝나자마자 노래하는 분수대 쪽 펜스부터 우선 철거하고,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일산아지매 등 인터넷 카페 등에서 네티즌들은 불편사례를 공유하며 꽃박람회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게시하고, 안전문제 우려의 목소리도 높이고 있다.
‘호수공원 갔다가 펜스가 왜 이리 많은지. 펜스 밖으로 요리조리 다니는 것 외에 방법이 없더군요. 대체 매년 이렇게 할 생각인 걸까요? 산책로 전반에 걸쳐 펜스를 세우는 짓이 매년 반복될까 무섭습니다. 누굴 위한 꽃 박람회인가요. 승자는 펜스업체 같아요. '시민 여러분의 너른 양해 부탁 드립니다'라는데 저는 ‘거절합니다’라고 답하고 싶어요.’
‘시민의 권리가 이렇게 짓밟혀도 되는 건지 모르겠어요. 펜스 치는 돈, 철거하는 인력비용, 원상복구하는 비용은 다 누가 내는 건가요?’
‘꽃박람회 개최한 지 오래되기도 해서 매년 하던대로 비슷한 규모라 생각했는데 올해 갑자기 이렇게 많은 곳을 막는 행사라면 설명회 같은 거라도 열어서 시민의 목소리를 들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꽃박람회 반대위원회라도 만들어서 집단행동이라도 해야 바뀔까 싶어요.’
‘오늘 휴일이라 아이들과 호수공원 나갔어요. 2주차장에 차대고 웨건에 돗자리에 간식 등 내려서 기껏 공원으로 갔더니 길이 막혀서 멀리 삥돌아 가야 되더라구요. 안내직원분과 길안내받았는데 아이랑 걸어가기 너무 멀어서 다시 차에 다 실어서 나가는데 20분 지났다고 주차비내라고 해서 냈네요. 5백원도 안되는 돈이지만 펜스 때문에 다시 나가는 건데 정말 화가 나더라구요.’
‘꽃박람회 아예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매년 4월 5월이면 길막아서 불편한데 이번 해는 역대급이네요.’
유료로 진행되는 고양국제꽃박람회로 인한 호수공원 통제는 매년 있었던 일이다. 올해 유독 논란이 커진 이유는 메인무대를 기존 한울광장에서 노래하는 분수대 부근으로 이동하면서 통제 구역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한울광장을 중심으로 왼편의 화훼산업관과 오른편의 각종 정원, 산책로부터 노래분수대까지가 구분됐고, 철제 펜스도 확대 설치된 것이다. 특히 길게 이어진 산책로까지 모두 펜스로 막아 시각적으로도 호수공원 전체가 통제되는 느낌을 준다.
꽃박람회 사무처 측은 당초 산책로 펜스 설치는 고려하지 않았으나 오히려 안전상 문제가 제기돼 추가 설치가 불가피했고, 노래분수대 쪽 산책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의 행사 시간 이외에는 출입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추가 펜스를 설치하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울광장 쪽은 행사와 상관없이 출입이 가능하다.
이처럼 노래하는 분수대 쪽이 주무대가 되고, 펜스를 이용한 통제구역이 확대된 것에 대해 시민들은 ‘지나친 통제’라고 반발하는 한편 꽃박람회 사무처 측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결정이었다는 입장이다. 기존 한울광장 중심 행사는 호수공원 입구쪽 상권에만 영향을 줬지만 지금처럼 노래하는 분수대까지로 영역과 출구를 확대하면서 원마운트, 가로수길, 주엽역, 라페스타 등 일산 주요 상업지역의 매출증대를 골고루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김미수 시의원은 “꽃박람회 펜스 설치로 일산동·서구에서 민원을 많이 받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꽃박람회 재단 측에 안전문제에 만전을 기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전과 다른 방식의 대회 운영과 통제에 대해 시의회, 시민들에게 사전 소통을 했어야 한다”며 안전한 행사 운영을 위해 적극 협조하고 이후에 제대로 살펴보겠다는 뜻을 전했다.
주무대 이동, 사실상 호수공원 전체에 대한 펜스 설치와 통제에 대해 시의회, 시민 사전 협의나 설명 절차가 부족했다는 사실은 꽃박람회 사무처 측도 인정하고 있다.
꽃박람회 사무처는 이번 꽃박람회 기간 내내 이용이 가능한 ‘고양시민 전 기간 17일 패스권’을 3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전 기간 패스권 소지자는 입장권 구매를 위해 현장 매표소에서 긴 시간 대기할 필요 없이 ‘온라인 전용’게이트에서 바코드를 찍으면 입장이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