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대응 탄소제로숲 조성 국제심포지엄
유엔 도시숲담당관, 천주교 주교회의 등 참가
‘고양탄소제로숲운동’ 다양한 비전, 해법 제시
[고양신문] “도시숲은 도시의 회복력 강화와 지속가능하고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 가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콜롬비아 메데진의 경우 녹색도로, 수직정원, 하천, 공원, 언덕 등을 연결하는 ‘연결 녹지(green corridor)’ 프로그램을 통해 도시의 대기질을 개선하고 평균 온도를 2도 낮추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시몬 보렐리 유엔식량농업기구 도시숲담당관은 지난 14일 오후 일산서구청에서 열린 ‘기후위기 대응 탄소제로숲 조성을 위한 국제심포지엄’ 영상 기조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탄소제로도시를 향한 고양시의 비전을 모색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국제심포지엄에는 이동환 고양시장과 이기헌·김영환 국회의원 당선인, 고효순 고양교육지원청 교육장 등과 시민 100여 명이 참석해 행사장을 뜨겁게 달궜다.
시몬 보렐리는 ‘도시숲과 나무: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핵심 툴’이란 제목의 기조 강연에서 “도시숲이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저장함으로써 기후변화 완화에 기여하며, 임산물을 제공하고 극한 기상 이변에 대한 영향을 감소시켜준다”고 강조한 뒤, 미국 피닉스와 콜롬비아 메데진, 호주 멜버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등 세계 각 도시의 도시숲 관리 사례를 소개했다.
두 번째 기조 강연에 나선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양기석 신부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한국천주교의 활동 사례를 발표했다. 양 신부는 “이천, 성남, 대전 성당 등에서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자체 전력 사용량을 충당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교구와 본당·건물에 필요한 에너지를 최소화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하는 건물 제로에너지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교구와 소속 공동체에서 자원순환센터를 설치 운영하는 등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제 발표를 맡은 김현수 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부원장은 “1기 신도시 재건축, 경제자유구역 개발 추진 등 이슈가 있는 고양시는 지금이 기후 중립과 지속가능한 미래 도시로의 비전을 수립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며 “환경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시민과 전문가, 시정부가 함께 협력해 ‘넷제로 구역’ 조성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동욱 에코코리아 PGA연구소장은 ‘고양 탄소제로숲의 생태학적 의미와 과제’라는 제목의 주제 발표를 통해 “고양탄소제로숲 운동은 탄소중립은 물론 기후중립(넷제로)을 함께 실천하는 운동이 되어야 한다”며 “인위적 배출탄소를 줄이고 흡수탄소 저장고를 늘려 탄소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양탄소제로숲의 비전으로 △탄소흡수원 복원 △자연기반해법(NbS)을 통한 생물다양성 증진 △생태계서비스 제고를 통한 인간복지 향상 등을 제시했다.
이밖에 일본 ㈜신코의 켄타로 나가사와는 20여 년간 축적된 폐플라스틱의 오일 전환과 수열처리 기술을 소개하면서, 도시에서 발생하는 생활쓰레기들이 소각이나 매립 방식이 아닌 폐기물이 에너지로 전환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마지막으로 이진영 한일엠이씨 전략사업부장은 탄소중립과 효율적인 에너지 활용을 위한 에너지 그리드 시스템에 대해 소개했다.
주제 발표에 이은 토론에서 임지열 고양시정연구원장은 “앞으로 도시의 모습은 자연적 기능을 극대화해 인위적 도시 시스템과 자연생태계가 긴밀하게 연계·융합된 형태가 바람직하다”며 “고양시가 자체적인 자연적 기능 강화를 통해 탄소중립 선도 도시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명훈 경기도 도시공원팀장은 “경기도는 지난해 4월 경기 RE100비전 선포 뒤 신재생 발전비중 상향과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해 노력 중이다”며 “특히 공원분야 RE100 확산을 위해 올해 도내 소공원 34곳에 174억원을 투입해 수목식재와 신재생에너지 활용 시설물 설치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관한 ‘탄소제로숲고양네트워크’의 심온 집행위원장은 “국제심포지엄에 앞서 세계 각국에서 보내온 축하와 응원 메시지를 보면서 고양시가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는 생각에 큰 힘이 되면서 한편으로는 어깨가 무거워진다”며 “심포지엄에서 나온 발표와 토론 내용들을 바탕으로 공무원, 전문가, 시민사회 등 각자가 자기 영역에서 노력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