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영 ‘드림 월’ 대표작가
[고양신문] 정재영 작가는 일산동구 송암고등학교 인근 작업실에서 20년째 디지털회화 작업을 하고 있다.
늦봄부터 초여름으로 이어지는 지금 시기에 들판에는 하얀 꽃잎으로 청아함을 주는 ‘샤스타데이지(키큰서양구절초)’가 한가득 피어난다. 정 작가의 그림 속에서도 초록의 들판에 앙증스럽고 흐드러지게 피어난 하얀 꽃잎을 긴 머리 여인이 바구니에 담고 있다. 때로는 초여름날 소낙비에 빨간 우산을 쓰고 들판에 서있는 여인, 초록들판에서 하얀 말을 타고 플루트를 부는 여인의 머리 위로 새가 날아 오른다.
그의 그림에는 자연풍경, 새, 여인이 많이 등장한다.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중요성을 표현하고 싶어서다. 그림에 등장하는 여인은 그의 전속모델이자 큐레이터, 전시기획 등을 15년째 담당하고 있다.
자연에서 영감을 얻고 감각을 키워내 컴퓨터 기술과 접목하는 게 그의 작업이다. 그는 “처음부터 벽화처럼 크게 작업해서 그림을 확대해도 화면이 깨지지 않는 기술을 적용한다”라고 설명했다.
얼룩말과 인어의 패턴 하나하나를 확대해도 생생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게 특징이고, 오래된 것 같은 크릭작업도 태고적 신비를 느끼게 한다. 캔버스 거친 질감이 그대로 담긴 유화, 화사한 핑크뮬리의 느낌이 나는 수채화, 한국적인 정서가 담긴 수묵화 등 장르별 작품들이 1주일, 1개월, 1년의 기간을 거쳐 그의 손끝 감각으로 만들어진다.
볼록렌즈를 이용한 인어, 산호, 열대성 물고기는 생동감 있는 바닷속을 들여다 본 듯 섬세하다. 움직이는 전시작인 용산전자랜드(외벽 미디어 아트, 2017년)와 서울도서관(구 서울시청 외벽 미디어 파사드, 2018년)은 그 당시 대기업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인 전시였다.
정 작가는 디지털회화 작업을 하기 전 20여 년간 애니메이션 감독을 했으며, 우리나라 최초로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했다. 대학에서 초빙교수로 애니메이션 강의를 7년간 했고, 한국디지털사진가협회 작가와 심사위원으로도 20년가량 활동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재능을 활용해 현재는 디지털회화, 애니메이션, 일러스트, 펜화, 성화, 수묵화 등 폭넓은 작품세계를 펼치고 있다. 정 작가는 자신만의 특별한 감성과 정체성을 구축해오면서 ‘2013 대한민국 브랜드대상 명품상’과 ‘2019 이노베이션 브랜드 대상’을 수상했다.
디지털 아트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한류미술로 승화하고 싶다는 정재영 작가는 “대곡역 주변에 아름드리나무에서 한가득 피어나는 이팝나무를 디지털 아트로 작업예정이며, 농작물의 풍년과 사람들마다 품고 있는 꿈들이 풍성하게 피어나는 작품을 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