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고양홀트휠체어농구단

1987년 창단해 역사 이어와
예산 줄고 대형농구팀 생기며
선수 충원·장비 교체 어려워져

고양홀트휠체어농구팀의 주장인 강재준 선수가 슛을 쏘고 있다. [사진제공=고양홀트휠체어농구단]
고양홀트휠체어농구팀의 주장인 강재준 선수가 슛을 쏘고 있다. [사진제공=고양홀트휠체어농구단]

[고양신문]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고양홀트휠체어농구단이 어려운 시기를 잘 넘겨 오래 유지되길 바랍니다. 그걸 계기로 휠체어농구뿐 아니라 장애인 스포츠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고양홀트휠체어농구단은 재활과 전문체육 활성화를 위해 1987년 창단해 현존 휠체어농구단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팀이다. 각종 국내·외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뿐 아니라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한 명실상부한 국내 명문 휠체어농구팀으로 자리잡았다. 2005년부터는 고양시에서 운영비를 지원받으며 명칭을 ‘고양홀트휠체어농구단’으로 변경했다. 

고양홀트휠체어농구단에는 주장 강재준을 비롯해 황정희, 오기석, 김홍수, 이재건, 오성훈이 활약하고 있다. 김재현 홀트장애인종합체육관장이 단장으로 농구단을 이끌며 코치진에는 정경미 감독, 강형섭 코치, 이연수 트레이너가 이름을 올렸다. 고양홀트휠체어농구단은 삼육재활원에서 개최된 경기로 공식적인 농구단 활동을 시작해 1996년 제16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휠체어농구부터 2000년 홀트전국휠체어농구대회, 2010년 대만국제초청휠체어농구대회, 2017년 홀트전국휠체어농구대회까지 우승을 휩쓸었다. 

고양홀트휠체어농구단이 경기 중 작전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고양홀트휠체어농구단]
고양홀트휠체어농구단이 경기 중 작전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고양홀트휠체어농구단]

하지만 제주개발공사가 지원하는 제주삼다수, 춘천시장애인체육회가 운영하는 춘천타이거즈, 코웨이가 지원하는 코웨이블루힐스 등의 휠체어농구팀이 생기면서 고양홀트휠체어농구단에서 에이스 역할을 하던 선수들이 이적하는 경우가 잦아졌고 2018년 이후로는 팀 성적이 급격히 하락했다. 

지자체나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휠체어농구팀은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전문 실업팀 수준의 자원과 환경을 갖추고 있다. 반면 홀트장애인종합체육관이 운영하고 있는 고양홀트휠체어농구단은 후원금, 법인전입금, 자부담과 고양시장애인체육회로부터 받는 예산 등으로 팀 운영을 유지하고 있지만 지원 예산마저 10년 전보다 50% 삭감되면서 농구팀 유지가 어려워졌다. 

선수 영입에도 힘쓰고 있으나 지자체체육회나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농구단보다 좋은 처우를 제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재현 관장은 이런 상황에서 선수 육성도 쉬운 일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고양홀트휠체어농구단의 경우 직장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라 일과 운동을 병행해야 해 훈련에만 몰두하긴 어렵습니다. 최소 2~3년 훈련해야 대회를 뛸 수 있을뿐더러 몇 개월 운동하다 다른 종목으로 옮기는 선수도 많아 선수 육성도 쉽진 않습니다.”

김재현 홀트장애인종합체육관장.
김재현 홀트장애인종합체육관장.

휠체어농구는 일반 농구와 같은 룰을 적용한다. 격렬하게 휠체어를 밀다 보면 손에 굳은살은 물론이고 경기를 하다 넘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움직이기 위해서는 휠체어를 밀어야 하고 빠른 전개가 경기의 핵심이다 보니 체력 소모가 크다.

또 경기에서 뛰는 선수들의 장애등급포인트 총합이 14를 넘지 않도록 구성해야 한다. 때문에 선수단에 다양한 포인트의 선수들이 있어야 전략에 맞게 선수를 교체할 수 있다. 하지만 고양홀트휠체어농구단에는 2포인트 이하 선수가 황정희 선수뿐이다 보니 57세의 나이에 경기 풀타임 내내 교체 없이 뛰며 노장 투혼을 펼치고 있다. 김 관장은 고양홀트휠체어농구단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주변의 후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수 충원뿐 아니라 휠체어 등 장비 교체, 대회 참가비 등 예산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예산이 부족하니 자부담으로 추가 지원하고 있습니다. 작년 해체 위기를 겪었던 만큼 농구단 운영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지자체와 민간기업의 관심과 후원이 절실합니다.”

[사진제공=고양홀트휠체어농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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